[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국내 연구진이 유전자가위 기술을 통해 표적치료용 항체를 생산하는 식물 세포주를 개발했다.
유방암 환자의 약 20%는 HER2 수용체가 비정상적으로 과발현되는 HER2 양성 유방암이며, 이 유형은 암세포의 성장이 빠르고 재발과 전이를 잘 일으킨다. HER2 표적 항체치료제(트라스트주맙 등)는 암세포 증식 신호를 차단하거나, 암세포가 면역세포의 공격 표적이 되도록 유도함으로써 HER2 양성 유방암을 치료한다.
이러한 항체치료제는 주로 동물세포에서 생산되는데, 이는 인수공통감염병에 취약하고 공정이 까다로워 생산 비용도 높다. 그 대안으로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식물기반 항체치료제는 인간에게 면역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상용화되기 어려웠다.
항체의 구조 및 성분 분석 결과, P-TMab은 상용화된 항체치료제 TMab과 단백질 구조 및 암 치료 기전이 동일했다.
인간 유방암 세포를 대상으로 세포 증식 억제효과를 분석한 결과, P-TMab은 항체 농도 1㎍/ml 이상일 때 TMab보다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항체의존세포독성(ADCC) 효과 분석도 실시됐다. 그 결과, P-TMab은 TMab보다 면역세포의 결합 친화도가 2배 이상 향상돼 세포 사멸 효과가 커졌다. 이는 P-TMab에 부착된 'G0형 당사슬'이 면역세포와의 결합을 촉진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P-TMab은 더 적은 약물 용량으로 TMab과 동일한 세포 사멸 효과를 보였다. (17ng/mL vs 54ng/mL)
추가적으로 연구팀은 P-TMab과 TMab의 간독성을 평가했다. P-TMab은 투여 후 6시간부터 간 흡수가 감소해 48시간부터는 거의 검출되지 않았던 반면, TMab은 투여 후 48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간에 남아 있었다. 즉 P-TMab은 기존 항체치료제보다 간독성 위험이 낮고, 간에 덜 흡수되는 대신 종양을 더욱 효율적으로 표적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핵의학과 윤혜원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식물 생산 유방암 항체의 암 치료 가능성을 확인해 의미가 크다"며 "식물유래 항체의 면역 부작용 문제를 해결한 인간화 식물세포주는 지속 가능한 식물세포 항체생산 플랫폼으로서 향후 암 신약 개발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식물 생물공학 저널(Plant Biotechology Journal, IF;10.1)' 최신호에 온라인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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