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다아울렛 운영 모다이노칩, 갑질·상생 외면 잇단 논란 왜?

대표적 패션아울렛인 모다아울렛 운영사인 모다이노칩이 '납품업체에 대한 갑질'과 '상생 확약 불이행' 등 잇단 논란에 휩싸였다.

모다아울렛 운영업체들이 판촉비용 등을 납품업자에게 떠넘기는 등 갑질을 저지른 사실이 확인돼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받게 됐고, 첫 백화점인 '모다 부평점'은 골목상권 침해 문제로 주변 상인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2002년 대구점으로 첫 영업을 시작한 모다아울렛은 16일 충주점 오픈으로 전국 점포 수를 16개로 늘렸다. 이 중 대부분의 점포를 운영하는 모다이노칩은 최근 롯데백화점 부평점을 인수해 첫 백화점인 '모다 부평점'을 오픈하는 등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납품업자에 판촉비 등 떠넘기는 등 '갑질'…공정위 '철퇴'

모다아울렛의 '갑질'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철퇴를 맞았다.

공정위는 모다아울렛을 운영하는 모다이노칩과 에코유통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억 1700만원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고 10일 밝혔다. 모다아울렛은 2019년 3월 기준 대명화학그룹 소속사인 모다이노칩이 대전점 등 14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고 에코유통은 순천점을 맡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모다아울렛 운영 사업자들은 판매 촉진 행사 비용을 사전 서면 약정없이 납품업자에 떠넘기고, 상품 공급 계약서에 반드시 기재해야 하는 중요사항인 납품업자의 '매장 면적 및 위치'를 누락했다.

우선 2017년 9월과 11월 전 점포에서 가격 할인행사를 실시하면서, 사은품 비용(약 7200만원), 광고문자 발송비용(약 1100만원) 및 가격할인에 따른 비용(정상가격과 할인가격의 차액)을 사전 서면약정 없이 569개 납품업자가 부담하도록 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대전점은 2016년 3월~2017년 12월 실시된 11건의 판매촉진행사에서, 사은품 등 비용(약 200만원) 및 가격할인에 따른 비용을 사전 서면약정 없이 18개 납품업자가 부담하도록 했다. 그리고 2017년 6월~2018년 2월 진행된 5건의 판촉행사에서도 사전에 서면으로 약정하지 않은 매대, 헹거 등 집기 대여비용을 37개 납품업자가 추가로 부담하도록 했다. 대규모유통업법 제11조에 따르면, 대규모유통업자는 사전에 서면으로 판촉비용 분담 등에 관해 약정하지 않고 판촉비용을 납품업자에게 부담시킬 수 없으며, 판촉비 분담에 관한 약정 시 납품업자의 분담비율은 50%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

이외에도 모다아울렛은 2014년 5월~2017년 8월 41개 납품업자와 특약매입 방식의 상품공급 거래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서에 법정필수 기재사항인 납품업자의 매장 위치 및 면적을 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규모유통업자는 납품업자에게 계약체결 즉시 거래형태, 거래품목, 거래기간, (납품업자의) 매장 위치 및 면적 등 법정기재사항이 기재된 계약서면을 교부해야 한다'는 대규모유통업법 제6조를 위반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모다아울렛 운영사 2곳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에 대해 재발방지 명령 및 법위반 사실 통지 명령 등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억 1700만원(모다이노칩 3억 7700만원, 에코유통 40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가격할인 형태의 판촉행사의 경우 가격할인에 따른 정상 판매가격과 할인 판매가격의 차액이 판촉비용에 포함되며, 납품업자와 사전에 서면으로 판촉비용의 분담비율을 약정하되 분담비율이 50%를 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한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모다아울렛 관계자는 "공정위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추후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잘 살피겠다"고 말했다.

첫 백화점인 '모다 부평점'도 갈등…"무늬만 백화점" 지적도

최근 오픈한 모다이노칩의 '1호 백화점'도 업종 형태를 두고 전통시장 상인 등과 갈등을 빚고 있다.

모다아울렛 운영사인 모다이노칩은 지난 5월 자산운용사 마스턴과의 컨소시엄을 통해 롯데백화점 부평점을 인수했다. 리뉴얼을 거쳐 지난 7월 가오픈 이후 지난달 29일 정식 개장한 모다 부평점은 '실속형 백화점'을 내세워 대대적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오픈 전부터 불거진 골목상권 침해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지난 10일 모다아울렛규탄전국상인대책위는 부평구청을 방문해 모다 부평점의 약속 이행 촉구서를 전달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모다이노칩은 지난 7월 지역 상인들과의 상생을 위해 지하 1층, 지상1층 및 6층은 의류매장으로 MD구성을 하지않겠다는 확약서를 부평구청 경제 지원과에 제출했지만,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서 대대적 의류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등 확약 사항을 지키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당초 롯데백화점을 인수하며 기존 입점 브랜드를 유지하고 서비스도 백화점 수준으로 맞추겠다고 공언했음에도 실상은 '무늬만 백화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이와 관련 모다이노칩 측은 "현재 모다 부평점 해당 층에 입점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다. 빈 공간을 그대로 둘 수 없어 한시적 이벤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입점이 완료되면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해명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극심한 유통가 불황 속에서도 모다이노칩은 공격적으로 점포를 늘려가고 있다"면서, "몸집 늘리기에만 급급해 잡음이 계속 불거질 경우, 자칫 '상생 외면'·'갑질' 등 부정적 이미지가 강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소형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