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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농수축산물 피해 확산…추석물가 들썩 가계부담 증가 우려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18-08-16 08:21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인해 하반기 물가 인상에 따른 가계부담이 증가할 전망이다. 당장 한달여 가량 앞둔 민족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주요 식자재 등의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무더위로 인해 농축산물 피해가 확산되며 수급에 차질이 발생, 가격 급등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폭염으로 인한 전국의 농작물 피해 면적은 2334.8㏊에 달한다. 2334.8㏊는 축구장 3335개를 합쳐 놓은 크기다. 이중 추석 제사상에 오르는 사과, 포도 등 주요 과수농가의 피해가 1105.8㏊로 가장 크다. 농가는 한창 과실이 커질 시기에 열과, 낙과 등의 피해로 정상적인 출하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수급이 부족하면 가격이 오르기 마련이다.

부산반여농산물도매시장에서 거래되는 사과 10㎏의 도매가는 3만1000∼3만4000원으로 전년 대비 30.8%가 올랐다. 수박은 8㎏ 가격이 2만7437원으로 평년 대비 68.8%, 전월 대비 79.5%가 증가했다.

채소류의 사정도 비슷하다. 고랭지 배추 주산지인 강원 태백과 강릉은 출하량이 뚝 떨어져 배추 10㎏당 평균 도매가가 2만원 후반에서 3만원 선으로 평년(1만500원)대비 42%가량 높아졌다.

폭염에 배추 속 수분의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 녹아버리는 꿀통 현상이 발생한 탓이다. 최근 50%가량 가격이 오른 무는 이맘때면 남자 성인 팔뚝만큼은 돼야 할 뿌리가 당근 크기 정도밖에 자라지 못했고, 그나마 5개 중 1개꼴로 물렁물렁해져 먹을 수 없는 상태라는 게 산지 농가들의 설명이다.

수확 철에 접어든 감자의 경우는 폭염으로 생육이 부진해 예년 수확량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국내 고랭지 감자 생산량의 35%를 차지하는 강원 평창지역의 감자 생산 농가는 3.3㎡당 10㎏은 나와야 할 감자가 올해는 5㎏ 정도에 불과하다.

올가을까지 감자 가격 인상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무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폐사한 가축이 급증하면서 축산물 가격도 심상치 않다. 행안부에 지난 13일까지 집계된 가축 폐사 피해는 전국에서 544만마리에 이른다. 밀집 사육 등으로 더위에 취약한 닭이 505만9000마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해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폐사한 닭 631만9000마리의 80%에 해당하는 수치다.

닭의 폐사로 인해 닭값은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육계(중품) 1㎏당 소비자 가격은 5190원으로 전월 대비 397원(8.2%)이 올랐다. 올해 닭 소비자 가격이 5000원대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육계 농가들이 AI 발생 이후 오랜 기간 닭을 사육하지 못한 것을 만회하고자 지난해부터 생산량을 부쩍 늘려 가격 안정세가 이어졌지만, 최근 폭염으로 폐사가 급증하면서 예상하지 못한 가격 오름세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폭염으로 인해 돼지(2만1000마리) 등 다른 가축의 폐사량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농축산물 가격은 다른 물가지표와 달리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 정도가 가장 높은 분야다. 특히 인위적인 물가 조절이 쉽지 않아 지속기간이 길다. 정부차원의 생활물가에 대한 관리에 대한 대책 마련이 어느때 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과실류나 엽채류의 폭염 피해 정도를 고려하면 수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당분간 가격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추석 때까지 남은 기간 농축산물 수급 안정에 힘쓰는 한편 폭염 장기화에 따른 대처상황을 수시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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