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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가 말 유전자(DNA) 분석 기술의 미국특허를 취득하며 국내 말산업을 선도하는 기관임을 대내외적으로 다시 한 번 각인시키는 성과를 이끌어 냈다.
본 특허의 주발명자인 최대하 과장은 "국내 및 해외 말 유전자(DNA) 분석에서도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해외에서도 역량을 인정받는 기술력을 갖춰 한국마사회가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렇다면 말 유전자(DNA) 검사는 왜 하는 것일까? 경마는 혈통의 스포츠로 불릴 만큼, 우수한 DNA를 물려받은 금수저 경주마가 더 잘 뛸 확률이 높기 때문에 경주마의 족보가 중요하다. 따라서 말의 혈통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유전자 검사가 필요한 것이다.
보통 경주마들을 털 색깔 등 외형으로 구분하는데, 전문가들도 구분하기 쉽지 않다. 몽골의 어떤 목장에서는 말 이마에 특정 성분이 함유된 용액을 뿌려 콧등으로 흘러내리는 패턴 분석을 통해 말을 식별한다고 한다. 아무래도 이런 방법보다는 과학에 근거해 유전자 검사를 하는 것이 더 신뢰도가 높을 것이다.
국제적으로 혈통서에 등재되는 경주마들은 모두 유전자 검사를 통해 친자관계를 확인한다. 경주마들이 혈통서에 등재될 때는 8대를 거슬러 더러브렛 품종이어야 하는데, 말등록원에서 말의 생산 농가를 방문해 교배기록 등 관련서류를 확인하고, 말 모근을 채취해 도핑검사소에 유전자 검사를 의뢰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확인이 된 말은 국제혈통서에 등재가 되며, 이후 목 안쪽에 마이크로칩을 삽입하여 말의 개체정보를 관리한다.
또한 외국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둔 종마나 포입마를 수입하면 외국에서 시행한 해당말의 유전자 검사결과와 도핑검사소의 유전자 검사결과를 대조해 해당말의 개체식별 및 친자관계 여부를 입증한다. 가령, 관리소홀로 인해 계획에 없던 말이 수태를 하게 되는 경우에도 친자감정을 통해 어떤 말이 부마인지도 유추해 낼 수 있다.
이렇게 유전자 검사 후 혈통등록 된 말들은 신원이 보증되어 경매에서 높은 가격을 받을 가능성이 올라간다. 또한 생산자들이 믿고 말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이 됨과 동시에 우수한 성적을 거둔 말들의 교배를 통해 경마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이 역시 말 유전자 검사가 중요한 이유다.
한편 동물 유전자(DNA) 분야 국내 유일 ISO 국제공인시험기관인 한국마사회 도핑검사소는 매년 2천여 두 이상의 말 유전자(DNA) 검사(친자감정 및 개체식별) 수행과, 연구 및 기술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또한 1998년 국제 동물 비교숙련도시험 참가 이후 14회(27년) 연속 'Rank1'을 획득해 국제 말 혈통등록기관 자격을 유지해 오고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