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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첫 궐련형 전자담배 '릴', 유해성 검증 논란 '찜찜'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17-11-08 10:48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릴'이 첫선을 보이자마자 유해성 검증 논란에 휩싸였다.

KT&G측은 정확한 데이터 없이 "현재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라고만 밝히고 있어 소비자들은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일각에서는 유해성 검증을 거치지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출시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함께 궐련형 전자담배의 세금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KT&G가 '릴'의 전용담배인 '핏'의 가격을 4300원으로 확정함에 따라 기존 판매업체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앞서 궐련형 전자담배를 출시했던 한국필립모리스와 BAT코리아는 세금 인상 결과와 릴의 출시 가격을 지켜본 후 인상폭을 결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KT&G가 릴의 전용담배인 핏의 가격을 필립모리스 아이코스의 '히츠'와 BAT 글로의 '던힐 네오스틱'과 똑같은 가격으로 책정함에 따라 외국계 업체들은 가격인상에 대해 부담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궐련형 전자담배는 국내에서 약 5000만갑 이상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담배시장 점유율로는 약 3% 내외이다.

KT&G '릴' 유해성 검증 논란…"임상시험 진행중"

KT&G는 7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디어간담회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을 선보였다.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출시에 대해 업계는 미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는 "시장이 확대된다는 점에 있어서 고무적이고 환영할만한 일"이라는 것이 표면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속내를 보면 '이해할 수 없는 행보'라는 의구심도 있다.

가격이슈 만큼이나 KT&G 릴의 유해성 검증 여부가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KT&G는 "자체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일반 담배에서 나오는 여러 유해 물질이 상당부분 저감되는 사실은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해성 여부 검증 실험을 실시했는가란 질문에 KT&G 관계자는 "현재 임상 시험이 진행 중에 있다"면서 "향후 특정 기관에서 인증이나 검증해야 하는 등의 규정이 정해지면 이를 바로 시행하고 공개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출시한 한국필립모리스와 BAT코리아가 자체 연구센터에서 실험한 자료를 공개하며 유해성이 일반담배에 비해 현저히 낮아진다는 점을 강조한 것과는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기존 업체들은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을 들여 본사의 연구센터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실험을 거쳤는데 KT&G는 그런 검증없이 제품을 출시하는게 정당하냐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품 개발 과정에서 무수한 실험과 검증을 끝냈고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에 비해 덜 유해한다는 결과를 도출했다"면서 "국내 1위 업체인 KT&G가 납득할만한 데이터 없이 단순히 유해물질이 저감됐다고 밝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국내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점차 커지게 되자 KT&G가 너무 성급하게 판매에 나선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든다"면서 "가장 중요한 제품 자체의 품질과 유해성 검증 언급없이 서비스와 기기 편의성만 갖고 판매전략을 삼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KT&G는 "이미 수년전부터 변화하는 담배시장의 트렌드를 분석하고 신형 전자담배 등 다양한 제품의 연구개발에 힘써왔다"며 성급한 판매라는 지적을 반박했다.

가격에서는 KT&G의 '승'…기존 판매업체들 '당황'

릴은 한 번 충전으로 20개비 이상 사용이 가능하며, 손 안에 쏙 잡히는 컴팩트한 크기와 90g의 가벼운 무게로 휴대성을 높였다고 KT&G는 설명했다.

전자기기인 '릴'의 권장 소비자가는 9만5000원이며, 릴 공식 홈페이지에서 성인 인증 후 회원 가입시 할인 코드(2만7000원)를 발급 받으면 6만8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릴은 13일부터 16일까지 나흘간 서울지역 GS25 편의점에서 예약 접수를 진행한 후, 20일부터 핏과 함께 정식 발매된다. 이에 앞서 13일부터는 서울지역 GS25 일부 판매점에서 한정 수량으로 두 제품의 시범 판매가 진행된다.

KT&G에 따르면 릴 전용 담배인 '핏(Fiit)'은 차세대 전자담배에 최적화됐다는 뜻으로 세계 첫 캡슐형 담배제품이다, '핏 체인지(Fiit CHANGE)'와 '핏 체인지 업(Fiit CHANGE UP)' 2종류로 출시되며 가격은 갑당 4300원이다.

앞서 필립모리스가 출시한 아이코스의 '히츠'와 BAT 글로의 '던힐 네오스틱'과 똑같은 4300원에 책정된 것이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세금 인상을 앞두고 제품 가격 인상을 저울질 하던 한국필립모리스와 BAT코리아로서는 부담스런 상황이다.

이날 KT&G는 세금인상에 따른 제품가격 인상에 대해 현재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임왕섭 KT&G 제품총괄 상무는 "세금이 오를 것으로 예측이 되기 때문에 추후 제품가격 인상은 검토하겠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다소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제품인상에 대한 공은 한국필립모리스와 BAT코리아로 넘어간 셈이다.

일각에서는 양사가 미래 시장 확장을 위해 세금인상과 관계없이 가격을 기존 4300원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가격을 올리게 될 경우 국내에서 '개척'해 온 궐련형 담배시장을 자칫 KT&G에 빼앗길 수 있다는 위험부담도 있기 때문이다.

양측은 "가격 인상에 대한 내부논의가 계속되고 있으며 세금 조정이 확정된 후에나 입장을 정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KT&G의 가격정책에 대해서는 약간 당황스럽다"고 전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궐련형 전자담배는 올해 5000만갑 이상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2000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앞서 한국필립모리스는 올해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아이코스의 국내 점유율은 2.5% 수준이며, 서울 지역 점유율은 5% 이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BAT코리아도 정확한 수치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점점 판매량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왼쪽부터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릴'과 전용담배 '핏',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와 전용담배 히츠, BAT코리아의 '글로'와 전용담배 던힐 네오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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