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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륜 결과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단연 라인, 연대를 꼽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라인을 고려할 때, 흔히 말하는 기량 위주의 단순 예측 방식을 경고하고 있다. 그만큼 전개가 다양해지고 변수가 많아졌으며 선수들의 전략과 전술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기에 눈높이 또한 달라져야 한다는 주문이다.
하지만 경륜 고수들에 따르면 라인을 감안한 예측은 머리로 그릴 땐 복잡하지만 의외로 간단할 수도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 이유는 경주예측 전략이 결국 단 두 가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협공을 시도하는 선수들끼리 순조롭게 동반입상하는, 즉 라인 차권이 성공하는 것이다. 반대로 한 선수의 작전실패가 이어지면서 그 틈을 다른 라인의 선수가 찌르거나 파고 든다면 라인교차가 발생한다. 결국 이 두 가지 시나리오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일반적인 편견인데, 보통 라인 차권은 잘 들어오고 라인교차로는 좀처럼 안 들어 온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레이스를 살펴보면 라인으로 동반입상하는 경우보다 라인교차로 결착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가까운 예로 지난주 9월 8일 금요일 광명 경주를 살펴보자. 이날 전체 15경주 중 선수 대부분이 2노조인 특선급을 제외한 선발급, 우수급의 총 11개 경주 중 9개 경주가 이른바 1, 2 노조가 모두 속한 라인전이었다.
이 중 1, 2착 기준 즉 쌍복승 결과를 살펴보면 박종현과 최대용이 동반입상한 선발 3경주와 7, 9, 11 네 경주를 제외한 나머지 다섯 개 경주에서 1, 2착이 1, 2노조 각각 한 명씩으로 이뤄졌다.
순위를 3착까지 즉 삼쌍승이나 삼복승으로 확대하면 라인으로 1, 2, 3착을 싹쓸이한 경주는 단 한 개 경주(9경주, 이기호-김환윤-손진철)에 불과하다. 이날 첫 경주 이욱동-이우정을 시작으로 4경주 김이남-백장문, 5경주 김한울-손주영 등 줄줄이 라인교차로 입상선수들이 이뤄졌다.
여기서 또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부분은 배당이다. 라인간 동반입상한 경주가 3경주(박종현-최대용) 3.5배, 8경주(공민우-최해용) 1.5배, 9경주(이기호-김환윤) 3.1배의 저배당인 것과 달리 라인교차로 1, 2착이 이뤄진 경주는 6경주(성정후-박준성) 41.1배를 비롯해 10경주(안효운-김시후) 19.0배로 대부분 10배 이상의 중·고배당이다.
이는 라인으로 동반입상하는 추리는 쉽지만, 라인교차로는 잘 그려지지 않는 탓에 중·고배당의 사각지대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또한 실제 경주에서도 나머지 선수들이 특정 라인간 동반입상을 호락호락하게 놔둘 만큼 레이스가 그리 간단치도 만만하지도 않다.
그렇다면 라인차권이 성공하기 위한 이상적인 조건은 어떤 것일까? 라인의 중심인 선행형의 기량 및 적극성이 다른 라인의 선행형보다 한 수 위일 때 라인을 구성하고 있는 둘 내지 세 선수의 기량의 차가 너무 크지 않을 때 라인을 구성하는 선수의 주 전법이 선행형과 추입형의 조합, 또는 젖히기형과 마크 추입형일만큼 이상적 조합이 구성되었을 때 타 선수들 중 즉 반대파 라인에서 몸싸움이 강해 내선에서 버티기로 마크를 빼앗거나, 외선에서 누르는 태세로 마크를 빼앗든지 하는 끈질긴 선수가 없을 때 후위에서 기습적인 선행이나 젖히기를 시도하는 선수가 없으며, 설령 있다 하더라도 각력이 한 수 아래일 때
하루 중 이런 모든 조건이 다 갖추어진 경우는 사실 그렇게 많지 않은 편이며, 있더라도 2, 3배 미만의 저배당이 형성된다. 반대로 말하자면 이것들 중에 한 가지 조건만 없어도 라인교차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고, 이런 조건들이 충분하지 못할 경우는 아예 혼전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강경륜 박창현 발행인은 "라인만 보면 막연히 동반입상할 것이라는 섣부른 판단보다는 해당 선수들의 조건, 타 선수들의 능력 등을 꼼꼼히 살펴보면서 경우에 따라 라인교차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중·고배당을 노려보는 전략도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