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공정위, 공급원가 ·마진 공개에 프랜차이즈업계 긴장…헌법재판소 효력정지 신청 기대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19-05-07 08:16


프랜차이즈 본사의 공급원가와 마진 공개를 앞두고, 업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매년 정보공개서가 개정되지만, 지난해 가맹사업법 시행령이 개정돼 정보공개서 중 재료 공급가격과 관련된 민감한 내용이 추가되면서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생존권 위협' 등의 이유를 내세운 본사들은 영업비밀 침해라고 반발하면서 헌법소원까지 냈으나, 공정위는 가맹점주의 권익을 위해 마땅히 공개돼야 할 정보라고 맞서고 있다.

6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프랜차이즈업계의 정보공개서 변경 등록이 마감됐다. 정보공개서란 예비창업자들이 가맹계약 체결전 필요한 각종 정보를 담은 문서를 말한다. 그동안 정보공개서에는 재료 공급가격 등과 같은 민감한 내용은 담겨있지 않았다. 영업비밀을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그런데 올해는 달랐다. 공정위가 올해 프랜차이즈업체의 정보공개서 등록 과정에서 공급원가 등의 내용을 담을 것을 법제화했기 때문이다. 가맹갑질 차단을 위한 일환에서다.

변경된 정보공개서 등록 대상은 연간 매출이 5000만원 이상인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다. 프랜차이즈업체 특성상 최소 2~3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모든 프랜차이즈업체에 해당한다. 지난해 말 기준 정보공개서를 등록한 전국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4882개사였고, 올해는 5700여곳으로 전망된다.

공정위는 1~2달 가량 접수된 프랜차이즈 본사의 정보공개서에 흠결이 없는지는 심사한다. 심사를 통과한 정보공개서는 창업 희망자들에게 공개된다.

그러나 정작 공개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등과 함께 공급원가 공개만은 막겠다는 입장이다. 헌법재판소에 공급원가가 포함된 정보공개서 변경과 관련해 헌법소원과 효력정지 신청을 제기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이하 협회) 측은 "헌법재판소에 공급원가 관련 효력정지 신청을 했지만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현재 과태료 때문에 가맹 본사들이 정보공개서를 접수하긴 했지만 헌법재판소 결과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협회가 헌법소원까지 낸 것은 바뀌는 정보공개서의 내용 중 공급가격과 관련한 민감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필수 품목(매출 상위 50%)의 최근 1년간 공급가 상하한선이 포함됐다.

치킨 프랜차이즈점의 경우 가맹본부가 닭고기를 가맹점에 공급하는 가격의 상하한가가 공개된다고 생각하면 이해하면 쉽다.

프랜차이즈업계는 핵심 재료의 공급가격은 영업비밀에 해당하며, 상하한가를 공개한다고 돼 있지만 최근 1년간 가격변동이 없는 재료는 결국 가격이 고스란히 노출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가맹점주들 또한 재료 원가 공급에 대해 우려감을 표하고 있는 분위기다. 핵심 재료의 공급가가 노출되면 소비자들이 소비자가격과 핵심 재료의 가격 차만 놓고 불만을 제기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커피 전문 프랜차이즈 한 가맹점주는 "가게 임대료와 마케팅 비용, 유무형의 노력 등이 반영돼서 커피 가격이 결정된다"며 "원두 공급가가 공개되면 나오면 소비자들은 다른 것은 생각 안 하고 '원두 값은 얼마인데 커피 가격이 비싸냐'는 식의 원망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업계 목소리에 대해 공정위는 "기우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정보공개서는 창업 희망자에게 비밀유지를 전제로 공개되는 것으로 일반인이 알기 어려운 정보라는 것이다.

공정위는 해당 내용은 영업비밀이 될 수 없다고도 주장한다. 공정위 측은 "공급가격은 가맹본부가 납품업체로부터 해당 품목을 구입해 온 가격이 아니라 가맹점에 판매한 가격을 의미한다"며 "가맹본부의 영업비밀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맞서고 있다. 공정위 측은 "정보공개서는 '가맹사업거래' 홈페이지에 등록돼 일반에 공개되기도 하지만 이 사이트에서는 가격 등 민감한 정보는 블라인드 처리된다"며 "국내 프랜차이즈는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게 물품을 공급하면서 차액을 챙기는 방식이지만 유통구조가 너무 불투명한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예비 창업자 입장에서 핵심 재료가 얼마에 공급되는지 여러 업체 중 비교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가맹본부의 공급가격도 경쟁으로 인해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재료 공급가격과 관련해 기존 입장 고수 방침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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