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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품에 안긴 요기요, 갈 길 먼데 '막말 이슈'에 후속조치도 논란

이미선 기자

기사입력 2022-09-13 08:43 | 최종수정 2022-09-15 08:50


최근 배달앱 요기요를 운영하는 위대한상상이 임원의 막말 파문으로 구설수에 오른데 이어, 후속조치 또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요기요는 지난해 사모펀드 품에 안긴 뒤 운영사의 이름을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에서 위대한상상으로 바꾸며 '기존의 것을 바꾸는 차원이 아닌 전에 없던 새로운 상상을 통한 혁신'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이후 곧바로 배달앱 최초로 멤버십 할인 구독 서비스 '요기패스'를 내놓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강조하며 힘찬 출발을 알렸다.

이 가운데 하필 막말 이슈가 터지면서, 요기요의 이후 행보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

폭언 임원 징계 내렸지만 처분 내용은 비공개

이번 논란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에 올라오며 확산됐다.

블라인드와 업계에 따르면 A씨는 지역 비하 발언을 비롯해 "눈에 힘 빼라. 나는 사모펀드에서 내려온 사람이다"라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대한상상은 지난 7월 임원 A씨의 폭언 의혹과 관련해 내부 조사를 진행했다. 이후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A씨에 대한 징계를 논의했다. A씨는 지난 6월 위대한상상에 합류한 후 직원들에게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피해 직원들이 회사에 항의하자 서성원 대표가 직접 전체 직원들에게 사과문을 보내며 사태 해결에 나섰다.

서 대표는 지난 5일 직원을 대상으로 보낸 이메일에서 "최근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신고가 접수됐고, 경과를 직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며 "사내 프로세스와 외부 기관을 통한 철저한 조사를 거쳐 대상자에 대해 징계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와 경영진은 본 건의 의미를 진지하고 중요하게 받아들이며, 회사를 대표해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면서 "어떠한 경우라도 직장 내 괴롭힘 행위 및 차별 그리고 동료를 존중하지 않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드린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번 일을 계기로 보다 건강하고 활발한 사내 문화를 만들어 가는 일에 역점을 두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회사는 구체적인 징계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A씨의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들었다.

A씨가 회사를 떠나는지, 남는지조차 공유되지 않자 직원들의 반발은 거세졌다. 징계 사실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직원들은 앞으로 A씨와 같은 부서에 일하게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일 만한 상황.

이와 관련 요기요 관계자는 "자사는 최근 불거진 해당 사안에 대해 엄중히 생각하고, 내부조사는 물론 외부기관을 통해서도 철저한 조사를 진행했다. 서성원 대표도 직원들과의 면담을 진행하는 등 빠른 사태 수습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면서 "해당 관련자에 대해서는 사규에 따라 엄중 조치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그동안 소홀하거나 미흡했던 조직문화 전반에 대해 적극 재점검해 나갈 계획"이라며 "임직원 간의 원활한 소통과 공감 속에 일할 수 있는 조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사모펀드에 인수 된 요기요, 경영 안정화되기도 전에 터져나온 잡음에 골머리

위대한상상은 지난해 10월 GS리테일과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PEF) 어퍼니티에쿼티파트너스, 유럽계 사모펀드 퍼미라 등으로 구성된 CDPI 컨소시엄에 인수됐다. 사모펀드의 지분율은 70%에 달하며, GS리테일 지분율은 30%다.

위대한상상은 CDPI컨소시엄에 인수된 이후 C레벨 임원을 대폭 교체했다. 지난 1월 조현준 전 최고기술책임자(CTO) 퇴임 이후 신임 CTO에 전준희 전 쿠팡 부사장을 선임했다. 지난 5월에는 강신봉 전 최고정영자(CEO)가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번 논란의 당사자인 임원 A씨도 C레벨 교체 과정에서 부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대한상상은 강신봉 전 대표가 물러난 이후 서성원 전 SK플래닛 대표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서 대표는 2002년 SK그룹 입사 후 SK텔레콤에서 통신사업 등 다양한 분야의 조직을 이끌다가 SK텔링크 대표이사와 SK플래닛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서 대표는 취임 당시 "SK플래닛에서 e커머스 플랫폼 11번가를 성장시키고,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사업을 총괄했던 경험들이 요기요의 성장과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창의적으로 소통하는 근무환경 및 체계와 자율성이 공존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위대한상상은 사모펀드에 인수된 이후부터 우수 개발 인재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가운데 이번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브랜드 이미지 제고 측면은 물론 내부 통합의 분위기 조성에 있어서도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업계 관계자는 "MZ세대는 직장 문화에 매우 민감해 이번 이슈는 가볍게 생각하면 안된다"면서 "당찬 포부가 무색하게 서 대표가 합류된 지 얼마 안 돼 잡음이 터져나오면서 서 대표의 어깨도 무거워졌다"고 말했다.

한편 갈수록 치열해지는 배달앱 시장 내 경쟁 또한 요기요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는 배달앱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마친 상태다. 요기요 등 기존 배달앱들의 분기별 이용자 수가 매 분기 약 10% 증가하고 있지만, '빅테크 공룡' 네이버가 배달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체 배달앱 시장에서 요기요의 시장 점유율은 약 20% 정도다.


이미선 기자 alread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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