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다이어트', 경마기수에게 길을 묻다

나성률 기자

기사입력 2014-01-23 10:27


'다이어트, 경마 기수에게 길을 묻다.'

매주 체중감량을 해내는 다이어트의 달인들이 있다. 바로 경마경기에서 경주마에 직접 올라 경주를 전개해 내는 기수들이다. 경마기수들은 여타 스포츠와 달리 하루에도 많게는 열 번도 넘게 경주에 기승하고, 그 때마다 어김없이 체중계 위로 올라간다. 기수들은 미리 정해진 부담중량에 자신의 체중은 물론 경주에 필요한 필수장구들의 무게까지 합쳐 총량을 맞춰내야 한다. 운 좋게 체중보다 여유가 있는 부담중량의 경주마에 기승해야 하는 경우라면 다행이지만, 체중을 초과하거나 체중보다 적은 경주마를 배정받는다면 이때부터 경마가 열리는 당일까지는 그야말로 감량을 위한 전쟁에 돌입해야 한다.

하지만 경마기수들에게 감량이란 단순히 '체중을 줄이는 것'만은 아니다. 경마기수들은 경주마 등에 올라 경주를 전개해 내는데 엄청난 체력이 소모된다. 제아무리 체중감량에 성공해 경주마 등에 오른다 하더라도 500㎏을 넘나드는 거구의 경주마를 통제할 체력이 없다면 기수로서 살아남기 어렵다. 경마는 요즘처럼 혹한의 추위에도 격한 경주를 마친 기수들의 얼굴은 땀으로 범벅이 되기 일쑤일 정도로 체력소모가 큰 운동이다.

경마기수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감량방법에는 어떤 게 있을까? 부산경남경마공원의 현역기수 30여 명이 참가한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기수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체중감량 방법은 단연 '운동'이었다. 다음으로 체계적인 식이요법에 이어 체내의 수분을 빼내기 위한 사우나가 뒤를 이었다. 금식이라는 극단적 방식의 다이어트를 선호한다는 대답은 극소수에 달했다. 한 경마기수는 "기수들의 감량비법을 어느 하나라고 한정하긴 어렵고, 거의 알려진 모든 방법이 동원된다고 말하는 게 정확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매주 감량을 해야 하는 기수들은 다이어트에 대한 정신적 스트레스 역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참가한 기수 중 60%에 달하는 기수들이 '체중감량에 따른 스트레스가 있다'고 답했으며, '스트레스가 전혀 없다'는 대답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주관식으로 진행된 감량 스트레스 해소방법에 대한 답변으로는 '잠을 잔다'는 대답이 가장 많았으며, '컴퓨터게임'과 '쇼핑' 등의 답변도 있었다.

경마기수들의 숙소에는 한여름에도 오리털 파카를 쉽게 볼 수 있다. 급히 체중을 빼야 할 때는 한여름이라 할지라도 파카를 입고 운동에 나서기 때문이다. 경마기수들의 체지방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기에 운동을 통해 지방을 태워내기 보다는 운동을 통해 체력은 유지하면서도 체내 수분을 빼내 감량효과를 본다

또 기수 스스로가 원하면 언제든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숙소 내에 수준급 헬스장이 조성돼 있고, 곳곳에 체중계도 설치돼 있다. 평소 절제된 식사는 필수. 고단백 저칼로리 식단은 경마기수들에게는 기호에 따른 선택사항이 아닌 일상이다.

한 경마기수는 "평소 고단백 식사를 즐겨하고 매순간 운동이 생활화돼 있어 체중이 잘 불지는 않는다"며 "일반인들 역시 폭식만 줄인다면 따로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절대 눈에 띄게 체중이 불어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매주 체중감량을 해야하는 경마기수들은 운동과 체계적인 식이요법, 사우나를 다이어트 방법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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