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에 변화가 예상된다. 시장이 포화단계에 접어들면서 글로벌 제조사들이 기존 제품만으로는 생존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글로벌 최대 시장인 중국과 북미 시장은 사상 처음으로 역성장세를 보였다. 제품의 품질력 향상과 내구성 개선 등으로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교체 주지가 길어지고 있어 출하량도 줄고 있다. 인도 등 신흥국가를 중심으로 중저가폰 판매량은 늘고 있지만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상태다. 업계는 이미 내년부터 서비스가 시작되는 5G와 폴더블폰, 인공지능(AI) 기술 등 차세대 혁신기술을 도입해 변화를 꾀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든 것은 소비자의 구매 패턴 변화에 있다. 기존 제품들의 내구성과 기술 격차가 줄어들며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늘어났다. 중저가폰의 경우 더욱 그렇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중저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판매량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일단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시장 변화에 발맞춰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을 위주로 시장을 공략하거나 프리미엄 제품에 적용됐던 기술 적용 모델을 중저가폰으로 확대하며 생존경쟁을 펼치고 있다. 애플이 대표적이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X(텐)를 출시하며 초고가 스마트폰 시대를 열었다. 판매 대수는 줄었지만 매출, 이익만큼은 높았다. 아이폰의 ASP(평균판매단가)는 고가 아이폰 정책에 힘입어 797달러로 전년보다 15%나 상승했다.
화웨이, 샤오미, 오포 등 가성비를 앞세워 성장해온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중국, 인도 시장에서 중저가폰 물량 공세를 계속하는 동시에 고가폰 시장에도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화웨이는 자사 첫 인공지능(AI) 스마트폰 'P10'을 내놨고 샤오미도 구글과 협력해 안드로이드폰을 속속 출시하면서 프리미엄폰 시장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변화에는 한계가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 및 제품의 기술격차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시장 창출 여부가 성장 경쟁력이 될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이 같은 점에 주목해 5G 스마트폰과 폴더블폰, 인공지능(AI)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스마트폰의 고사양화로 사용자들에게 스마트폰 간 경험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5G 서비스가 시작되는 2021∼2022년부터 5G 단말기의 교체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화면이 접히는 폴더블폰의 등장은 대화면 폰의 약점인 휴대성을 대폭 개선하면서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그동안 중장기적으로 폴더블 OLED 탑재 등 첨단 기술 기반 스마트폰으로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해 갤럭시노트8 출시 간담회에서 "2018년 폴더블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넘어야 할 장애물을 확실히 넘을 때 제품을 내놓으려고 철저히 파헤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 LG전자, 화웨이 등도 폴더블폰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폴더블폰 출시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5G와 AI 서비스 경쟁력 강화가 판매량과 연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IT업계 관계자는 "폴더블폰이 가져올 시장변화의 폭이 가장 크지만 제품 양산되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제품화 시기 예측이 어렵다"며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우선 소비자 체감도가 높은 5G와 음성비서 서비스 및 AI 관련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경쟁력으로 내세워 시장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