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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또는 저가…수입차 시장 '양극화' 뚜렷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17-05-25 08:13


국내 수입차 판매 시장에 고가 또는 저가 판매가 증가하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대당 가격 3000만~7000만원대 차량의 판매가 주춤한 가운데 3000만원 미만의 저가 모델 또는 1억원 이상의 고급 차량 판매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수입차협회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4월) 가격 3000만원 미만인 수입차의 판매량은 2960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1.0%나 늘었다.

또한 1억원이 넘는 고급 수입차도 올해 1분기 8167대가 팔려 작년 같은 기간보다 41.2% 증가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벤츠·BMW 등의 '고급화' 전략과 다른 수입차 브랜드들의 '대중화' 마케팅이 양극화 현상을 불러온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닛산 알티마


고가 또는 저가…수입차 시장 '양극화' 뚜렷

'저가 수입차' 판매가 많이 늘어난 데에는 닛산 알티마가 크게 기여했다. 수입 중형 세단으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4월 2000만원대(2990만원)로 출시된 올 뉴 알티마 2.5 SL 스마트는 올해에만 789대가 팔렸다. 작년 1분기에는 판매 기간이 짧아 76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


한국닛산에 따르면 알티마는 지난해 4월 페이스리프트 출시 후, 연간 판매량이 63%나 급성장했다. 지난 3월에는 알티마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하며 6개월 연속(2016년 10월~2017년 3월) 수입 베스트셀링카 톱 10에 이름을 올렸으며 해당 기간 프리미엄 브랜드 모델들을 제외하면 가솔린 중형 세단 중에서는 판매 1위다. 또한 닛산의 또다른 2000만원대(2690만~2890만원) 크로스오버차량(CUV) 쥬크의 판매량도 올해 1분기 217대로 작년 같은 기간 판매량 200대를 웃돌았다.

지난해 2000만원대 차량 판매 실적이 없었던 시트로엥도 올해 2000만원대 중후반인 소형 SUV 모델 C4 칵투스(2490만~2690만원)를 288대 판매했다. C4 칵투스는 지난해 8월 국내 출시, 4개월만에 355대가 팔리며 시트로엥 브랜드의 주력 모델로 자리 잡았다.

올해 1분기 1억원이 넘는 수입차 판매도 급증했다. 이 기간 8167대가 팔려 작년 1분기보다 41.2%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1억~1억5000만원대 판매량은 같은 기간 3290대에서 5532대로 68.1% 치솟았고, 1억5000만원 이상 수입차의 판매량도 올해 4월까지 2635대가 팔려 작년보다 5.6% 증가했다.

7000만~1억원대 수입차도 올해 1만6218대가 팔려 작년보다 39.6% 늘었다. 이는 올해 1분기 수입차 전체 판매량(7만5017대)이 작년(7만3844대)보다 1.6% 증가(완성차 업체의 OEM 수입 제외)한 것과 비교하면 두드러진 상승세다. 특히 국내 수입차 '빅2'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고가 시장을 견인했다. 벤츠는 최고급 세단인 S클래스 350 4매틱(1억4100만~1억5200만원)과 SUV인 GLE 350d 4매틱 쿠페(1억700만원)의 판매량이 각각 972대와 925대로 집계됐다. 1억9900만원에 달하는 초고가 모델 S 500 4매틱 롱 모델도 올해 489대나 판매됐다. BMW도 X6 30d(1억120만원)와 730Ld xDrive(1억4730만원)를 각각 664대, 354대 파는 등 고가 모델 판매에서 선전하고 있다.

이에반해 '중간 가격대(5000만~7000만원대)'인 수입차는 올해 1분기 2만6680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 지난해 1분기(2만7509대)와 비교하면 3.0% 감소한 수치다. 3000만~4000만원대 수입차 판매량 또한 지난해 1분기 판매량 1만6316대에서 올해 9696대로 줄어 감소율 40.6%를 기록했다. 4000만~5000만원대 모델은 지난해에 비해 올해 2.9%가량 소폭 판매가 늘었다.


벤츠 더 뉴 GLE 350 d 매틱 쿠페


고급화 또는 대중화…상반된 마케팅 주효

이같은 양극화 현상의 이유에 대해 업계는 상반된 마케팅 정책인 '고급화'와 '대중화'를 꼽았다. 벤츠, BMW 등 양강은 가격을 올리고 있는 반면 다른 중하위권 수입차 브랜드는 가격을 낮추고 있는 것.

벤츠는 지난 2월부터 전 차종 가격을 최소 70만원에서 최대 250만원까지 올렸다. BMW도 6월 전에 3시리즈, 7시리즈, SUV모델 'X'의 가격을 최대 300만원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신형 5시리즈는 이번 인상에서 제외된다. 이 업체들은 "물류비용과 원자재 가격 상승, 물가 인상분 반영, 제품 사양 업그레이드 등의 이슈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양강 체제가 정착되면서 가격 인상을 통해 고급 명품브랜드의 이미지를 확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반면 다른 수입차 브랜드들은 가격인하·무이자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들을 수입차 시장으로 유도하고 있다. 닛산은 알티마 2.5 SL 모델에 최대 24개월 무이자 할부를 진행하며 현금구매시 100만원 상당의 주유상품권을 제공한다. 쥬크는 트림에 따라 최대 36개월 무이자 할부 또는 300만원 상당 주유 상품권을 준다. 시트로엥 수입사 한불모터스 또한 지난 3월 C4 칵투스의 가격을 200만원 인하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차 대신 수입차를 찾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업체들이 가격인하 등으로 벽을 낮추면서 저렴한 수입차 판매가 증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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