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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로이드 성분을 미필적 고의로 함유한 화장품이나 한약을 내놓았다가 패가망신한 제약사나 한의원이 제법 있었다. 그만큼 스테로이드는 효과가 강력하고 매력적이다. 스테로이드는 먹거나 바르면 즉각 진통·소염 효과가 나타나 그 부작용을 잘 모르던 시절엔 '명약'으로 꼽혔다.
거의 모든 병원에서 '약방의 감초'처럼 처방되는 탓에 한 때 오남용이 심각했고 지금도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 상당수 환자는 '중독'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부작용을 안고 산다.
대표적인 스테로이드 부작용 중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피부위축, 모세혈관 약화, 안면홍조, 지방괴사, 지방부종, 다모증이 있다. 골다공증과 건(힘줄)·인대의 약화나 손상, 면역력 저하와 이에 따른 감염과 염증, 미주신경반응 이상, 쿠싱증후군, 혈당상승과 이에 따른 당뇨합병증, 소화기궤양, 생리불순 등도 초래한다.
스테로이드는 세포간 신호전달을 차단하기 때문에 하루 또는 월 단위로 순환하는 생체 바이오리듬을 교란한다. 특히, 통증과 염증이 일어나는 루트를 원천 봉쇄하기 때문에 인체가 둔감해져 통증과 염증에 대한 자정기능을 잃게 된다.
최세희 연세에스병원 원장은 "스테로이드에 중독된 사람을 아프기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며 "디톡스와 영양주사요법이 그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영양주사요법이란 독이 빠져나간 곳을 비타민과 미네랄 등 영양물질로 채워주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내과의사 존 마이어스가 고안한 정맥영양주사요법인 '마이어스 칵테일'이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고용량의 비타민 C, 비타민 B5·B6·B12, 마그네슘 수액에 환자의 증상이나 필요에 따라 셀레늄 등 특정 비타민이나 미네랄을 추가한다. 이는 유해물질의 해독, 만성피로, 운동으로 인한 근육통 해소, 스트레스와 불면증 완화 등에 도움을 준다. 처음에는 주 1~2회 4주간 주사를 맞다가 이후엔 월 1~2회로 줄이는 게 권장된다.
최세희 원장은 "경구섭취와 달리 주사를 통해 영양물질을 공급하면 스테로이드나 독소에 의해 부분적 혹은 전체적으로 파괴된 소화기관이나 간을 거치지 않고 파괴된 부위에 고농도로 흡수되기 때문에 중독탈출 효과가 빠르다"고 설명했다.
일명 '연예인 주사'로 불리는 신데렐라주사나 '비욘세 주사'란 별명을 가진 백옥주사도 디톡스 영양주사로 볼 수 있다.
최근 등장한 줄기세포치료도 스테로이드 중독 해소에 도움이 된다. 줄기세포가 건강한 세포를 분화 및 증식시키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손상된 조직과 세포의 부활을 기대할 수 있다.
연세에스병원 리네이쳐클리닉은 ▲개인별 맞춤형 디톡스 프로그램 설계 ▲하이드로온열테라피와 디톡스차(茶) ▲장 청소 ▲천연 약제를 활용한 세포활성화 등 4단계로 스테로이드 중독탈출을 돕는 '리네이처 디톡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