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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울린 굽네치킨의 '갑질' 일파만파

전상희 기자

기사입력 2015-05-05 16:05


'더불어 사는 사회를 목표로 창립됐다'던 굽네치킨이 '갑(甲)질' 논란에 휩싸였다.

2005년 굽네치킨이라는 브랜드를 론칭한 지앤푸드는 치킨업계에 웰빙 트렌드 바람을 일으키면서 1년9개월 만에 100호점을 오픈했다. 2011년 850호점을 돌파했고, 현재 약 870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성공신화 뒤에 '을(乙)의 눈물'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가맹점 울린 영업지역 축소, 굽네치킨의 고강도 갑질

공정거래위원회는 가맹점 사업자의 영업지역을 멋대로 줄인 굽네치킨 브랜드 운영업체인 지엔푸드에 최근 시정명령을 내렸다. 또한 과징금 2억1700만원도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앤푸드는 2008년 12월부터 2010년 8월 사이 굽네치킨 서울 목동점 등 130곳에 재계약 선결사항을 내세워 영업지역을 축소, 변경하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

공정위가 영업지역 축소를 문제 삼아 프랜차이즈 사업자를 제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지역을 축소하게 되면 본사는 새로운 업주를 더 모집할 수 있다. 로열티 등 각종 사업비를 더 챙길 수 있어 손쉽게 매출을 늘릴 수 있다.

반면 가맹점주는 즉각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 곳당 평균 2만1503가구를 상대로 장사하던 이들 가맹점 중 많은 곳이 울며 겨자 먹기로 영업지역을 줄인 결과 큰 피해를 입었다. 영업대상 가구는 재계약 이후 평균 1만3146가구로 평균 837세대, 약 40%가 줄었고, 사업자의 68%(79곳)는 매출이 떨어졌다. 매출 하락을 견디지 못하고 끝내 폐업한 곳도 10곳이나 됐다.

상생 강조하더니, 파문 일파만파

홍경호 지앤푸드 대표는 평소 "굽네치킨은 보증금, 교육비, 로열티, 가맹비를 받지 않는 '4무(無)정책', 투명한 인테리어 시공, 오픈 지원 프로그램 등 가맹점주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다양한 정책으로 가맹점주와 상생하는 브랜드로 거듭날 것"이라는 강조해왔다.


최근 10주년 기념식에서도 홍 대표는 큰 그림을 그리면서 제2의 도약을 선언한 바 있다. "올해는 지난 한 해의 정체기를 딛고 국내 사업의 내실화와 해외 사업의 기반을 다지는 원년의 해"라고 힘 줘 말한 홍 대표는 "회사 규모도 어엿한 중견 기업으로 성장한 만큼 전문성과 지식을 겸비한 인원으로 창립 10주년을 통해 새롭게 도약하고자 한다. 과거의 우리보다는 오늘의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미래의 우리가 밝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세계적인 프랜차이즈로의 성장이라는 목표까지 세웠는데, 이런 갑질 파문이 터져 나온 것이다. 그간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비인기 스포츠인 '로드FC'를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다양한 기부 활동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다듬어왔던 지앤푸드로서는 4년 전 일로 발목이 잡히게 됐다.

더욱이 이번 일과 관련해 정치권까지 나서고 있어 파문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홍경호 대표의 형인 홍철호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해 보궐선거 당시 '굽네치킨의 성공 신화'를 내세워 유세를 했던 것과 관련, 이번 갑질 논란에 대한 책임을 제기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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