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건강 알람' 울리는 스마트워치…'조기 진단 도우미' 역할 '톡톡'

김소형 기자

기사입력 2022-07-28 08:05 | 최종수정 2022-07-29 08:38


40대 후반인 김모씨는 3년전 부정맥으로 쓰러진 이후 늘 스마트워치를 지니고 다닌다.

평소 운동을 하면서 심박수를 체크하는 역할도 하지만, 심장에 무리가 오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다. 심전도(ECG) 측정시 '심방세동 의심' 메시지가 뜨면 바로 병원에 간다. 이상 증세로 병원에 가더라도 막상 심전도 검사에서 부정맥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은 만큼, 스마트워치를 통해 기록된 수치는 '생체 데이터'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처럼 평소 운동 등 기본적 건강관리 뿐 아니라 만성질환 진단과 예방의 보조적 수단으로 스마트워치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원격의료와 셀프메디케이션이 대세로 떠오른 데다, 웨어러블 기기인 스마트워치의 건강 관리 기능이 혈압, 심전도, 산소포화도, 수면 분석 등으로 확대되면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진행한 국내 스마트워치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7%가 다음 스마트워치 구매 시 가장 고려해야할 항목으로 헬스 모니터링 기능을 꼽았을 정도다.


 ◇'갤럭시워치4' 산소포화도 측정.  사진제공=삼성서울병원
최근에는 스마트워치가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bstructive Sleep Apnea, OSA)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나왔다.

최근 주은연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김동엽 이대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삼성전자MX사업부 공동 연구팀이 만 13세~44세 환자 97명(남 74명, 여 23명)을 대상으로 기존 손가락 맥박산소측정기와 '갤럭시워치4' 산소포화도 측정값을 비교한 결과, 측정된 수치가 매우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 결과 두 기기 간 평균 산소포화도 오차값은 2.28%로 미국식품의약국(FDA)과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요구하는 기준치(각 3.5% 이하, 4% 이하)를 만족했다. 또한 '갤럭시워치 4'가 민감도 90%, 정확도 80%로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수면무호흡증이 장기화되면 부족한 수면으로 인해 기억장애, 판단력 저하, 우울감 등을 유발할 수 있고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뇌졸중 등과도 연관이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주은연 교수는 "스마트워치의 도움을 받아 간편하게 수면중 산소포화도를 측정, 무호흡증 문제를 조기발견해 치료할 수 있으며, 수면호흡장애와 연관된 뇌·심혈관질환 및 대사성질환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파킨슨병 환자의 낙상 위험을 키우는 주요 원인인 기립성 저혈압을 스마트폰을 통해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조진환·안종현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팀이 파킨슨병 환자 혈압을 기존 혈압계와 스마트워치를 통해 측정한 결과, 두 기기의 혈압값 역시 매우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립성 저혈압은 증상만으로 알아차리기 어렵고 혈압 측정 땐 멀쩡한 경우가 많아 인지가 쉽지 않지만, 스마트워치로 '상시 혈압'을 측정해 문제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면 파킨슨병을 치료하고 관리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 스마트워치를 활용한 만성질환 관리는 점차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환자들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해 건강관리를 돕는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고,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에서도 파킨슨 환자 모니터링을 위한 스마트워치 지급을 발표했다.

'건강 관리'를 중심으로 한 스마트워치 수요는 시장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경기 침체 및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전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또다른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590억2000만달러(약 70조6100억원)였던 전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 규모는 2025년 990억달러(약 118조4500억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시장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시장 점유율 수위인 애플워치를 삼성전자 갤럭시워치가 지난 1분기 격차를 줄이며 맹추격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역시 '건강 플랫폼'이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워치 등 웨러어블 기기는 사용자들이 24시간 착용하기 때문에 가장 좋은 건강지표 측정 플랫폼으로 각광받고 있다"면서, "삼성전자에서도 갤럭시워치와 삼성헬스 앱을 통해서 맞춤형 헬스케어 제품으로 활용되도록 같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월 갤럭시워치4의 기존 혈압·심전도·혈중 산소 포화도 및 코골이 측정 기능에 피트니스·체성분 분석·수면 관리 기능을 추가 업그레이드한 삼성전자는 다음달 체온 측정 기능이 탑재된 것으로 알려진 '갤럭시워치5'를 선보인다. 오는 9월 발표되는 차세대 애플워치 시리즈도 체온 측정 기능을 포함한 건강관리 기능이 강화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다만, 의료계 안팎에서는 스마트워치를 진단과 치료 목적의 정식 의료기기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시기상조란 의견이 적지 않다. 스마트워치 업계에서도 이상 징후를 알려주는 보조적 수단으로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웨어러블 기기와 병원 시스템을 연동한 만성질환자 원격 관리 체계가 속속 구축 중인 만큼, 향후 스마트워치의 역할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