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25% 선택약정 할인 시행 4개월…10명중 7명은 20% 할인에 그쳐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18-01-08 07:12


정부가 가계 통신비절감 일환으로 지난해 9월 시행한 '25% 요금할인(선택약정)할인' 이용자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대부분 기존 약정에 묶여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 요금할인은 아직까지 신규가입자만의 혜택에 불과하다.

기존 20% 요금할인 이용자의 경우 기존 약정 기간이 만료되기 이전까지 25% 요금할인을 이용하려면 위약금이 발생한다. 5만9000원 요금제를 이용할 할 경우 25% 요금할인을 이용하면 월 3000원씩 절약을 할 수 있지만 부담해야할 위약금과 금액이 비슷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설사 요금 변경을 한다고 하더라도 변경 절차가 번거롭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부분 기존 약정 할인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25% 요금할인제가 보편화되기까지는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7일 이동통신업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15일 25% 요금할인 시행 이후 25% 요금할인요금 가입자 수는 566만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요금할인 가입자 수가 지난해 12월 15일 기준 총 1818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1300만명 가량은 여전히 20%요금할인제를 이용하고 있다. 약정요금할인 고객 10명중 7명은 여전히 20% 할인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20% 요금할인 이용자수가 많은 이유는 대부분 남은 약정이 많아 25%요금할인제로 갈아타지 못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직접 신청해야 하는 절차가 번거로워 20% 할인에 머물러 있는 가입자도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의 요금할인 가입자의 수는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의 프리미엄 단말기 출시로 상당히 많았다. 프리미엄폰 출시가 예년보다 많지 않았다면 20% 요금할인에 묶여있는 가입자 비율은 더욱 높았을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25% 요금할인 시행 이후 LG전자의 V30, 아이폰8, 아이폰X(텐) 등 고가폰이 줄줄이 출시돼 가입자 수는 빠르게 늘었다. 이들 제품 구매자의 90% 이상은 할인 혜택이 적은 지원금 대신 25% 요금할인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저가 요금제·단말기에서도 25% 선택약정할인 혜택이 기존 지원금 혜택보다 커지면서 가입자수 증가를 이끌었지만 고가의 프리미엄스마트폰 구입자들이 25% 요금할인을 더욱 선호했다.

업계 관계자는 "25% 요금할인 가입자의 대다수가 새로 단말을 사며 가입한 고객들"이라며 "기존 가입자 중 25% 요금할인으로 갈아탄 고객들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20% 요금할인 가입자가 기존 약정을 유지하는 곳은 재약정에 따른 부담감이 크기 때문이다. 25% 요금할인을 받으려면 다시 1년이나 2년 약정을 맺어야 한다. 단말 교체를 앞둔 고객의 경우 약정 기간이 늘어나면 기존 혜택분을 반납해야 새로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은 셈이다. 기존 약정 만료시기를 고려하면 이르면 2018년 말, 늦으면 2019년 초부터 전체 요금할인 가입자가 25% 할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25%요금할인 이용자수의 목표를 1900만명으로 정한 상태다. 과기정통부 측은 "이미 전체 신규 가입자의 절반 이상이 요금할인을 택하고 있는 등 제도시행 효과가 빠르게 안착하고 있어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동통신사가 잔여 약정기간이 6개월 이하인 기존 20%요금할인 가입자에게 위약금 없이 25%요금할인 전환을 허용하는 등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과기부의 목표치인 1900만명이 25%요금할인을 이용하게 되면 가계통신비는 1조원 가량 절감이 가능하다.

그러나 일부 시민단체는 선택약정 할인을 넘어 가계통신비 절약 정책에서 소외되는 이들이 생겨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25% 요금할인은 소비자가 선택해야 혜택을 받는 구조로 선택에서 소외되는 이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보편요금제 등 향후 통신 정책은 모든 국민이 차별 없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점에 초점을 맞춰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