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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선점이 사업 경쟁력 좌우한다" 삼성-LG 가전, 스마트홈 플랫폼 경쟁 치열

조민정 기자

기사입력 2022-09-13 09:07 | 최종수정 2022-09-13 09:39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2' 현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영진은 신제품 소개 뿐 아니라 각사 스마트홈 플랫폼의 경쟁력과 비전 강조에 힘을 쏟았다.

스마트홈 플랫폼이란 집 안에서 와이파이가 탑재된 가전제품들을 하나로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실시간으로 제품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원격으로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가전업계에서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집안 내 가전제품 간 연결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신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스마트홈 플랫폼 주도권 선점을 위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 기업들은 스마트홈 플랫폼 확장을 위해 타사 가전 브랜드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와이파이 탑재 가전을 늘리는 등 총력을 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 LG전자는 'LG 씽큐'라는 이름으로 스마트홈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부문(옛 IM부문)과 TV·가전 부문(옛 CE부문)을 'DX(디바이스 경험)부문'으로 통합하고, 스마트싱스를 통한 모바일·TV·생활가전 등 삼성 기기 간 연결 확대에 주력해왔다.

먼저 삼성전자는 LG전자와 달리 가전 사업과 스마트폰 사업을 함께 한다는 점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삼성 스마트폰에 기본으로 내장된 스마트싱스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들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은 물론 가전제품뿐 아니라 스마트폰과 갤럭시 워치, 갤럭시 버즈 등 웨어러블 기기까지로 연결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IFA 2022에서 내년 말까지 유럽에서 판매되는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대부분의 제품에 와이파이(Wi-Fi)를 탑재해 스마트싱스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스마트싱스 서비스를 삼성 외 300여개 브랜드의 기기로까지 연결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은 이달 1일 'IFA 2022'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를 포함한 수많은 기업이 경쟁적으로 IoT 플랫폼을 내놓았지만, 아직 많은 소비자가 다양한 기기를 연결해 사용하는 데는 제약을 느끼고 있다"며 "스마트싱스 대중화를 통해 이 같은 불편을 적극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월풀을 제치고 글로벌 가전 업계 매출 1위로 올라선 LG전자는 올해 초 'UP(업)가전' 비전을 선포하며 자사의 스마트홈 플랫폼 'LG 씽큐'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UP가전은 제품 구매 후에도 LG 씽큐를 통해 새로운 기능과 하드웨어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서비스다. 기존 세탁기에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 반려동물 알레르기 원인 물질을 제거하는 전용 세탁·건조 코스를 추가하거나 기존 공기청정기에 펫 전용 필터를 장착해 펫 케어 기능을 추가하는 식이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부사장)은 이달 1일 'IFA 2022' 기자간담회에서 "기기 간 연결은 기본이고 그 위에 차별화된 기능들이 필요하다"며 "UP가전을 통해 제품의 성능을 고객 맞춤형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점이 LG 씽큐 플랫폼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이미 2017년부터 대부분의 제품에 와이파이 기능을 탑재해 스마트홈 서비스를 추진해왔다.

이외에도 LG전자는 애플 홈킷과 아카라, 헤이홈 등 글로벌 주요 사물인터넷 브랜드와 협업하며 LG 씽큐 연동 제품을 확대하는 중이다.

스마트홈 플랫폼 경쟁 주도권을 잡기 위한 삼성과 LG 간 경쟁은 매우 치열하지만, 동시에 협력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글로벌 가전 기업 13곳이 모여 결성한 '홈 연결성 연합'(HCA)은 서로 다른 브랜드의 가전제품들을 하나의 스마트홈 플랫폼으로 연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년 상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삼성 스마트싱스로 LG전자 기기를 제어하거나 반대로 LG 씽큐로 삼성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것이다. 타사 기기에 적용할 수 있는 연결 표준을 구축하기 위해 참여 기업들이 협력하고 있는 모양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홈 플랫폼을 선점하면 고객들을 자사의 가전 생태계 내부로 더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에 플랫폼 경쟁이 치열한 편"이라며 "삼성과 LG 모두 타사 기기 간 연결성 확대에 우선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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