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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부드러운 승차감, 탁월한 연비의 완벽 조화..아우디 A7 PHEV

카가이 기자

기사입력 2024-07-07 07:14

사진제공 : 카가이(www.carguy.kr)


“e-트론 만든 기술력 어디 안 갔네”



아우디 A7 55 TFSI e-콰트로에서 내리면서 뇌리를 스친 생각이다. 아우디는 201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디젤 엔진 명가’로 명성이 자자했다. 당시 아우디는 높은 효율성의 디젤 파워트레인과 사륜구동 시스템 ‘콰트로’로 한국 수입차 시장 선두권으로 뛰어 올랐다.



하지만2017년 폭스바겐-아우디 디젤 게이트라는 악재가 터지면서 이후 한국에서 존재감을 잃어 버렸다. 전 세계적으로 ‘디젤=환경오염’이라는 이미지가 생겼다. 더불어 ‘노후경유차 퇴출’ 운동이 이어지면서한국 소비자는 디젤 승용차를 기피했다.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주력 파워트레인 판매에문제가 생긴 아우디는 전동화 전략으로 방향을 급선회했다.



아우디는 브랜드 최초순수전기차 e-트론을 2019년 글로벌 시장에 선보였다.이듬해 곧바로 한국 시장에 투입했다. 환경 규제의 벽은 한없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결과적으로 아우디의 전동화 전략 확대는 약이 됐다. 올해 아우디 1~4월 국내 판매량 가운데 절반(50.3%)이 전기차다.



아우디가 전기차 라인업 ‘e-트론’확대에 이어WEC 레이스에서얻은 기술력이 더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까지 전동화 차량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우디 A7 55 TFSI e 콰트로는 외관 디자인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이하 PHEV)라고 내색하지 않는다. 트렁크 리드에 붙은 알파벳 ‘e’ 레터링과 좌측 리어 휀더에 추가된 충전구만이 PHEV임을 가늠케 한다. “PHEV가 뭐 그렇게 대단해?”라며 코웃음 치는 시크함이 매력이다.



현행 아우디 A7은 2018년 2세대로 완전변경을 거친 이후, 지난해 단 한 번의 부분변경을 거쳤다. 완전변경될 때, 이미 디자인 완성도가 높았기 때문에, 부분변경으로 달라진 곳은 범퍼, 그릴, 휠 디자인이 전부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그릴이다. 아우디의 자랑 싱글프레임 그릴에 '허니콤 디자인'이 적용돼스포티한 분위기가 강조됐다.



부분변경과 함께 헤드램프가 'HD 매트릭스 LED'로 업그레이드됐다

부분변경과 함께 헤드램프도 업그레이드됐다. 매트릭스 LED 램프에 'HD'가 붙었다. 한층 더 선명해졌다."아우디는 도로 위에 빛의 그림을 그린다"고 말할 정도로 정평이 난 브랜드다. 그만큼 헤드램프 기술에 진심이다.



야간주행 시, 아우디의 헤드램프 기술력은 몸소 느낄 수 있다. 마법처럼 앞 선 차량이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을 가려내상향등을 비춘다. 수도권을 벗어나면 하이빔 어시스트의 작동 여부에 따라운전자가 느낄 피로감은 큰 폭으로 달라진다.

후면 디자인의 특징은 일자형 테일램프다. 좁은 면적의 트렁크 리드와 일자형 테일램프 조합으로차체는 보다 낮고 넓어보이는 효과를 낸다. 상단에 위치한 가변식 스포일러는 고속 주행 및 저속 주행에서 스스로 높낮이를 조절해 에어로 다이나믹 성능을 극대화한다.



운전자 중심의 실내 디자인이다

인테리어는 정갈하다. 무수한 완성차업체가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와 디지털 계기판을 하나의 덩어리로 만드는 추세지만 아우디는 고전적디자인을고수하고 있다. 이는 처음 디자인했을 때부터 운전자가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에서 다양한 기능을 사용하도록 의도했기 때문이다.



버츄얼 콕핏이라 명명한 디지털 계기판은 의도대로 반응속도가 빠르고세련된 UI를 갖춰보는 맛이 있다. 특히 속도계 및 전기모드 레인지 크기를 줄이고,아우디가 제공하는 기본 내비게이션이 나타나는 면적을 늘릴 수 있다. 디지털 계기판을 제대로 사용하는 몇 안되는 브랜드다. 주행 중 시야를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로 가져갈 필요가 없을 정도다.



아쉬운 점도금세 드러난다. 기본 내비게이션 성능 탓이다.일부 구간이 변경됐지만, 이를 인지 못하는 경우가 잦다. 한국형 내비게이션의 발전 속도를 따라잡기 힘들다는 한계가 명확하다.결국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에 연결할 수밖에 없으며, 운전자의 시선은 주행 중에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를 오고 간다.



공조 장치 조작부까지 디스플레이로 대체했지만 불편함을 느끼기 어렵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뿐만 아니라공조 장치 조작부까지 디스플레이를 적용해깔끔하다. 통상물리 버튼을삭제하면 소비자는 불편함을 호소한다. 직관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가장 크다.



아우디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것에서 멈추지 않았다. 사용자의 터치 압력을 감지할 뿐만 아니라햅틱반응까지 제공해주행중에 조작해도불편함을 느끼기 어려웠다.



8.1인치 공조 장치 조작부 디스플레이는 키보드로 변신한다



또한, 공조 장치 조작부는 아우디 순정 내비게이션의목적지를 입력할 때 키보드로 변신한다. 비교적 작은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의 한계를 공조디스플레이를 이용해 영리하게 해결했다. 값비싼 디스플레이에하나의 기능을 넣어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적재적소에 알맞은 기능으로 활용해 그 가치를 더한다는 점이 인상 깊다.



