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아스팔트 위를 한 무리의 사람들이 미끄러지듯이 질주한다.
일부는 춤을 추는 것처럼 우아한 팔 동작과 함께 리듬감 있는 스텝을 밟는다. 마치 역동적인 댄서의 움직임과 비슷하다.
스케이트보드의 일종인 롱보드(Longboard)는 말 그대로 긴 보드를 뜻하며, 젊은 층의 핫 아이템으로도 꼽힌다.
이에 동호회로부터 롱보드의 매력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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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이트보드는 194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퍼들이 파도가 약해 서핑을 할 수 없을 때 훈련 목적으로 보드에 바퀴를 달아 타기 시작한 것이 스케이트보드의 시초라는 것.
스케이트보드는 데크(판)의 크기와 모양에 따라 ▲스탠더드 스케이트보드 ▲롱보드▲크루저보드 등 3가지로 나뉜다.
이 가운데 스탠더드 스케이트보드는 주로 기술용, 롱보드는 장거리 주행 및 댄싱용, 크루저보드는 단거리 주행용 등으로 사용된다.
특히 롱보드는 스탠더드·크루저보드 보다 데크가 더 길고 넓어 균형 잡기가 쉽고 안정성이 높아 초보자들이 많이 선택한다.
'롱보드 여신'으로 불리는 고효주씨가 SNS와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댄싱 장면이 바로 롱보드를 타면서 촬영한 것이다.
나비가 춤을 추듯 간결하면서도 아름다운 고씨의 동작에 수많은 젊은 세대들이 환호했고, 이후 롱보드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동호회 '롱보드 비기닝'의 일부 회원들도 이같은 이유로 롱보드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몇몇 회원은 "고효주나 다른 댄싱 롱보더의 유튜브 영상을 보고 댄스 동작을 따라하고 싶어서 롱보드를 타게 됐다"고 말했다.
한 회원은 "흔히 크루저보드는 경차, 롱보드는 대형세단으로 비유하기도 한다"며 "그만큼 롱보드가 안정적이어서 입문자들에게는 제격"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출퇴근때 자전거 대신 애용", "다이어트를 위한 운동", "가족, 친구들과 같은 취미를 즐기기 위해" 등 롱보드를 즐기는 이유는 다양했다.
롱보드 비기닝을 이끌고 있는 김두진 대표(자영업)는 "젊은 층의 경우 유명 롱보더에 대한 동경, 기성세대는 어릴 적 품었던 스케이트보드에 대한 로망 때문에 롱보드를 타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롱보드는 여행과 동반하는 라이딩이 많다"면서 "여행을 통한 즐거움과 영상 촬영 등의 재미가 쏠쏠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6년 만들어진 롱보드 비기닝은 순수 동호회이며, 명칭대로 롱보드에 입문하는 회원들이 주로 모인 곳이다.
동호회는 연중 1회 정도 정기모임을 갖고 있으며 지역별 수시로 회원들이 모여 롱보드에 대한 정보 및 기술 등을 공유하고 있다.
500여명의 회원 가운데 남녀 비율은 4대 6 정도로 여성 회원의 수가 더 많으며 주연령층은 10~30대로 이뤄져 있다.
일반적인 롱보드의 폭은 9~10인치이며 무게는 대략 3~5㎏ 정도다.
길이는 40~50인치로 스탠더드 스케이트보드(30~33인치)와 크루저보드(26~32인치) 보다 훨씬 길다.
다만 댄싱용 롱보드는 자신이 세 걸음 정도 걸을 수 있을 정도 길이의 제품을 고르는 게 좋다.
대략 30만~50만원대 사이면 일반적인 롱보드를 구입할 수 있으며 비싼 제품은 수백만 원에 달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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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보드에는 여러 가지 스타일이 있는데 다운힐, 프리라이딩, 슬라럼, 댄싱 등 4가지 정도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다운힐은 경사진 비탈을 내려가는 것으로, 전문 선수들의 경우 최고 시속 100㎞ 이상의 속도를 내기도 한다. 이 때문에 전신 가죽 슈트, 헬멧 등 안전장비는 필수다.
프리라이딩은 다운힐과 비슷하게 내리막길에서 이뤄지지만 속도 보다는 회전, 장애물 회피 등을 구사한다.
슬라럼은 평평한 도로 위에 콘을 일정 간격에 맞춰 놓고 그 사이를 통과하는 스타일로 민첩한 회전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댄싱은 국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롱보드로, 대략 시속 20㎞의 속도로 주행을 하면서 춤을 추기 때문에 다리 근력과 균형 감각이 요구된다.
롱보드의 댄싱 퍼포먼스에는 180도·360도 스텝과 피터팬, 피봇, 샤빗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기초가 되는 180도, 360도 스텝은 몸을 각각 반바퀴, 한바퀴 돌리는 동작으로 발을 놓는 스텝이 변화한다. 피터팬 스텝은 발을 좌우로 꼬아가면서 밟는 방식이다. 또한 피봇은 주행 도중 보드를 살짝 띄워 반바퀴 돌린 뒤 스탠스가 바뀐 채 앞으로 진행하는 방식이고 샤빗은 피봇과 같이 살짝 점프를 하지만 스탠스를 바뀌지 않게 타는 것이다.
기술들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가벼운 라이딩을 하는 정도는 보통 하루면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이때 사고 예방을 위해 헬멧, 보호대, 장갑 등 안전장비 착용은 필수다.
롱보드 라이딩의 장점에 대해 김 대표는 "몸을 많이 움직이며 타기 때문에 엄청난 운동 효과가 있고 이로 인해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기술 한가지씩을 습득할 때 마다 느끼는 성취감과 쾌감은 최고"라며 "다양한 스킬을 구사하면 주위의 부러운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인싸(인사이더의 줄임말, 무리에 잘 섞여 노는 사람)가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비용적인 측면에서 청소년들에게는 부담스러운 면이 있는 것도 사실.
김 대표는 "보드의 가격과 바퀴 교체시 비용 등이 만만치 않기에 어린 친구들이 선뜻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도전할만한 가치가 있는 레포츠"라면서 "다만 모든 스포츠가 그러하듯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동호회원들은 "가격이 지나치게 저렴한 브랜드의 보드는 쉽게 망가지고 이로인해 다칠 수 있으니 모두가 인정하는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걷기도 전에 뛰려고 하는 친구들이 종종 있는데 스킬은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동호회는 국내 롱보드 환경에 대한 아쉬움도 전했다.
김 대표는 "스케이트보드는 나름 엑스게임장 등이 있지만 롱보드는 탈 수 있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편"이라며 "롱보더들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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