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직원이 수년간 금호아시아나그룹 고위 간부에게 돈을 받고 부당 내부거래 자료 등을 포함한 회사에 불리한 자료를 삭제하다 검찰에 구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와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회계 장부와 전산 자료 등을 확보하고 사건을 수사하던 중 윤 전 상무와 송씨 사이의 부정한 거래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8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등 계열사를 이용해 총수 지분율이 높은 금호고속에 부당지원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3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박삼구 전 회장, 윤 전 상무 등 당시 그룹 전략경영실 임원 2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금호고속은 총수일가 특수 관계인의 지분율이 50.9%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번 일이 윤 전 상무 개인 비리가 아닌 금호그룹 차원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수사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또한 공정위가 고발한 부당 내부거래 관련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현재 검찰 수사 중이므로 답하기 어려운 점 양해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과의 통합작업을 앞둔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진 물갈이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31일 아시아나항공 및 자회사의 모든 대표이사와 상당수 임원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임원인사는 2018년 이후 2년만에 이뤄진 것으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주도하고 있는 산업은행과의 협의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등으로 침체된 조직문화를 활성화하고, 현재 진행 중인 항공사 통합계획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쇄신 인사를 했다고 전했다.
이번 인사에서 임원 직책 7개가 축소됐고, 임원 15명이 퇴임했다. 퇴임자는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 한태근 에어부산 사장, 박세창 아시아사IDT 사장을 포함해 부사장 3명, 전무 6명, 상무 3명이다. 박삼구 금호그룹 전 회장의 장남이자 '금호가' 3세인 박세창 사장은 금호산업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이에 따라 정성권 중국지역본부장(전무)는 부사장으로 승격하고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에어부산은 안병석 아시아나항공 전무, 아시아나에어포트는 남기형 아시아나항공 상무, 에어서울은 조진만 상무, 아시아나IDT는 서근식 상무가 각각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간의 통합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산은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에 8000억원을 지원했으며, 대한항공은 올해 3월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해 인수 및 운영 자금을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실사 작업도 진행 중이며, 3월 산은에 인수통합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다만 남은 변수는 공정위를 비롯해 국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다. 대한항공은 오는 14일까지 국내를 비롯한 해외 각국에 기업결합심사를 요청할 예정이다. 대한항공 측은 기업결합심사 통과에 대해 자신하고 있지만,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 당국의 기업결합심사가 연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선 기자 alread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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