2열 탑승객을 배려했다. 하지만 높게 솟은 센터 터널로 2명만 앉는 걸 추천한다



준대형 세단이다 보니 2열 탑승객에대한 배려도 좋다. 쿠페형 세단인 만큼루프가 가파르게 떨어지는 디자인을 적용했지만 2열 헤드룸은 키 176cm 기자가 앉았을 때 주먹 하나가 들어갈정도로 넉넉하다. 무릎 공간에는 주먹 두 개가 들어가 장거리 주행에도 불편함을 느끼기 어렵다. 2열 탑승객을 위한 열선 시트가 마련돼 있으며, 공조기는 콘솔박스뿐 아니라B필러에도 자리하고 있다.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252마력의2.0L 가솔린 터보 엔진에142마력을 내는 전기모터가 힘을 더한다. 우선 시동을 켜면 엔진은 묵묵부답이다. 기어를 드라이브로 바꾸고 가속 페달을 지긋이 밟으면 전기모터만의 힘으로묵직한 차체가부드럽게 움직인다. 17.92kWh 용량의 배터리 팩을 탑재해 EV 모드로47km를주행할 수 있다.



전기모터를 통해 만들어지는 정숙하고 매끄러운 주행 감각은 아우디가 제공하는 전자제어 서스펜션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이피션시 모드와 컴포트 모드에서의 서스펜션 세팅은 다소 무르다. 노면 요철을 완벽히 걸러내 구름 위를 떠가는 기분이다.



스티어링 휠 뒷편에 자리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러

가속 페달을 조금 더 깊이 밟으면 엔진이 깨어난다. 7단 S트로닉 자동변속기가 부드럽게 동력을 전달해 엔진의 개입 과정이 부드럽다. 엔진룸으로부터 실내로 전달되는 소음과 잔진동이 억제된 것도 한몫한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어떨까.



전기모드 레인지가 Boost에 다달으면 속도계 바늘은무서운 속도로 치솟는다. 어느새 속도는167km/h.합산 최고출력 367마력, 최대토크 51.0kg.m의 위력을 맛볼 수 있다.



가속 성능은 충분히 느껴봤으니,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시험해볼 차례다. 스티어링 휠 좌측 뒷편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러가 숨어있다. 크루즈 컨트롤 조작만 담당하는 별도의 레버라 한 번 사용하면 눈으로 보지 않고도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밀면 꺼지고 당기면 켜지는 식이다.



실시간으로 도로 환경을 모니터링할 뿐만 아니라 그래픽으로 처리해 운전자에게 보여준다



자동차 전용도로에올라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시켰다. 후측방에서 접근하는 차량과 앞 차와의 거리를 실시간으로 모니터해디지털 계기판에 나타낸다. 현재 차선이 실선인지, 점선인지구분하며 끼어드는 차량도 빠르게 잡아낸다.



정신없는 도로 환경을 실시간 그래픽으로 그려냄에도 프레임이 떨어지거나 하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는다.일부 완성차는여전히 소프트웨어 및 그래픽 처리에 미숙하다. 미숙한 처리로 나타나는 프레임 드랍은 탑승객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는 요소다.



아우디는 내부 소프트웨어 전반의 완성도가 높아 운전자에게 불안감을 줄 여지는없어 보인다. 방향지시등을 점멸했을 때알아서 차선을 변경하는 기능까지 제공하지는 않지만기본적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완성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가혹한 시승 여건에서 평균연비 14.1km/L를 뽑아냈다

늦은 밤, 아우디 A755 TFSI e 콰트로의 운동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경기도 포천 부근굽이길을찾았다. 주행 모드를 이피션시 모드에서 다이나믹 모드로 바꿨다. 그간 부드럽게만 느껴졌던 하체 감각이 꽤단단해진다. 헤어핀 코너에서 과감하게 스티어링 휠을 돌리면 타이어가 노면을 꽉 붙잡는다.



발군의 롤 억제력을 보여줘 불안감도상당부분 상쇄한다. 스포츠카를 탄 듯한 움직임은 아니지만 기대이상의 운동성능이다. 물론2160kg의 공차중량이 체감되지 않는 건 아니다. 코너 서너 개를 넘고 나면가속 페달을 밟고 있던 발에 힘이 풀린다.



시승 종료 시점에서 보니 평균 연비가 14.1km/L가 나왔다. 복합 15.7km/L에 못 미치는 성적표지만가혹한 시승 코스를 지났던 것을 감안하면 이마저도놀라운 연비다. 평균 연비는 배터리를 완전히 소진한 뒤엔진 개입이 늘어나며 연비가 가파르게 떨어졌다.



다소 무거운 덩치를 2.0L 가솔린 터보 엔진만으로 굴리는 건 여간 힘든 일이 아닐거다. 그 때문에아우디 A755 TFSI e 콰트로 구매를 염두에 뒀다면 가장 먼저 집 주변 완속 충전인프라를 확인해 볼 것을 추천한다. 충전 인프라만 갖춰져 있다면 부드러운 승차감, 높은 효율성, 넉넉한 실내 공간이 더해져 패밀리 세단으로는 최적의 선택이다.





한 줄 평



장 점: 매끄러운 주행감과 승차감 그리고 높은 연비는 덤



단 점: 아우디가 제공하는 순정 내비게이션..활용도가 떨어진다



서동민 에디터 dm.se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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