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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코리아, 일방적 계약 해지 통보 논란으로 대리점주와 갈등 격화

조민정 기자

기사입력 2023-03-26 23:44 | 최종수정 2023-03-29 08:55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를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시작된 국내 사업을 이끄는 아디다스코리아와 아디다스코리아 파트너(대리점주) 간 갈등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 아디다스코리아 대리점주들은 급작스럽고 일방적으로 대리점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고 주장하나, 아디다스코리아는 '사실 무근'이라며 맞서고 있다.

아디다스코리아로부터 계약 갱신을 거절당한 대리점주들은 지난달 불공정 행위에 대한 신고서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제출한 상태. 공정위는 아디다스코리아가 불공정 행위를 자행했는지 면밀히 들여다볼 예정이다.

대리점주연합회 "본사 측, 갑작스런 계약해지 통보" vs 아디다스코리아 "충분한 유예 기간 부여"

아디다스코리아 대리점주연합회는 지난 2월 공정위에 아디다스코리아에 대해 불공정 약관심사 및 불공정거래 행위와 관련한 신고를 진행했다.

이들은 "아디다스코리아가 아디다스코리아 대리점주들과 논의 없이 단독적이고 일방적인 방식으로 대리점 계약을 해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디다스코리아와 아디다스코리아 대리점주 간 불화는 지난 2021년 말 피터 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의 통보에서부터 시작됐다. 그는 현재 운영 중인 100여 곳의 아디다스 대리점(아디다스코리아 주장에 따르면 판매점) 가운데 20곳을 제외한 80여 곳과 맺고 있던 계약을 오는 2024년 말에 해지하겠다고 공지했다.

아디다스코리아 측은 2022년 1월에 열린 전략발표회 자리에서 구조조정안도 발표했다. 아디다스코리아 전체 대리점주 가운데 19명을 '퓨처 파트너'로 선정하고 나머지 대리점주 80여 명에 대해서는 계약 갱신을 거절하겠다고 통보한 것. 이들에게는 내년까지만 물건을 공급하겠다고 했다.


퓨처 파트너로 선정되지 않은 아디다스코리아 대리점주들은 아디다스코리아의 결정이 매우 갑작스럽고 일방적이라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아디다스코리아 대리점주연합회는 지난 8일 아디다스 홍대 브랜드 센터 앞에서 '아디다스의 일방적 갱신거절 불공정 규탄 및 공정위 신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아디다스코리아 대리점주연합회 측은 "대리점 중엔 아디다스코리아 영업직원의 권유로 점포 확장에 나서거나 이전을 위한 금융 대출을 받아 투자를 받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한 점주가 오랜 기간 대리점을 운영하거나 대를 잇기도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들어 아디아스코리아 측은 2010년부터 10여년간 '세컨드 제너레이션 교육'도 진행한 바 있다는 것. 이같은 행보와 180도 달라진, 갑작스런 대규모 대리점 계약 해지 단행에 대다수 대리점주들이 당혹스러움을 느꼈다고도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대리점주는 "어머니가 개업한 점포를 물려받으려 사표를 내고 대리점 운영을 시작했으나 퓨처 파트너에 탈락했다. 경영전략 변화를 이유로 계약을 종료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면서 "수년 전 큰 돈을 들여 확장 이전을 했고 해당 비용을 대출받은 상황인데, 아디다스코리아가 제시한 2024년 말까지의 영업만으로는 절대 손실과 대출금을 회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디다스코리아 대리점주연합회를 이끌고 있는 김정중 연합회장은 "아디다스코리아가 1년 만에 100여개의 대리점을 20개로 줄이겠다고 갑작스레 발표했다"면서 "이번 결정에 아디다스코리아의 요청으로 점포 면적을 늘리고 인테리어에 투자한 대리점주들의 입장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디다스코리아의 온라인 사업권을 둘러싼 갈등도 빚어졌다.

대리점주들의 주장에 따르면 기존에는 온라인몰에서 소비자가 물품을 주문하면 주소지에서 가장 가까운 대리점에서 이를 배송해줬다. 또 대리점 수익에 온라인몰 판매액이 포함되면서 안정적인 매출 기반으로 자리잡았다.

그런데 지난 2021년 아디다스코리아는 온라인 판매 채널을 새로운 자사 플랫폼으로 변경했다. 아디다스코리아는 당시 "안정적 서버 운영을 위해 글로벌 플랫폼을 도입했다"고 변경 사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대리점주들의 시각은 다르다. 코로나19 이후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온라인 매출을 아디다스코리아가 흡수하기 위해 시스템을 변경했다고 보고 있다.

아디다스코리아 대리점주협의회는 "적자 만회 기회가 될 수 있는 미래 수익처인 온라인 매출을 선제적으로 빼앗고 구조조정을 발표해 대리점주에 대한 갱신을 거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련의 논란에 대해 아디다스코리아 관계자는 "판매점주(파트너) 분들께 3년이 넘는 유예기간을 제공해 새로운 사업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판매점주들이 제기한 불만 내용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였으나 자사는 최대한 공정하고 관대한 조건을 제공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럼에도 여전히 불만이 제기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잘못된 의혹에 대해선 적절한 조치를 취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정위 "아디다스코리아 측 행위에 불공정 여부 있는지 면밀히 검토"

아디다스코리아 대리점주들은 현재 공정위에 아디다스코리아를 가맹사업법 위반으로 신고하고, 불공정 약관에 대해 심사해달라고 청구한 상태다. 공정위는 아디다스코리아가 계약 종료를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온라인몰을 회수한 것이 불공정 행위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검토에 나설 예정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먼저 계약서 상에 불공정한 내용이 포함됐는지 검토하고 해당 여부에 대해 심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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