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에어백 내부부품 결함'으로 리콜이 실시됐던 크라이슬러 지프그랜드체로키에서 또 다른 제작 결함 의혹이 제기됐다. 출고된 지 한 달도 안 된 지프그랜드체로키 신차에서 여러 불량이 발견됐다는 주장과 함께 임시번호판 발급 거절도 당했다는 불만이 나온 것.
전북 전주에 사는 개인사업자 최모씨(42)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최근 5200여만원을 주고 지프그랜드체로키 신차를 구입한 최씨는 "세차를 마친 후 헤드라이트를 보니 내부에 습기가 가득했다"며 스포츠조선 소비자인사이트(www.consumer-insight.co.kr)에 알려왔다.
차량을 살펴본 크라이슬러 애프터서비스(AS)센터 측은 제논 라이트의 특성이라고 둘러댔다. 그러면서 센터측은 제논 라이트가 장착된 국산 SUV의 한 모델과 시승용 지프그랜드체로키에 세차장과 같이 물을 뿌렸다.
최씨는 차량 구입 과정에서의 불만도 털어놨다. 최씨는 임시번호판을 단 채로 출고를 원했지만 크라이슬러 영업딜러는 자사의 경우 그런 정책이 없다며 거절을 했다는 것. 결국 최씨는 정식 번호판으로 등록한 차량을 인수했다. 이에 대해 최씨는 "임시 번호판 발급을 거부하는 것은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동시에 업체의 횡포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사실 소비자는 임시 번호판을 단 차량을 시험 운행하고 10일 이내에 정식 번호판을 신청하거나 환불·교환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수입차 업체들은 이를 꺼린다. 임시 번호판 차량이 반품됐을 때 세금 문제와 환수한 차량의 처리 곤란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 딜러들 입장에서는 임시번호판 부착 기간엔 판매 실적이 제외된다.
이에 대해 FCA코리아측은 "제작 결함 의혹은 정밀 조사가 필요하고 임시 번호판 발급 거절은 전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FCA코리아 관계자는 "차량 교환을 막기 위해 임시 번호판을 거절한 것은 아니다. 딜러와 차주간의 오해인 것 같다"며 "차량을 구매한 소유자가 썬팅 등 작업을 원해 부득이하게 정식 번호판으로 등록 후 인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라이트내 습기 문제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수리 서비스를 하겠다"면서 "트렁크의 간격 차이 또한 내부 기준과 어긋나는지 검사 후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최근 국토교통부 자동차결함신고센터와 온라인에는 지프그랜드체로키의 '엔진 떨림' 불만이 쇄도하고 있다.
고배당 정책은 '고수'…기부금은 거의 '제로'
FCA코리아는 외국인 대주주들을 위해 고배당 정책은 고수하면서 국내 기부는 거의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FCA는 지난 2007년 1593만원을 낸 뒤 이후 기부금은 '제로'다. 이에 한국 시장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외국 대주주의 배만 불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FCA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 2479억원, 영업이익 3억원, 순이익 112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배당은 88억여원을 실시해 78.62%의 배당성향을 나타냈다. 배당성향은 회사가 당기순이익 중 얼마를 주주에게 배당금으로 돌려주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즉, 배당성향이 높은 편인 FCA코리아는 벌어들인 이익을 미국 본사 FCA US LLC에 그만큼 많이 돌려줬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FCA코리아의 고배당 성향은 지난해뿐만이 아니다. 2010년 15억여원의 순손실을 보고도 무려 31억여원의 배당을 하는가하면 2011년에는 16억여원 순이익에 15억여원 배당, 2012년에는 63억여원 순이익에 57억여원을 배당하는 높은 배당 성향을 보였다.
이에 대해 FCA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에서 기부에 소홀했던 점은 인정한다"면서 "올 하반기 기부를 위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FCA그룹 구매팀이 한국내 여러 자동차 부품업체로부터 수백억원어치의 제품을 구매하고 있어 한국내 제조업 경기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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