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한글날을 맞아 외래어나 한자어 사용을 최대한 배제한 순우리말로 기내방송을 실시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애경그룹 계열의 제주항공(대표이사 최규남)이 한글 반포 571돌을 맞은 올해 한글날에는 아예 객실 기내방송문 전체를 국립국어원의 도움을 받아 고쳤다.
승객들에게 정확하게 정보를 전달하고, 문장구조가 잘못된 사례를 수정함으로써 우리말을 바르게 사용하자는 취지이다.
또 '전자기기의 사용이 가능합니다'를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로 수정하고, '이·착륙하는 비행기가 많아'는 '뜨고 내리는 비행기가 많아'로 고치는 등 주어와 서술어의 의미상 호응이 이루어지지 않는 표현들을 문법에 맞게 수정했다.
불필요한 형용사나 부사의 사용도 줄이거나 바른 표현으로 수정했다.
'여러분들의 넓은 양해를 부탁 드립니다'는 '넓은'을 삭제하거나 '너른'이라는 표현을 쓰도록 했으며, '여러분을 더욱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는 표현은 '더욱'을 빼 간결하게 문장을 다듬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2008년부터 한글날을 전후해 우리말 기내방송을 하는 동안 단순한 이벤트로 그치는 것이 아닌 근본적으로 우리말을 바르게 쓰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항공은 올해도 한글날인 10월9일부터 31일까지 국내선과 국제선 모든 항공편 기내에서 순우리말로 바꾼 기내방송을 실시한다.
이를테면 이륙과 착륙은 각각 '날아오를 때'와 '땅에 내릴 때'로 표현하는 등 우리말로 표현이 가능한 한자어와 외래어를 뺐다.
그리고 '비행기'는 '나는 기계'라는 말을 풀어 '날다'와 기계 또는 장치를 뜻하는 우리말 '틀'을 합성해 '날틀'로 표현했다. 이밖에 '여행'은 '나들이', 제주항공을 소개할 때 쓰는 '신선한' 등의 꾸밈말은 새롭고 산뜻하다는 뜻을 가진 '새뜻한' 등으로 바꿔 방송한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