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슬로프 선택은 사고의 지름길! 실력에 맞는 슬로프를 이용하자!
-올바른 슬로프 선택법 & 갑작스런 기상 변화 대처법
최근 국민안전처에서는 2012~2016년 5년 동안 스키장 발생 사고를 슬로프 별로 분석 발표했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사고는 초급과 중급 코스에서 각 43%, 상급 코스에서 14%가 발생했다. 특히 중-상급자 슬로프에서 일어나는 사고는 대부분 초급자가 자기 실력에 맞지 않는 상위 슬로프에 섣불리 도전했다가 발생한 경우다.
스키장 슬로프는 보통 경사를 기준으로 그 등급이 구분된다. 슬로프의 경사는 최저 5도부터 30도 이상까지 다양하며, 스키장에 따라 조금씩 그 차이가 있다. 어떤 슬로프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면 초보자는 폭이 넓고 평균 경사가 10도 이하인 완만한 슬로프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20도 이상의 슬로프는 상급자용인만큼 되도록 피해야 한다. 같은 슬로프라도 전 구간의 경사가 일정하지 않고 급경사와 완만한 지대가 섞여 있어 상급 코스의 경우 평균 경사는 30도라고 해도 체감 경사는 70~90도까지 될 수 있다.
따라서 상급 슬로프는 급경사에서도 안정적으로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다음에 이용해야 한다. 초급자가 섣불리 상급 슬로프를 선택하는 경우, 급경사면에서 방향이나 속도를 조절하지 못해 낭패를 당할 수밖에 없다. 또한 스키 실력이 미숙한 초급자들이 눈을 많이 쓸고 내려오면 눈 표면이 굳어서 얼음처럼 되는 '아이스반'이 형성되어 다른 이용자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
호기롭게 상급 슬로프를 선택했다가도 자기 실력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 서면, 지체 없이 스키나 보드 장비를 탈착한 후 다시 위로 걸어 올라가 리프트를 타고 내려오는 편이 가장 안전하다. 다시 올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슬로프를 내려온 경우에는 패트롤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패트롤이 보이지 않을 때는 슬로프 한가운데 있지 말고 측면으로 이동하여 옆으로 미끄러지는 사이드슬립 기술로 내려가야 한다. 사이드슬립은 플레이트를 옆면으로 돌리고 상체는 정면을 향한 채 관절과 무릎, 발목을 가볍게 굽혀 가면서 멈췄다 내려 갔다를 반복하면 된다.
스키를 타는 도중에 갑자기 비가 내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비가 내리면 스키장에 쌓인 눈이 일시적으로 녹았다가 다시 얼면서 슬로프 전체가 미끄러워질 수 있다. 슬로프를 내려올 때는 가능한 물웅덩이나 물이 흐르는 곳을 피해야 한다. 플레이트에 물기가 묻으면 플레이트 바닥에 눈이 붙어 멈출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평소에도 플레이트 바닥에 물기가 묻지 않도록 얇은 막을 입히는 왁싱 작업을 꾸준히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비가 오면 장갑이나 의류가 젖거나 옷 안으로 물이 들어와 체온이 떨어질 수 있다. 이를 무시하고 계속 스키를 타다간 저체온증이나 동상에 걸릴 위험이 있다. 비가 오는 날에는 되도록 스키를 타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만일 스키를 타게 된다면 몸이 젖지 않도록 우비나 방수용 의류를 착용하고 평소보다 더 자주 휴식을 취해 체온을 유지해야 한다. 젖으면 바꿔서 착용할 수 있는 여분의 장갑을 준비하고 목 부근에는 수건이나 넥워머를 둘러 비가 몸 안으로 들어오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특히 미끄러지거나 시야가 좁아져 앞서 가는 사람과 부딪힐 경우를 대비해서 속도를 평상시보다 줄여 내려와야 한다.
지산리조트 스키영업팀 김춘수 팀장은 "몇 번 스키를 탄 후 섣불리 더 높은 난이도의 슬로프를 선택하기 보다는 자신의 실력을 잘 파악하고 그에 맞는 슬로프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며 "슬로프를 내려오는 도중 갑자기 돌발 상황이 벌어질 경우에는 무리해서 계속 내려가기 보다는 슬로프 바깥쪽으로 이동해 패트롤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우 문화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