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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업계, 국내외에서 '3중고'… 황금알 낳는다더니 애물단지로 전락?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7-08-02 07:22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던 면세점업계가 국내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심지어 '애물단지'로까지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그동안 면세점은 사업권만 따내면 '대박'이라고 여겨졌지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대폭 감소하며 실적 악화로 이어졌고, 특혜 선정 의혹까지 일면서 일부 면세점은 특허가 취소될 위기에 놓였다. 이에 면세점별로 생존을 위해 온갖 방법을 짜내고 있지만 상황이 좋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돌파구로 여겨졌던 해외사업까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15일 중국 정부가 사드 배치 보복 일환으로 한국 관광상품 판매 중단을 지시한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해 면세점들은 매출에 큰 타격을 받았다. 실제로 3월 중순 이후 롯데와 신라 등 주요 면세점 매출은 최대 30% 감소했고, 면세점업계 전체 피해액은 60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은 12조2700억원에 이르렀지만 올해는 전년 대비 14% 감소한 10조5000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국내 면세점 연매출이 실제로 감소한다면 이는 14년 만에 처음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시내면세점은 서울 기준으로 2014년 6개에서 지난해 12월 13개로 2배 이상 늘어났다. 면세점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방문객은 줄고 공급자는 급증함에 따라 말 그대로 '레드오션'이 되고 만 것.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11일 감사원은 '면세점 사업자 선정 추진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한화갤러리아와 두타면세점, 롯데면세점 등이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 조사 결과 특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특허 취소까지 갈 수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공멸 위기감이 팽배하자 면세점업계는 생존을 위한 몸부림에 한창이다. 지난해 300억원대 적자를 냈고 1분기에도 100억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한 두타면세점은 심야영업 중단에 이어 5월부터 2개층을 축소하는 구조조정에 나섰다. SM면세점도 사정은 비슷하다. 올 1분기 80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4월부터 매장 규모를 축소해 운영하고 있다. 또 한화갤러리아가 최근 제주공항 면세점 운영권을 반납하면서 면세사업 축소 움직임에 시동을 건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라고 상황이 나은 것도 아니다. 이들은 그동안 시장 다변화와 사업 확장을 위해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섰다. 그러나 글로벌 면세기업들과의 경쟁이 치열하고 자국 면세점 보호 경향도 나타나고 있어 시장 개척이 만만치 않다. 또한 해외 사업은 수익성이 떨어져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3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공항 면세점 영업을 종료했다. 지난 2012년 1월 31일 개장한 자카르타 공항점은 롯데의 첫 해외 면세점이지만 계약 만료로 문을 닫게 된 것.

롯데면세점은 자카르타 공항점 폐점으로 해외매장이 자카르타 시내점, 괌 공항점, 일본 간사이공항점, 도쿄 긴자점, 베트남 다낭공항점, 태국 방콕점 등 6곳으로 줄어들게 됐다. 지난해 롯데면세점은 해외에서 약 1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렸지만 49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싱가포르 창이공항, 마카오 공항, 태국 푸껫, 일본 도쿄에서 면세점을 운영 중인 신라면세점은 올 연말에는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면세점을 오픈한다. 신라면세점은 국내 면세사업자 가운데 해외 매출이 가장 많다. 지난해 해외에서 5000억원의 규모 매출을 올린 것. 그럼에도 여전히 적자다. 해외 영업 손실은 2015년 601억원에서 지난해 376억원으로 감소했다.

면세점 업계의 고전이 계속되자 업계에서는 이번 위기를 기회 삼아 체질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총체적 난국에 빠진 국내 면세점을 살리려면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를 줄이고 일본·동남아 등 다른 지역 관광객들 유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또한 해외 사업을 확대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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