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겨울밤 운치있는 한옥에 깃들다 '테마가 있는 한옥 스테이'

김형우 기자

기사입력 2014-12-02 16:49


12월에 들어서니 날씨부터가 겨울답다. 이맘때 여행테마로는 일출, 일몰, 온천욕에 겨울미식기행 등 다양한 소재가 있다. 하지만 고향의 훈훈한 온기를 되새기고 싶다면 한옥체험도 제격이다. 요즘 전국 방방곡곡에 운치 있는 한옥 체험 명소가 즐비하다. 뜨끈한 아랫목의 온기 속에 다양한 문화체험까지 즐길 수 있으니 차분하고도 근사한 겨울날의 추억을 만들 수가 있다. 마침 '한옥스테이' 인증사업을 펼치고 있는 한국관광공사는 '테마가 있는 한옥' 이라는 주제로 12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5곳의 한옥체험 명소를 선정, 발표했다.
김형우 여행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강원도 영월 '우구정 가옥'의 아침풍경.
지리산과 섬진강에 기댄 명당에서 쉬다, 쌍산재(전남 구례군 마산면 장수길)

지리산의 넉넉한 품속에 깃들어 굽이치는 섬진강을 마주하는 구례군 마산면 사도리. 풍수지리의 대가로 꼽히는 도선국사가 머물며 그 이치를 깨달았다고 전해지는 명당이다. 사도리 상사마을에 자리한 쌍산재는 약 1만6500㎡가 넘는 집터에 살림채 여러 동, 별채와 서당채 등 부속 건물, 대숲, 잔디밭까지 있는 가옥이다. 모든 건물이 숙소로 꾸며져 호젓하고 편안한 한옥 체험이 가능하다.


구례 쌍산재 건너채에서 바라 본 전경
집주인의 고조부가 지은 서당인 쌍산재가 그대로 남아 있고, 지리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모인 당몰샘이 집 앞을 지킨다. 사도리와 이어지는 토지면 오미리는 천하 명당 '금환락지'로 알려진 마을이며, 1776년 지어진 고택 운조루와 1929년에 지어진 곡전재가 있다. 겨울철 따뜻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지리산온천랜드에서 여독을 풀 수 있다. 쌍산재( 010-3635-7115 / 061-782-5179)

300년의 시간을 오감으로 느끼는 하룻밤, 서산 계암고택(충남 서산시 음암면 한다리길)


서산 계암고택의 안채.
충남 서산의 계암고택은 300년 세월을 지킨 옛집이다. 솟을대문 옆으로 길게 돌담이 뻗고, 담장 위로 날아갈 듯 사뿐히 치켜 올린 고옥의 추녀가 아름답다. 밤이면 창호 문 사이로 은은한 달빛이 새어든다. 북풍한설이 매서울수록 아궁이에 장작불 지펴 구들장을 데운 아랫목이 더 반갑다. 행랑채와 사랑채 앞마당은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요, 단아한 기와집에서 행하는 전통 음식 만들기 등 고택 체험은 여행객에게 고향 같은 포근함을 선물한다. 소박하지만 귀품과 위엄이 흐르는 멋, 치장하지 않아도 시와 음악이 절로 나는 멋스러운 정취가 계암고택에 스며 있다.

고택 체험을 한 뒤에는 '백제의 미소'라 불리는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의 신비한 미소에 놀라고, 개심사에서 자연을 닮은 돌계단과 휜 나무로 부재를 삼아 지은 전통 건축의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흥선대원군의 박해로 천주교도들이 피의 순교사를 써 내려간 해미읍성도 있다.계암고택(서산김기현가옥) (041-688-1182

선조들의 담담한 일상을 체험해볼까, 청송한옥민예촌(경북 청송군 부동면 주왕산로)


청송 영감댁에서 디딜방아 체험

청송의 고택을 모델로 지은 청송한옥민예촌에는 머물고 싶은 한옥이 즐비하다. 대감댁, 영감댁, 정승댁, 주막 등 집마다 생김새와 구조가 달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담한 방엔 고가구가 멋스러우며, 선조들의 생활 방식을 느껴보도록 TV는 두지 않았다. 마당에서 전통 놀이를 하고, 마을을 산책하고, 책도 보면서 심심한 재미를 느껴보는 게 청송한옥민예촌의 한옥 체험이다.

