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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 절반 월 1회 이상 수혈 의존…"수혈 횟수 줄일 신약 치료 원해"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3-06-28 09:02 | 최종수정 2023-06-28 09:02


사단법인 한국혈액암협회(회장 장태평)는 지난 5월 골수형성이상증후군(MDS, Myelodysplastic Syndrome) 환자 및 보호자 181명을 대상으로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의 수혈이 삶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수혈 부담이 높을수록 삶의 질 저하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 181명 중 85.1%(154명)는 질환 진단 후 수혈 경험이 있었고, 이 중 절반 이상(55.9%)은 현재 한 달에 한 번 이상 정기적인 수혈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주에 1번 수혈받는 환자는 18.2%, 2주에 1번 수혈받는 환자는 19.5%, 3~4주에 1번 수혈받는 환자는 18.2%에 달해 잦은 수혈 의존도를 보였다.

잦은 수혈은 수혈/대기 시간 등으로 인한 불편뿐 아니라 발진/두드러기 등 이상반응, 그리고 수혈 합병증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킨다. 수혈 경험 환자(154명) 대상 수혈 부담을 조사한 결과, 69.2%는 발진 및 두드러기, 고열, 두통 및 이명과 같은 수혈 이상 반응을 경험했다고 응답했으며, 약 4명 중 1명(24.7%)은 수혈 후 합병증 진단 경험이 있었다. 합병증 종류로는 철 과잉증(20.1%)이 가장 많았고, 철 과잉증에 의한 타 장기(심장, 간 등) 질환이나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환자들도 각각 1.9%로 나타났다. 합병증 진단을 받은 환자의 비율은 수혈 횟수가 많을수록 높았다.

이러한 부담을 감내하며 치료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절반 이상은 수혈 후 빈혈 증상 없이 유지되는 기간이 2주 이내에 불과(1주 이내 25.3%, 2주 이내 26.0%, 3주 이내 16.2%, 4주 이내 9.7%, 1개월 이상 13.6%)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결국 잦은 수혈을 야기하고 그로 인해 수혈 부담이 증가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수혈 후 유지 기간이나 수혈 주기(간격)는 수혈 횟수가 많은 환자일수록 짧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한국혈액암협회 박정숙 국장은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들은 일상 속에서 질환으로 인한 빈혈 증상 등 신체적 어려움과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질병이 진행될 수 있다는 불안을 안고 살고 있으며, 여기에 잦은 수혈로 인한 부담까지 더해져 이중고를 겪고 있다. 환자들의 질환 및 수혈 부담은 불안·우울을 증폭시키고 치료비 부담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경력 및 사회와의 단절로 이어질 수 있어 삶의 질 저하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특히 수혈 횟수가 많고 수혈 주기가 짧을수록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질환 관련 어려움에 대한 조사 결과, 환자 대다수(92.3%)는 질병 진행(저위험군에서 고위험군으로, 또는 백혈병으로 진행)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었다. 또한 환자들이 치료 중 가장 걱정하는 점은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의 진행(27.1%)과 생존율(26.5%), 재발에 대한 두려움(21.5%) 순이었다. 이러한 치료 걱정 사항은 위험군별로 차이를 보였으며, 고위험군(고위험군~초고위험군)은 부작용(합병증) 발생 걱정이 높았고, 저도위험군(초저위험군~중등도위험군)은 생존율,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의 진행, 치료 비용 및 시간, 재발에 대한 두려움이 더 높게 나타났다.

환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신체 증상은 피로감(41.4%), 빈혈(21.0%), 호흡곤란 및 숨참(17.7%), 메스꺼움 및 어지러움(7.2%), 무력감(7.2%) 등이었다. 신체 증상 외에도 불안 및 우울(44.8%), 치료비 부담(23.8%), 경력 및 사회와의 단절(19.9%), 가족 내 역할의 변화(8.3%) 등 정서적 영향 및 사회경제적 고충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신체적, 그리고 정서적·사회경제적 어려움이 삶의 질에 영향(불편함)을 미친다는 응답은 각각 69.6%, 66.9%였으며, 수혈 횟수가 많거나 수혈 주기(간격)가 짧은 환자일수록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불편함)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박정숙 국장은 "수혈에 의존해야 하는 기간이 긴 환자들은 부담을 더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 이에 환자들은 협회에 치료 효과를 높이고 수혈 횟수를 줄일 수 있는 신약 관련 정보나 도입, 급여 촉구 활동에 대한 요구가 높은 편이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도 환자들이 한국혈액암협회에 가장 원하는 활동은 신약의 빠른 도입 및 급여 적용 활동(72.4%)이었으며, 다음으로 환우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정책업무(18.8%), 사회적 인식개선(8.3%) 순이었다.

최신치료법 의향 조사에 따르면 수혈 횟수를 줄여주는 신약에 대한 환자들의 기대감은 높은 상황이다. 조사 환자의 66.9%는 최신치료법(신약)이 있다면 치료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그 이유로는 치료 효과가 좋을 것 같아서(76.9%), 수혈 횟수를 줄이려고(7.4%)를 꼽았다. 이러한 신약 사용 의향은 수혈 주기(간격)가 짧을수록 높게 나타났으며, 치료 유형별 분석에서는 현재 수혈 치료를 받고있는 응답자에서 신약 치료 의향 비율이 47.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박정숙 국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골수형성이상증후군(MDS) 환자들이 수혈로 인해 겪고 있는 어려움과 부담이 생갭다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던 펜데믹 시기에는 수혈을 받지 못할까봐 마음을 졸이며 3년여의 긴 시간을 힘겹게 버텨왔다. 최근 저도위험군 MDS 빈혈 환자의 수혈 횟수를 줄일 수 있는 신약인 적혈구성숙제제가 새롭게 출시되어 환자들의 기대가 큰 상황이다. 그러나 보험급여가 되지 않으면 약제비 부담이 크기에 현실적으로 신약 치료를 받기가 어렵다. 새로운 치료제가 빠르게 도입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용에 구애받지 않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환자 접근성 개선이 필요하다. 이에 한국혈액암협회는 환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단체로서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단법인 한국혈액암협회는 지난 1995년 백혈병 환우들이 주축이 되어 설립된 비영리 공익법인(보건복지부 인가)으로 혈액질환 및 암 환우들의 조속한 완치와 일상 복귀를 돕고자 치료비 등 경제적 지원, 투병 지원, 교육 및 정서 지원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골수형성이상증후군 환자 절반 월 1회 이상 수혈 의존…"수혈 횟수 줄일 …
자료제공=한국혈액암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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