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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진단키트 오염 우려" 美 FDA 경고에 1000억대 세금 추징까지…에스디바이오센서 '이중고'

김소형 기자

기사입력 2023-05-09 09:17 | 최종수정 2023-05-10 08:21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자가진단키트로 상한가를 기록했던 글로벌 체외진단 전문기업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잇단 논란으로 국내외에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일부 자가진단키트에 대해 진단 시약 세균 오염 우려를 이유로 사용을 중단하고 폐기할 것을 경고했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국세청으로부터 법인세 추징금 1021억원을 부과받았다는 사실이 공시됐다. 엔데믹을 맞아 전환점을 모색 중인 에스디바이오센서에 겹악재가 덮쳤다는 지적이다.


"일부 진단키트 오염 우려" 美 FDA 경고에 1000억대 세금 추징까지…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Pilot COVID-19 At-Home Tests'.
 사진제공=에스디바이오센서
FDA "오염 가능성 키트, 50만개 넘어"…에스디바이오센서 "피해 신고·성능 저하 접수 안돼"

미국 FDA는 최근 공지문을 통해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Pilot COVID-19 At-Home Tests' 중 특정 제품의 진단시액이 세균에 감염됐을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FDA는 오염된 진단 용액과 직접 접촉하면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세균 오염이 테스트 성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오염 가능성이 있는 로트(생산 공정) 번호들을 공개하고, 소비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키트 전체를 폐기하고 시약을 배수구에 쏟지 말것, 튜브의 액체가 피부와 눈에 닿으면 다량의 물로 씻어낼 것 등이다. 또한 해당 제품 사용자가 접촉 후 발열, 결막염 등의 세균 감염의 징후를 보이는 경우, 의사의 진찰을 받도록 권했다.

해당 키트는 에스디바이오센서가 글로벌 기업인 로슈진단을 통해 미국에 공급한 제품이다. 지난 2021년 식품의약품 안전처의 수출 허가를 받아 FDA의 긴급승인을 받았고, 미국에서만 유통돼 왔다. FDA에 따르면, 해당 진단키트는 CVS Health에 약 50만개, 아마존에 약 1만6000개가 배포됐다. FDA는 로슈진단과 함께 소비자에게 판매된 키트 수를 파악 중이다.

이같은 FDA의 경고는 미국 CNN, 영국 BBC 등 해외 주요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지난해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 인수를 통해 미국 시장 확대를 추진 중인 에스디바이오센서에 부정적 이슈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와 관련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는 "FDA의 최종 조사결과가 나와야 리콜 관련 공식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면서, "8일까지 관련 피해 신고나 성능 저하는 접수된 바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키트들은 국내에는 유통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FDA 미승인 진단키트가 미국에서 불법 유통되면서 자발적 리콜에 들어가기도 했다. 당시 리콜 대상이었던 '스탠다드 큐 코비드-19 Ag 홈테스트'는 글로벌 판매 1위 제품으로, 미국내 유통 상황을 파악하고 자발적으로 리콜을 실시했다는 것이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설명이다.

국세청으로부터 1021억원 추징금 부과받아…"일단 납부 후 불복절차 진행"

국내 '추징금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달 27일 전자공시를 통해 중부지방국세청으로부터 1021억 원의 추징금을 부과받았다고 밝혔다. 공시일 기준 자기자본의 3.47%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공시에 따르면, 중부지방국세청이 2017~2021사업연도 법인세 내역 등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2013년 경기도 수원에서 충북 청주로 공장을 이전해 해당 공장 발생 소득에 대해 감면을 받아왔는데, 중부지방국세청에서 이에 대해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로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했다는 것. 이와 관련 과세관청과 해석 차이가 있다는 것이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주장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는 "당사는 매년 세무신고를 성실히 이행하고 납부해 왔으며 중부지방국세청의 결정과는 이견이 존재한다"며 "납부기한 내 해당 세액을 납부하고 법에서 정한 납세자의 권리를 행사해 정당한 불복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징금 납부기한은 오는 6월 30일까지다.

문제는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시장 분위기가 더이상 장밋빛이 아니라는 점이다. '역성장'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6.4% 급감한 1938억 원이었고, 영업손실 4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외환보유액 환평가 손실과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 인수합병(M&A) 자문비로 인한 일시적 감소라는 사측의 설명에도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2022년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세전이익)은 각각 2조9300억원, 1조2600억원 수준이다. 2022년 하반기부터 엔데믹 전환이 본격화됐지만, 전년 대비 각각 -0.1%, -9.4% 소폭 감소해 선방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진단키트 매출 감소와 재고 문제 등으로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주가 역시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2월 4일 8만1000원까지 치솟았던 에스디바이오센서 주가는 지난 5월 8일 종가 기준 2만1450원으로 급락한 상태다. 향후 美 FDA의 조사 결과와 국세청 추징 세금 최종 규모에 따라 주가가 추가로 움직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리스크 해결과 향후 대응 등에 따라 '엔데믹 연착륙'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지난해 2조원 규모의 미국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 인수 등 공격적 M&A에 나선 에스디바이오센서의 포스트 코로나 전략이 어떤 결실을 맺을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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