덕천마을 송소고택, 읍내에 있는 운봉관과 찬경루까지 둘러보고 각기 다른 한옥의 멋을 비교해보는 것도 괜찮다. 약수로 끓인 닭백숙이 별미인 달기약수와 물에 반사된 왕버들이 인상적인 주산지가 잘 알려진 명소라면, '길 위의 작가'로 불리는 김주영 선생의 객주문학관은 새롭게 등장한 명소다. 비단결 같은 온천수가 자랑인 솔기온천까지 들르면 청송 여행이 마무리된다. 청송군청 문화관광과(054-870-6240)

따뜻한 온기가 담긴 추억의 옛집, 영월 조견당과 우구정가옥(강원도 영월군 주천면-남면)


우구정가옥 의 굼불 때는 모습.
강원도 영월에도 명품 한옥이 있다. 조견당과 우구정가옥이 그곳으로 고향의 따스한 품이 느껴지는 곳이다. 100년 세월을 넘어선 두 옛집은 서로 다른 개성으로 여행을 부추긴다. 주천면 조견당(김종길가옥)은 옛것과 새것이 조화를 이룬 한옥이다. 안채는 조견당에서 유일하게 옛 모습이 보존된 공간이며, 새롭게 단장한 사랑채는 깔끔한 외양으로 길손을 반긴다. 조견당에서는 이곳 종부가 들려주는 한옥 이야기에 귀 기울이거나 다도 체험에 참가할 수 있다. 남면 우구정가옥은 전통 시골집의 정서가 남아 있는 한옥이다. 방은 안채, 건넌방, 사랑방으로 단출하다. 이 방은 모두 장작으로 구들에 불을 때며, 툇마루가 붙어 있는 창호 문을 열면 아늑한 시골 정경이 펼쳐진다. 조견당과 우구정가옥은 강원도 문화재자료로 등록되었다. 영월군 관광안내 (1577-0545)

연천으로 옮겨 앉은 황손의 집, 조선왕가(경기도 연천군 연천읍 현문로)


조선왕가 자은정
서울 명륜동 소재 성균관대학교 기숙사 건립으로 이건을 한 조선 왕가 본채가 있다. 경기도 연천의 새 터전에 옮겨 앉은 염근당이다. 염근당 이건을 위해 해체하던 중, 고종 황제의 손자 '이근'의 집이라는 상량문이 발견되기도 했다. 높은 기단 위에 우뚝 자리한 염근당은 일반 민가에서 보기 힘든 곧게 뻗은 기둥과 서까래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어디 하나 금 가고 터진 곳이 없는 자재는 모두 궁궐을 지을 때 쓰이는 금강송을 잘 말려 사용한 것이다. 연천평야가 한눈에 들어오는 누마루가 인상적인 사반정과 어우러져 'ㅁ'자 마당을 완성하는 염근당 뒤편엔 별채인 자은정이 있다. 모두 황토로 벽과 바닥을 채워 힐링을 위한 장소로 재탄생되었다.

선사시대 사람들의 삶을 살펴볼 수 있는 전곡선사박물관, 고려왕들의 위패를 모신 연천 숭의전지, 임진강이 한눈에 들어오는 연천 당포성, 화산이 만든 계곡 지형을 볼 수 있는 동이리 주상절리 등 연계 관광지도 쏠쏠하다. 조선왕가(031-834-8383 / 연천군청 문화관광체육과 031-839-2061),<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 한옥스테이(www.hanokstay.or.kr)란?

한옥스테이 로고
한국관광공사가 한옥체험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친절성, 고객 서비스, 시설 편의성, 안전성, 청결도, 전통 체험 프로그램 등을 심사 후, 우수 업체를 선정, 인증하고 국내외 홍보와 인프라 개선 지원 등을 통하여 방문객이 보다 만족스러운 한옥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제도이다.

한옥스테이 인증사업 현황

○ 2014 한옥스테이 인증업체수 239개소

○ 2014 신규 한옥스테이 인증업체수=총 100개소

○ 2014 한옥스테이 인증업체수(누적)=총 339개

○ '2014 12월 가볼만한 곳' 중 한옥스테이 업체=서산 계암고택, 조견당, 조선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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