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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여성'이 더 위험한 '뇌 속의 시한폭탄' 뇌동맥류

김소형 기자

기사입력 2022-05-10 11:35 | 최종수정 2022-05-11 08:12


지난 7일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강수연의 사망 원인이 뇌졸중 중 '뇌출혈'로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50대 중반의 나이에 갑작스런 비보를 전한 만큼, 주변의 안타까움이 더하다.

전문가의 도움으로 뇌출혈, 특히 50대 여성에게 더 위험한 것으로 알려진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지주막하출혈을 중심으로 증상 및 대체, 예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자료 제공=삼성서울병원
뇌동맥류 파열은 여성이 남성보다 많아…폐경 이후 격차 ↑

뇌졸중은 우리나라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다. 2020년 통계청 발표 기준 뇌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인구 10만 명당 42.6명으로 암(160.1명), 심장질환(63.0명), 폐렴(43.3명)에 이어 네 번째로 많다.

뇌졸중은 혈전에 의해 뇌혈관이 막혀 뇌세포가 죽는 '뇌경색'(허혈성 뇌졸중)과 뇌혈관의 파열로 인한 '뇌출혈(출혈성 뇌졸중)'을 포괄하는 대표적 뇌혈관 질환이다. 뇌졸중의 약 23%를 차지하는 뇌출혈은 주로 뇌동맥류가 터져 생기는 '지주막하출혈'과 고혈압으로 약해진 뇌혈관이 터져 피가 고이는 '뇌내출혈'로 나눌 수 있다.

뇌동맥 혈관 벽의 약한 부분이 늘어나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는 '뇌 속의 시한폭탄'으로 불린다. 크기는 대부분 10㎜ 이하고, 25㎜ 이상인 경우 거대 동맥류라고 부른다. 파열 전까지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파열해 뇌를 싸고 있는 지주막 아래 부분에 피가 퍼지는 지주막하출혈이 생길 경우 사망률이 50%에 육박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뇌졸중 진료를 받은 환자는 2만3435명 중 남성이 1835명으로 여성(1397명)의 1.3배다. 그러나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지주막하출혈의 경우 여성의 발병률이 남성보다 높다. 심평원 자료 2020년 기준 여성 비율이 63.8%에 달한다. 특히 폐경기 이후 여성 비율은 압도적으로 높다.

이민환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뇌졸중 환자 중 남성 비율이 높지만,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뇌출혈은 50대 여성에서 더 높게 나타난다"면서, "폐경으로 뇌혈관 보호 역할을 하는 에스트로겐 등 여성호르몬이 줄어들는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여성호르몬 분비 감소로 뇌혈관이 약해져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 지난 2009년 서울대병원 강남건진센터 최수연·김민경 교수팀 연구에서도 폐경기 여성에서 뇌동맥류가 많이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경험 못한 극심한 두통·복시 등 나타나면 즉시 병원 가야

4.5시간 정도의 '골든타임'이 있는 뇌경색에 비해, 뇌출혈은 즉시 적절한 처치를 받지 못하면 예후가 더 나쁘다. 특히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지주막하출혈은 전체 사망률이 45% 정도로 보고돼 위험도가 높은 편이다. 증상이 나타나면 최대한 빨리 병원에 가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경험하지 못했던 극심한 두통이나 사물이 겹쳐보이는 복시 등은 뇌동맥류 파열의 전조 증상이다. 머리를 둔기로 치는 듯한 두통과 함께 구토, 목이 뻣뻣해지는 증상 등이 동반될 수 있고, 무력감, 실신, 경련 발작이 발생할 수도 있다. 심한 경우 의식 소실 가능성도 있다. 약 10~15%의 환자는 병원 도착 전에 사망하게 되고, 재출혈 발생시 사망률은 70~90%에 이른다. 출혈량이 적은 경우, 일시적으로 증상이 사라지는 경우가 있지만, 치료를 받지 않으면 증상이 다시 나타나 이틀 이내에 5%, 1주일 이내에 11%의 환자에서 뇌경색이 발생한다. 뇌경색으로 인한 영구적인 후유증 가능성도 있다.

이같은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뇌동맥류를 빨리 찾아서 관리하는 것이 최선이다. 고령자의 경우 적극적 검사로 조기 발견해 관리하는 경우가 많지만, 40~50대의 경우 두통 등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다가 뇌동맥류가 파열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고혈압 등의 기저질환이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40대 이후에는 뇌동맥류 파열 예방을 위해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다만, 공단에서 제공하는 기본 건강검진 항목으로는 뇌동맥류 진단을 할 수 없다. 건강검진시 추가로 CT(3차원 컴퓨터단층촬영)나 MRA(뇌혈관자기공명촬영검사)를 해야 한다. MRA의 경우 조영제 부작용 우려 없이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검사에서 뇌동맥류가 발견되더라도 모두 수술이나 시술을 받아야하는 것은 아니다. 동맥류의 모양, 위치,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시기를 결정하게 된다. 비파열 동맥류에 대한 수술 등 적극적 치료로 인한 합병증이 발생할 경우 오히려 환자에게 더 큰 위험을 초래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치료에 신중을 기한다. 보통 '꽈리' 크기에 따라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데, 크기가 10㎜ 이상이면 발견하자마자 치료하고 2~3㎜ 이내일 때는 추적관찰을 하다가 파열 위험이 있다고 판단될 때 치료에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같은 뇌동맥류 위험을 줄이기 위한 생활 습관으로는 뭐가 있을까?

이민환 교수는 "뇌동맥류 예방을 위해서는 고혈압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금연·금주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뇌출혈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고혈압 관리를 위해서는 1일 염분 섭취량을 10g 이내로 하는 것이 권장된다. 또한 뇌동맥류의 형성을 증가시킬 수 있는 흡연은 금물이다. 과음 또한 혈압을 높이는 요인으로 제한해야 한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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