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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풀이 야심차게 선보인 프리미엄 스마트폰 아이폰7에서도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과 비슷한 발화사고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택배로 받은 아이폰7이 불타 있었던 사건에 이어 호주의 여성이 자신이 사용하던 아이폰7이 화재를 일으켰다고 주장하는 등 연속되는 발화사고로 일각에서는 아이폰7이 단종이 결정된 갤럭시노트7과 같은 전철을 밟은 것 아니냐는 성급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애플은 삼성전자와 달리 발화와 관련해 아무런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달 16일 첫 출시된 아이폰7은 현재 2000만~2500만대 가량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스마트폰의 위험 가능성은 0.01%라도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심각한 사인"이라며 "애플의 아이폰7의 리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애플측이 현재까지 발화와 관련해 아무런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태"라며 "며칠 전 호주에서 아이폰7의 발화로 화상을 입은 사례가 새롭게 나오고 있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최근 발화 사례로 인해 아이폰7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 것으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인해 정보공유의 범위가 넓어졌고, 갤럭시노트7의 발화 이후 스마트폰 화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간 보고된 사례를 보면 배터리 관련 사고일 가능성이 있어 회사차원의 적절한 조사가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 발화의 경우 대부분 현재 사용 중인 리튬배터리와 관련이 있다는 게 이유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스마트폰을 얇게 만들고, 여기에 맞춰 리튬배터리도 얇게 만들며 용량은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7은 전작인 아이폰6의 두께에 배터리 용량은 14% 큰 리튬배터리가 탑재돼 있다.
갤럭시노트7의 경우 갤럭시S7과 같은 용량(3600㎃h)의 배터리를 더 얇게 만드는 과정에서 발화 가능성이 높아졌을 것이란 업계의 분석이 나온 바 있다. 리튬배터리에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란 점을 내세우며 방수와 방진 등 기능을 위해 밀폐를 과도하게 해 단말기 내부가 쉽게 과열되고 쿨링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배터리 과열 및 발화문제로 연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복잡한 스마트폰 내부 구조 특성상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선 정밀 조사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의 단종은 경쟁사인 애플에게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을 것"이라며 "자칫 불똥이 튈 경우 전철을 밟을 수 있는 점 때문에 발화 관련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아이폰7은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인해 가장 많은 반사효과를 누렸다. 시장조사업체인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북미시장에서 애플은 전분기보다 8.6% 점유율을 끌어 올리며 33.1%를 기록해 시장점유율 1위 자리에 올랐다. 반면 삼성전자는 32.7%에서 24.4%로 시장점유율이 낮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갤노트7 출시 이후 몇 차례 발화 사고가 발생한 직후 발 빠르게 리콜 조치를 취했고, 브랜드 이미지 훼손 등 제외하고도 3조원 이상의 손해를 감수하고 단종조치를 취했다"며 "공교롭게도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폰7에 비슷한 발화 사고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애플이 어떤 입장을 내놓거나, 조치를 취할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코리아측은 이와 관련 "할 얘기가 없다, 본사에 연락해보라"며 말을 아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