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 함량 의무 표시 대상을 시중에 판매되는 가공음료에서 커피전문점 음료까지 확대하기로 한 정부의 개선안 마련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빽다방 '원조커피'가 '고카페인 논란'에 휩싸였다. '원조커피'를 마신 후 카페인 과잉 섭취로 인한 부작용을 겪었다는 일부 소비자의 불만이 온라인 등에 올라오면서, 커피전문점의 카페인 함량 표시 의무화에 대한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또 최근엔 한 커피전문점 아르바이트생이 '시험기간이 돌아왔으니 알려드린다'며 SNS에 올린 글이 1만7000회 이상 공유되며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다. 빽다방에서 팔리는 '원조커피'의 카페인 함유량에 대한 글로서, 이 아르바이트생은 '원조커피'에 고카페인 커피우유로 알려진 'GS25의 스누피 커피우유'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카페인이 들어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번에 논란의 대상이 된 빽다방 '원조커피'의 경우 카페인 함량이 뜨거운 음료 기준 538.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성인 최대 일일섭취권고량 400㎎, 청소년 최대 일일섭취권고량 125㎎을 가뿐하게 넘는 수치다. 시판되는 커피음료(1캔(병), 88.4mg)·에너지음료(1캔, 58.1mg)의 평균 카페인 함량보다도 훨씬 높다. 청소년은 물론이고, 성인이라도 카페인에 예민한 사람이라면 한 잔만 마셔도 평소와 다른 신체적 반응을 경험할 수도 있다.
카페인은 과잉 섭취할 경우 불면증, 행동불안, 정서장애, 가슴 두근거림, 혈압 상승, 빈혈, 성장저해를 유발할 수 있다. 식약처는 식품 표시기준을 통해 카페인 함량이 ㎖당 0.15㎎ 이상인 고카페인 액체 식품에 '고카페인 함유' 문구와 '총카페인 함량'을 의무적으로 표기하도록 했다.
현재 스타벅스, 이디야커피 등 일부 커피 프랜차이즈는 자발적으로 홈페이지와 매장 메뉴판 등을 통해 카페인 함량을 공개하고 있지만, 빽다방은 홈페이지와 매장 메뉴판 등에서 관련 내용을 찾아볼 수가 없다.
이와 관련 빽다방 측은 "기본적으로 가맹본부와 매장에서는 문의시에 카페인 함유량을 말씀드리고 있디"는 말만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정확한 수치는 아닐 수 있다는 답변을 보내와 더욱 빈축을 사고 있다. "538.5mg이라는 카페인 함량은 레시피가 여러번 변경됐던 '원조커피'의 최초 카페인 함량 데이터"라는 빽다방 측은 "같은 원재료임에도 추출방식, 레시피에 따라 카페인 함량이 달라질 수 있고, 같은 레시피라 하더라도 4차례 진행했던 관능테스트에서 카페인 함량의 편차가 컸기 때문에 이번 카페인 함량 기사를 기점으로 보다 정확한 수치를 다시한번 알아보기 위해 현재 해당 음료를 공신력 있는 기관에 카페인 수치 검사를 의뢰해놓은 상태"라고 주장했다.
즉, 소비자 입장에선 고객센터나 매장에서 문의를 해도 현재로선 실제 함량을 안내받을 수 없는 상황인 것. 또한 총카페인 함량을 매장 메뉴판에 공개한다든지, 청소년 경구 문구를 삽입할 계획 등에 대해서는 "카페인 함량이 공유되는 대로 업데이트 하여 소비자들에게 안내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그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서는 고민 중"이라는 답을 보내왔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매장 수 상위 커피전문점(15개) 및 편의점(5개)에서 판매 중인 테이크아웃 원두커피 36개 제품의 카페인 함량 및 표시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메리카노 커피 중에서 ㎖당 카페인 함량이 가장 높은 곳은 파스쿠찌(0.74mg)였이다. 커피빈(0.65mg)이 뒤를 이었다.두 곳 모두 커피 한잔당 카페인 함유량이 각각 202mg으로 알려졌다.
콜드브루의 경우 ㎖당 카페인 함량이 가장 높은 곳은 엔제리너스(1.41mg)였다. 디카페인 커피 3개 중 1개 제품에서는 카페인이 검출됐다. 해당 제품은 탐앤탐스커피의 디카페인 커피로 25mg이 검출됐다. 카페인에 취약한 소비자를 위해 판매되고 있는 디카페인 커피는 카페인이 전혀 함유되지 않은 제품이라 오인할 소지가 있어 정확한 정보 제공 및 품질관리 노력이 필요하다고 소비자원은 지적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 피해예방 및 알권리·선택할 권리 보장을 위해 아메리카노·콜드브루 커피 등에 함유된 카페인 함량을 매장 내 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임산부·청소년 등과 같이 카페인에 취약·민감하거나 커피 외에 초콜릿·콜라·녹차 등과 같이 카페인이 함유된 식품을 즐겨먹는 소비자들은 제품의 카페인 함량을 고려해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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