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췌장암 두렵다면? 금연·금주·정기검진 필수

이규복 기자

기사입력 2020-04-08 09:45



서울 송파구에 거주 중인 L씨는 최근 뉴스를 통해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이 12% 이하로 암종 중 가장 낮다는 걸 알게 됐다. 췌장암 가족력이 있는 L씨는 어떤 검사를 해보면 좋은지, 어느 병원을 찾아야 할지 막막했다.

국립암센터 자료에 따르면 갑상선암은 5년 생존율이 100.2%으로 가장 높고, 뒤이어 전립선암, 유방암이 93.9%, 92.7%로 뒤따른다. 이는 매우 높은 수치다. 반면 낮은 생존율로 악명 높은 암 중 간암은 34.6%, 폐암은 28.2%, 췌장암은 단 11.4%에 불과하다.

이러한 사실들이 알려지면서 췌장암은 완치가 어려운 암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특히 암 발견 당시 이미 3기나 4기로 진행된 후의 늦은 진단이 많아 여명이 짧은 '불치병'의 이미지가 강하다. 이는 췌장암의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일반적인 건강검진으로는 발견하기가 무척 어렵기 때문이다. 췌장암의 주요 증상으로 복통과 소화장애, 갑작스러운 체중감소, 황달 등이 꼽히지만 소화기계 질환 증상과 비슷해 혼동된다. 흔히 시행하는 소화기계 검사인 위내시경으로는 췌장암을 발견할 수 없다.

L씨처럼 췌장암을 적극적으로 검진하고 싶다면 어떤 검사가 적절할까? 민트병원 이미징센터 김영선 센터장(영상의학과 전문의/복부 세부전공)은 "만성?급성췌장염, 가족력, 비만, 흡연자, 제2형당뇨병 등의 췌장암 고위험군의 경우 복부초음파검사 및 CT, MRI 등의 이미징검사가 권장된다"고 조언했다.

이보다 간단한 검사로 종양표지자 혈액검사(CA19-9)가 있으나 이는 보조용으로 정확도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복부초음파검사는 췌장암을 비롯해 간, 담도, 신장 등 다양한 복부 질환을 전반적으로 알 수 있지만 몸속 깊이 자리한 췌장 전체 모습을 파악하기는 어렵다.

CT와 MRI는 이중 가장 우수한 영상검사다. 하지만 비용 면에서 부담이 크고 이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을 찾아야 한다. 특히 CT검사는 방사선 노출 및 조영제 부작용 위험이 있어, 단순 건강검진만을 위한 CT검사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료진의 의견도 있다.

검진 목적으로 가장 적합한 것은 MRI검사다. CT검사보다 영상 화질이 우수하며, 조영제 부작용이 없거나 적고, 방사선 노출도 없기 때문이다. 극초기 암은 발견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현재 가능한 검사 중에서는 가장 우수한 방법으로 꼽힌다. 다만 MRI 검사가 가능한 병원이 적어 접근성이 낮고, 비용이 비싸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이에 검사시간과 비용을 낮춘 췌장 특화 비조영 MRI검사도 있다. 복부 전체가 아닌 췌장만을 집중 검사해 15분이면 충분하다. 건강검진을 목적으로 병변의 유무를 조영제 없이 촬영하며, 질환이 의심될 경우 조영제를 추가해 보다 세밀한 검사가 가능하다.


김영선 센터장은 "MRI는 건강검진 목적으로 매우 우수한 이미징검사 장비"라며 "비용의 부담이 다소 있지만 검사 목적에 따라 범위 조율이 가능해 특정 부위 검사를 원한다면 경제적인 비용으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MRI는 최신의 고해상도 장비일수록 영상 화질이 우수하며, 이를 판독하는 의료진의 경험도 매우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췌장암은 담배를 피우면 위험도가 약 2배 올라가는 것으로 보고되며 장기간 과음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가족력이 있으면 발병 위험도가 3~6배로 높아지고, 제2형당뇨병은 췌장암의 가능성을 크게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만성췌장염, 췌장낭종 병력도 췌장암 고위험군이므로 이에 해당된다면 초음파나 MRI를 활용해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또한 고위험군이 아니더라도 평소 식습관 관리와 적당한 운동, 금연?금주를 실천하는 것이 좋다.<스포츠조선 doctorkim@sportschso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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