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감소에 울고, 수입유에 치이고'
우유 수요는 최근 수년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9일 농식품부와 낙농진흥회 등에 따르면 국내 우유 소비량은 2021년 445만t(톤), 2022년 441만t, 지난해 431만t 등으로 매년 10만t 넘게 줄어들고 있다. 분유 소비 신생아의 감소와 더불어 식생활 변화 등 이유는 다양하다.
여기에 수입 멸균유라는 대체 상품의 증가도 한 몫 하고 있다. 대부분 신선유를 선호하기에 우유는 그동안 수입품이 자리를 잡기 힘든 품목 중 하나였다. 하지만 고물가로 인해 식품과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멸균유를 활용하기 시작했고, 이에 조금씩 거부감이 줄어든 소비자도 직접 구매하기 시작했다. 멸균유 수입량은 지난 2017년 3000t에 불과했는데, 5년만인 2022년에 3만 2000t으로 무려 10배가 늘어난데 이어 지난해에는 3만 7000t으로 증가하는 등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또 올 상반기 수입량은 2만 7000t으로 이 기세가 이어진다면 5만t 돌파도 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우선 외국산과 차별화된 프리미엄 제품을 내세우고 있다. 최근 소화가 쉽다고 알려진 A2 원유를 활용한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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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유업도 지난해 10월 세브란스 A2단백우유를 출시한데 이어 지난 4일에는 A2 원유를 40% 함유한 단백질 음료 세브란스 A2프로틴을 선보였다. 연세유업에 따르면 세브란스 A2단백우유는 출시 후 6개월간 누적 300만개가 판매됐고, 8개월 만에 500만개를 넘어섰다.
매일유업 역시 사업다각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선희 매일유업 부회장은 지난 18일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 강연에서 "우유만 파는 중소기업은 2026년 이후 다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8년 성인영양식 제품인 셀렉스를 처음 선보였고, 2021년에는 셀렉스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매일헬스뉴트리션 법인을 신설하기도 했는데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셀렉스 누적 매출은 3590억원을 기록하며 시장에 완전히 자리잡은 상황이다. 또 친환경, 동물복지 등을 고려한 가치 소비에 대한 관심을 반영해 식물성 음료 제품을 17종으로 늘리고, 지난 25일에는 매일헬스뉴트리션을 통해 시니어 특화 영양식 브랜드 오스트라라이프를 출시하는 등 환자 및 고령친화식 제품도 확대하고 있다.
남양유업도 단백질, 건강기능식품 등 신제품 시장 확대에 주력해 왔으며 올해 단백질 음료 제품 출시를 이어 나갈 계획이다.
일동후디스 역시 식물성 고단백 음료인 하이뮨 액티브를 중심으로 초코와 커피맛에 이어 지난 17일 바나나맛 제품을 선보였고, 22일에는 파우더 형태의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를 액상 타입 제품으로 출시하는 등 다양한 신제품을 계속 시장에 내놓으며 활로를 찾으려 하고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