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짝수 해에는 TV의 판매량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올림픽과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 효과다. 넓고 선명한 화면으로 스포츠 경기를 즐기려는 소비자들이 TV 교체에 지갑을 열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올림픽 개막일 전날인 3일까지 '올레드와 함께하는 스포츠 대축제' 행사를 진행한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8K를 비롯해 올레드 에보, QNED, 나노셀 등 초대형 프리미엄 TV 제품을 중심으로 최대 300만원 상당의 구매 혜택을 제공한다.
해외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3일 열리는 미국 최대 인기 스포츠 행사 슈퍼볼을 앞두고 북미 지역에서도 대대적인 TV 제품 할인 행사를 열고 있다. 대형 스포츠 행사가 다가오면 더 큰 화면, 더 좋은 화질로 경기를 보려는 스포츠 팬들이 늘어나면서 TV 구매가 초대형·프리미엄 제품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인다.
수치로 보면 이해가 쉽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가 2000년 이후 연도별 TV 패널 출하 면적 증가율을 분석한 결과 TV 패널 면적 증가율은 대부분 홀수 해보다 올림픽,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행사가 열리는 짝수 해에 더 높았다.
2000년 이후 TV 패널 면적이 가장 많이 증가한 해는 남아공 월드컵과 밴쿠버 올림픽이 동시에 열린 2010년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전후인 2009년과 2011년의 증가율은 각각 12%, 3%에 그쳤다.
TV 출하량 자체는 홀수 해와 짝수 해 간에 큰 차이가 없었는데 짝수 해의 TV 패널 출하 면적 증가는 대형·초대형 TV 수요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옴디아는 보고서에서 "짝수 해에 열리는 스포츠 이벤트가 TV 패널 수요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해당 시기에 맞춰 패널 제조사들이 매력적인 패널 가격을 제시하고, TV 제조사들도 활발하게 프로모션 활동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IHS도 비슷한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IHS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월드컵이 열렸던 2010년 글로벌 TV 판매량은 전년 대비 4000만대 가량 증가했다. 런던올림픽이 열렸던 2012년 글로벌 TV 판매량은 2억3400만대로 2013년과 2015년 대비 1000만대 이상 많았다. 러시아 월드컵이 열렸던 2018년에도 글로벌 TV 판매량은 전년 대비 2% 가량 증가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70인치 이상의 초대형 TV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초대형 TV는 북미 등 프리미엄 시장을 중심으로 대형 TV 선호 추세에 따라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옴디아에 따르면 전체 TV 제품에서 70인치 이상 초대형 TV가 차지하는 비율은 2020년 2.9%에서 매 분기 꾸준히 상승해 작년 3분기 6.4%까지 올랐고, 지난해 4분기에는 6.5%로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초대형 TV시장에서 2~3년 전만 해도 60인치가 주류를 이뤘지만 최근 1년 사이 70인치 이상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코로나19에 따른 집안 생활 증가와 기술 발전, 합리적 수준의 TV 가격 책정이 이뤄지는 만큼 향후 초대형 TV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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