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은 방학과 휴가 기간을 이용해 안경을 벗으려는 20~30대가 많다. 일반적으로 근시와 가벼운 난시는 스마일라식 또는 라식, 라섹 수술로 안경을 벗을 수 있다.
하지만, 하나의 렌즈에 근시와 난시를 동시에 포함하는 토릭ICL은 제약도 있다.
렌즈 축이 정확하게 맞지 않으면 난시가 저교정되어 시력이 떨어질 수 있다. 또 환자 눈의 해부학적 원인 또는 외상에 의해 렌즈가 제 위치에서 회전하면 교정 효과가 떨어진다. 렌즈가 돌아가면 다시 돌릴 수는 있지만 한번 회전된 눈에서는 렌즈 회전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토릭렌즈 1도 회전 시 약 3% 정도 난시 교정 효과가 감소하며, 일반적으로 30도 이상 회전하면 시력이 크게 저하돼 재교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토릭렌즈는 고가의 렌즈여서 수술비용이 일반 안내렌즈삽입수술(ICL)보다 비싸고 레이저 시력교정수술에 비해서는 최대 2배 가량 높아 환자들 부담이 있다.
강남 온누리스마일안과 김부기 원장과 전주 온누리안과병원 정영택 병원장은 최근 국제 학술지 'Annals of Clinical Case Reports'(피인용지수 1.809)에 타 안과에서 토릭ICL 수술 후 렌즈 회전으로 다섯 차례나 재교정을 받은 환자에게 토릭렌즈 제거 후 '난시교정술과 일반 근시용 렌즈를 넣는 새로운 병합 수술'로 시력 회복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의료진이 수술에 성공한 26세 남자 환자는 다른 안과에서 토릭렌즈 삽입수술을 받은 후 5년간 다섯 차례 렌즈가 돌아가 재교정 수술을 5회나 받았다. 반복적인 렌즈 회전으로 시력이 저하되어 온누리스마일안과 내원 당시 토릭 렌즈가 52도나 회전해 시력이 0.2로 크게 떨어졌고 굴절력(원시+2디옵터)과 난시 (-3디옵터)도 심한 상태였다.
의료진은 먼저 환자의 토렉 렌즈를 제거했고, 6주간 경과 관찰을 통해 굴절력이 안정적 유지되는 것을 확인한 후 근시용 일반 렌즈삽입술과 난시교정 각막절개술 동시에 시행했다.
난시교정 각막절개술은 레이저로 깎거나 렌즈로 교정하지 않고 난시를 해결한다. 난시 유발 축을 확인하고 간결한 절개를 통해 럭비공처럼 찌그러진 각막 모양을 바로 잡아 난시를 줄이는 안과 수술 기법이다.
수술 3개월 후 환자의 시력이 1.2로 좋아졌고 굴절력 (근시-0.25디옵터)과 난시 (-0.25디옵터)도 안정적인 수준으로 회복됐다. 각막 내피세포 감소나 안압상승, 백내장, 감염 등의 합병증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의료진은 밝혔다.
토릭ICL의 반복적 회전으로 시력이 떨어진 환자가 일반적인 근시용 안내렌즈삽입술 (ICL)과 난시교정 각막절개 병합 수술로 정상 시력을 회복한 사례가 보고된 것은 세계적으로 처음이다. 이번 발표는 스마일라식이나 라식 등 레이저 시력교정수술이 불가능할 정도로 고도 난시가 동반된 근시 환자들이 보다 간결하고 부담이 적게 시력을 회복하는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온누리스마일안과 김부기 원장은 "가격이 비싸고 회전 우려가 있는 토릭렌즈를 사용하지 않고도 심한 난시와 근시를 모두 해결할 수 있고, 외상 등에 의해 렌즈가 돌아가 시력이 다시 떨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 환자 부담과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 병합수술의 핵심인 난시교정 각막절개술은 각막을 절개해서 난시를 교정하는 수술이다. 난시가 있는 눈의 각막은 럭비공처럼 생겼는데, 이 찌그러진 각막의 가장 가파른 축에 절개를 하면 난시가 줄고, 반대로 완만한 축을 절개하면 난시는 오히려 더 증가하는 원리를 이용해 각막 모양을 바로 잡아 난시를 해결한다. 또한 난시 해결에 대한 수술경험과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며, 안구 회전을 감지하며 자동으로 난시 축을 보여주는 칼리스토아이 등 첨단 난시추적 항법장치를 활용하기도 한다.
김부기 원장과 정영택 병원장팀은 각막이식 수술에서 얻은 난시 교정 원천 기술로 2017년 대한 안과학회지에 난시교정 각막절개술과 ICL삽입술 (SSVC ICL로 명명) 임상결과를 처음으로 게재했다. 이후 최근까지 총 7200안 이상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또한 국제적으로도 난시교정 각막절개술과 ICL삽입술에 대한 우수한 임상 결과가 다른 저자들에 의해 발표되고 있다.
온누리안과병원 정영택 병원장은 "수술 원리와 과정은 간단해 보이지만 각막절개의 위치, 길이, 개수, 각도, 그리고 환자의 나이 및 각막의 중심부 두께 등에 따라서 난시교정 효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실제 이 수술을 효과적으로 시행하기는 어렵다. 안과의사마다 본인에게 맞는 수술 법 (절개 위치, 길이, 개수, 각도 등)을 확립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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