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보복 공습으로 '중동 전쟁'이 재발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휘발유 유류세는 ℓ(리터)당 615원으로, 탄력세율 적용을 하기 이전(820원)과 비교하면 ℓ당 205원(25%)이 낮은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2022년 휘발유 유류세를 역대 최대폭인 37%(ℓ당 516원)까지 낮췄다가, 지난해 1월 1일부터 25%로 인하율을 일부 환원했다. 이후 유가는 하향 안정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인하 종료 시점을 잡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중동발 위기로 인해 9번째로 시한을 연장하게 됐다.
경유와 LPG 부탄에 대해선 37% 인하율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따라서 경유는 ℓ당 369원(212원 인하), LPG 부탄은 ℓ당 130원(73원 인하)의 유류세가 2개월 더 연장된다.
금융당국 역시 이번 사태가 단기적으로 국내 금융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평가하면서도, 시장 불안이 발생하면 적극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김주현 금융위원장 주재로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열고, 이란(100억 달러)과 이스라엘(2억 9000만달러) 등 분쟁 당사국에 대한 국내 금융회사의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크지 않고, 금융권의 외화 조달여건도 양호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평가했다.
하지만 향후 전개에 대해선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고 만일 사태가 악화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만큼, 이번 사태의 진행 상황과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시장 불안 발생 시 이미 가동 중인 94조원 규모의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국내 금융시장 여건이 양호한 상황이고 시장 불안 요인에 대한 정부의 대응 여력도 충분한 만큼 시장 참여자들이 과도한 우려를 가질 필요는 없다"면서 "우리 금융시장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는 등 잠재적 시장 불안 요인이 여전히 남아있다. 시장안정을 위한 철저한 대응 태세를 갖춰달라"고 덧붙였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도 이날 오전 7시 30분 시장상황 점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는 경우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태에 대해 같한 경계심을 가지고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 향후 진행 양상과 국내외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겠다"면서 이처럼 외환 당국의 시장 개입 가능성을 내비쳤다.
아울러 "중동 사태로 당분간 글로벌 위험회피 흐름이 강화되고 이스라엘의 대응 강도, 주변국 개입 여부 등 상황 전개에 따라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향후 국제 유가와 환율 움직임, 글로벌 공급망 상황 변화 등과 그 파급 영향에 따라 국내외 성장·물가 등 실물경제의 불확실성도 확대될 소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