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을 치료하고 예방하려면 약물에 앞서 평소 꾸준한 혈압 관리가 핵심이다.
대한고혈압학회의 2022년 고혈압 진료 지침을 보면, 고혈압의 기준인 140/90mmHg일 때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도는 120/80mmHg일 때보다 2배 증가한다. 수축기 혈압이 20mmHg 높으면 허혈성 뇌졸중 발생 위험이 남자는 1.8배, 여자는 1.6배 늘어난다.
김 과장은 "30~40대 젊은 연령층 고혈압 환자의 인지·치료·조절률이 고령 환자에 비해 현저히 낮다"며 "고혈압은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한 만성 질환이며 관리를 일찍 시작할수록 유익하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관리의 핵심 방법으로 가정에서 수시로 혈압을 재는 '가정혈압'을 꼽았다.
가정혈압은 충분히 안정을 취하고 올바른 자세로 아침과 저녁 하루 2차례 측정하며, 오차를 방지하고자 동일하게 한 번 더 측정해야 한다.
가정에서는 괜찮다가 막상 병원에 와 흰색 의사 가운만 보면 혈압이 올라가는 이른바 '백의 고혈압' 신드롬도 대처할 수 있다. 이미 가정혈압으로 본인의 정확한 혈압 수치를 축적해놨기 때문이다.
김 과장은 "백의 고혈압과 반대인 경우인 '가면 고혈압' 신드롬도 존재하는데, 이게 더 위험하다"며 "젊고, 흡연, 음주, 과로, 당뇨, 만성 콩팥병, 수면 무호흡증을 가진 분에서 자주 보이는데 이럴 때는 가정혈압보다 더 자주 혈압을 측정해 하루 중 혈압 추이와 변동 폭을 확인하는 '활동혈압검사'가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또한 김 과장은 "고혈압약을 한 번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 건 반쯤 잘못된 오해다. 약을 평생 먹어야 한다는 두려움이 제때 병원을 찾지 않고 적극적 관리를 하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선입견"이라며 "고혈압약은 중독성이 없다. 잘못된 생활 습관을 고치고 꾸준히 관리하면 약을 줄일 수 있고, 드물지 않게 약을 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혈압으로 진단하더라도 1기 고혈압에 속하고 다른 위험 인자가 없으며 나이가 젊으면 약물치료보다 생활 습관 교정 방식으로 치료를 우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위험인자는 뇌졸중, 심근경색, 3기 이상의 만성 콩팥병, 당뇨, 고령 등을 말하며 이럴 경우 바로 투약을 시작해야 한다.
약제를 3가지 종류 이상을 사용해도 목표 혈압 달성이 어려운 '저항성 고혈압'은 오히려 약을 잘 먹지 않은 것이 원인이다.
저항성 고혈압 환자는 심뇌혈관 질환과 만성 콩팥병 발생 위험이 더 크다.
고령 환자의 경우 혈압이 너무 낮으면 고혈압 약에 의한 부작용이 생긴다는 함정도 있다.
베타 차단제와 이뇨제 병용 요법이 고령 환자의 당뇨병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김 과장은 "종류가 많고 그 효능도 가지각색인 고혈압약에 대한 이해와 복용법 숙지는 매우 중요하다"며 "혈압 관리를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좋은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답"이라고 조언했다.
하루 소금 섭취량만 줄여도(6g 미만 권장) 혈압(수축기/이완기)을 5.1/2.7mmHg 낮추고, 채식 위주 식사조절로도 11.4/5.5mmHg 낮출 수 있다.
체중감량과 절주, 운동도 큰 도움을 준다.
김 과장은 "보다 건강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미리미리 건강에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일찍부터 혈압관리에 스스로 관심을 갖고, 좋은 생활 습관을 유지할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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