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막증 여성의 가임력을 보존해 미래 임신을 준비하도록 하는 '난자 동결보존법'의 효용성에 대한 국내 연구진의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비정상적인 자궁내막 조직은 임신 능력을 떨어뜨려 불임을 유발하고 월경통, 성교통, 만성 골반통 등의 증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질환이므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방치하게 되면 점점 심해져 약물치료나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또한 난소에 생긴 자궁내막증으로 인한 혹, 즉 자궁내막종이 발생한 경우에는 난소기능의 감소에 따라 가임력 저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자궁내막종은 약물 치료만으로 완치되기는 어려워 혹을 제거하기 위한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문제는 자궁내막종 수술을 받게 되면 수술 후 난소기능이 더욱 저하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즉, 자궁내막종 수술 후에는 난소기능이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가임력이 저하되지만 이를 막을 수 있는 뚜렷한 대책은 없었다. 특히, 여성의 출산연령이 계속해 높아지다 보니 미혼의 자궁내막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먼저 연구를 위해 난소 자궁내막종이 있는 환자 중 난소기능이 저하돼 있고, 임신 계획이 있는 34명을 대상으로 총 50주기의 과배란 유도를 통해 난자를 채취하고 동결보존했다. 이렇게 가임력 보존을 시행한 후 자궁내막종 수술을 실시해 그 결과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연구 대상자의 수술 전 자궁내막종 크기는 평균 6.0㎝, 평균 나이는 30.7세였다. 난소기능을 나타내는 호르몬인 항뮬러관 호르몬(AMH)수치는 평균 1.85ng/mL로 나이에 비해 저하돼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주기 당 채취된 난자 수는 평균 6.3개, 동결보존된 난자 수는 자궁내막종이 한쪽에만 있는 경우 5.7개, 양쪽에 있는 경우는 4.1개로 확인됐다.
한 번의 채취로 충분한 수의 난자를 동결하지 못한 경우에는 두 차례, 또는 세 차례 반복하면서 난자 채취를 시행했는데, 반복해 채취를 했어도 채취된 난자의 수는 감소하지 않았으며 반복한 만큼 많은 수의 난자를 동결 할 수 있었다.
연구를 주도한 이정렬 교수는 "자궁내막종이 있는 여성은 난소기능이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높고 수술 후에는 더욱 감소할 수 있기 때문에 아직 미혼이거나 출산 계획이 있다면 수술 전 가임력 보존이 필요하다"며 "아직까지는 수술을 조심스럽게 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수술 전 난자 동결보존이라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산부인과 생식내분비 분야 저명 저널 'Reproductive Biomedicine Online' 5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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