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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서울서 활약 중인 김양선 조교사(62)가 지난달 25일(토) 제5경주에서 통산 900승을 달성했다. 이날 김 조교사의 애마 '차밍굿'은 2위 '메니파크'를 6마신(12m)으로 크게 따돌리며 여유롭게 결승선을 통과했다.
900승 기록 달성은 렛츠런파크 서울 현역 조교사 중 하재흥 조교사에 이어 두 번째다. 둘은 1955년생 동갑내기이다. 김 조교사는 "둘 다 기수학교 1기생으로 막역한 사이"라고 친밀감을 표했다.
1972년 한국마사회 기수 제1기생으로 경마인생을 시작해 조교사를 거치며 어느덧 62세를 맞이한 김 조교사. 은퇴까지 불과 2년밖에 남지 않았다. 김 조교사는 "1000승이 은퇴 전 목표였다"면서 "경주마 부상 등 예기치 못했던 상황들로 인해 900승이 늦어졌지만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1983년 개업해 키워낸 명마들도 부지기수다. 그랑프리 대회를 2연패한 전설적인 경주마 '동반의강자'를 비롯해 '불패기상', '트리플세븐', '러브캣' 등 수많은 명마들이 그의 손을 거쳤다. 이들과 함께 거머쥔 대상경주 우승만 10회에 달한다. 이중에서도 김 조교사가 가장 애착이 가는 경주마는 누가 뭐래도 '동반의강자'다. 그는 "평생 못 잊을 명마"라면서 "직접 미국 플로리다에 가서 2만달러에 구매했던 말이다"라고 했다. 또한 "비싼 혈통임에도 자갈에 잘 적응이 안 돼 있어 운 좋게 샀던 말"이라며 "예상대로 자신이 명마라는 것을 증명해냈다"고 덧붙였다. '동반의강자'는 은퇴경주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던 경주마로, 현재는 렛츠런팜 장수에서 지내고 있다.
900승을 향해 달려오며 고마운 사람도 많은 김 조교사. 그는 "우선, 마방식구들과 더불어 마주, 기수 모두에게 감사하다"면서 "특히 경마팬들의 격려와 응원에 보답하고자 열심히 달려왔는데 덕분에 900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또한 "경주마에 대한 고마움도 크다"면서 "경마의 중심은 경주마라고 생각한다. 말 문화가 잘 정착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