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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는 여기저기서 재채기 소리와 콧물 훌쩍이는 소리가 난무한다. 겨울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아이의 예민한 호흡기를 자극하고, 또 독감이나 감기 등과 같은 호흡기 질환에 노출되기 쉬워 비염 역시 뒤따르기 쉽다.
하지만 겨울만 잘 넘기면 괜찮은 아이가 있는가 하면, 일 년 내내 비염을 달고 사는 아이도 있다. 통년성 비염과 계절성 비염, 과연 어떤 차이가 있고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어릴 때부터 잦은 코감기에 시달리던 아이에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아이가 초등기로 접어들었을 때 제법 어른과 같은 비염 증세에 시달릴 수 있다. 대개 비염은 통년성과 계절성으로 나뉘는데, 통년성은 계절에 상관없이 호흡기를 자극하는 알레르기 항원과 맞닥뜨렸을 때 증상을 나타낸다.
대개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특정 음식물이나 약물, 자극적인 냄새, 곰팡이와 미세 먼지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심한 일교차, 건조한 바람, 꽃가루, 황사 등과 같이 계절적 요인에 의해 증상을 보이는 경우 계절성 비염으로 본다. 봄, 가을 환절기에 나타나는데 요즘에는 겨울 비염도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다.
윤창호 광주 아이누리한의원 원장은 "겨울의 비염 증상은 코를 찌르는 듯한 차고 건조한 공기, 과도한 실내외 온도차, 탁한 실내 공기, 잦은 감기 탓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며 "평소 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실내 온습도를 쾌적하게 유지하는 등 감기 예방 수칙만 잘 지켜도 비염 증상을 덜 유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성장기 아이의 비염, 학습과 성장을 방해하는 원인
아이가 비염에 시달리다 보면 성장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이 따라오게 마련이다. 비염이 심하면 머리가 무겁고 코가 답답해 짜증도 많아지고 집중력도 떨어지게 된다. 수업 중 손은 늘 코로 향해 있거나 연신 코를 푸느라 바쁘다.
코가 막혀 입으로 숨을 쉬느라 입은 늘 벌린 채 '바보 표정'을 보이기도 한다. 이 표정이 장기간 지속되면 얼굴 모양이 변형될 수 있다. 정서불안, 산만함 등 정서적인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윤창호 광주 아이누리한의원 원장은 "아이들은 코에 문제가 생기면 비도가 좁아져 호흡량이 줄고, 적어진 호흡량 때문에 두뇌에 산소량이 부족해진다. 이로 인해 성격이 산만해지고,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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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면을 취하기도 힘들다. 자는 동안 코가 답답해 이리저리 뒤척이는 데다 후비루(後鼻淚) 증상으로 기침을 하기 때문이다.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면 성장호르몬 분비에도 영향을 미쳐 아이 성장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아침에는 피곤해서 일어나기 힘들고 학습능률도 떨어진다.-어떤 비염이든 방치하면 만성 비염, 성인 비염으로 넘어가
통년성이냐, 계절성이냐를 놓고 봤을 때 엄마는 아이가 일 년 내내 시달리는 것보다 잠깐 한두 계절 고생하는 것이 낫다 싶다. 하지만 어떤 비염이든 그것을 방치하면 통년성 비염, 만성 비염으로 치닫기 쉽다.
그리고 소아 비염이 아이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 서둘러 치료해야 한다. 문제는 비염 증상이 심할 때는 빨리 치료해야겠다고 마음먹지만, 증상이 잠잠해지면 치료하겠다는 마음을 잊게 된다. 호흡기 면역력을 다질 시기를 흘려보낸 채 증상이 심해지는 계절이 되면 아차 싶다.
윤창호 원장은 "비염 증상이 있을 때에는 원인과 증상을 함께 치료하지만, 비염 증상이 보이지 않을 때에는 폐 기능을 북돋워주는 대책을 마련해두어야 다음 계절을 순탄하게 보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비염에 걸렸던 아이가 다시 폐 기운이 탄탄해져 비염을 걱정하지 않으려면 증상이 나아진 후 최소 2~3년 이상은 주기적으로 관리를 하며 지켜보아야 한다.
한방에서는 우리 몸의 방어막 역할을 하는 폐 기능을 북돋워주고 코 점막 부종을 완화, 촉촉하게 하는 약재로 비염을 앓는 아이의 면역력을 관리한다. 아이들을 괴롭히는 비염 증상을 완화시켜 고통을 덜어주는 대증치료(표치)와 비염의 원인을 다스리고 면역을 안정시켜 비염의 재발을 막아주는 원인 치료(본치)를 함께 한다. 다가올 봄 환절기를 무사히 넘기려면 지금 아이 비염의 원인과 증상을 함께 다스려야 할 때라는 게 병원측의 조언이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tip 비염 있는 아이를 위한 평소 생활 수칙
① 차고 건조한 공기, 미세 먼지, 곰팡이, 자극적인 냄새, 담배 연기 등을 피한다. 아침 찬 공기 등 급격한 온도변화에도 주의한다.
② 코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 되는 따뜻한 음료나 국물을 자주 마신다. 찬 음료나 음식은 호흡기에 좋지 않다.
③ 쾌적한 환경이 좋다. 실내온도 20~22℃, 습도 50~55%를 유지, 집먼지진드기 번식을 억제하고 콧속이 건조해지는 것도 방지한다.
④ 커튼, 쿠션, 카페트 같은 패브릭 제품은 제거하고 책, 인형 등은 수납장에 보관한다.
⑤ 청소는 물걸레로 마무리해 먼지가 나지 않도록 한다.
⑥ 건조하고 찬바람이 많이 부는 날은 가급적 외출을 삼가거나 마스크를 착용한다.
⑦ 손 씻기, 양치질 등 감기예방 수칙을 잘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