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지난 여름 반바지를 두렵게 했던 질환 '하지정맥류', 지금이 치료에 적기

나성률 기자

기사입력 2013-10-07 13:39


아파트 경비원 최모씨(65)는 하루 일과 대부분을 관리사무실에 앉아서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인지 오후가 되면 다리가 무겁고, 양말을 신지 못 할 정도로 다리가 심하게 붓는다. 무더웠던 올해 여름에는 울퉁불퉁하게 늘어진 종아리가 창피해서 그 흔한 반바지 한 번을 입지 못했다.

병원을 찾은 최 씨는 육안 상으로도 양쪽 다리에 심한 하지정맥류가 있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고, 정맥초음파 검사를 통해 정맥 판막 상태를 확인하고 레이저치료를 받았다.

하지정맥류는 혈액순환 장애로 판막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피가 역류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다리가 쉽게 붓고 종아리 혈관이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오는 상태를 말한다. 보통 여성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원인은 임신과 출산, 스타킹이나 하이힐 등이 다리의 혈액순환에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지정맥류의 근본적인 발병 원인은 노화로 인해 다리 혈관이 늘어지는 것인 만큼 50대 이상 남성들 또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주로 최 씨처럼 한 자세로 오랫동안 앉아 있거나, 서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서 쉽게 나타난다. 흡연과 비만 등도 남성 하지정맥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한솔병원 정맥류클리닉 김승한 과장은 "다리의 피로감, 부종, 경련 등이 하지정맥류의 주 증상"이라며, "환자들은 대게 '다리가 무겁다, 당긴다, 신발 신기가 어렵다, 쥐가 자주 난다' 등으로 표현을 한다"고 설명했다.

외관상으로는 다리에 푸른 혈관이 비치기 시작하여 점점 혈관이 튀어나오게 된다. 보통 종아리부터 시작돼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위로 올라가 사타구니까지 그 범위가 넓어지기도 한다. 이처럼 하지정맥류는 진행성질환으로 초기 증상을 방치하면 피부 궤양, 혈전 등 합병증을 불러올 수 있다. 따라서 종아리 혈관이 울퉁불퉁하지 않더라도, 다리가 자주 붓고, 무겁고 지속적인 통증이 계속 된다면 전문병원을 찾아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승한 과장은 "하지정맥류의 치료 목적은 역류되는 정맥혈을 교정하여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주기 위함"이라며, "상태별로 알맞은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리에 통증만 느껴지고 혈관에는 이상이 없는 질환 초기 단계에는 적당한 휴식과 운동,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여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어느 정도 진행돼 혈관에 문제가 생긴 경우라면 외과적 치료를 해야 한다. 한 번 늘어난 혈관과 이상이 생긴 판막은 저절로 그 상태가 호전되지 않기 때문이다.


혈관이 심하게 확장되지 않았거나 작은 정맥에만 이상이 있다면 혈관경화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한데, 이는 문제가 있는 혈관에 경화제를 주사해서 망가진 혈관을 굳혔다가 서서히 몸속으로 흡수시키는 방법이다. 하지만 큰 정맥이 망가진 상태라면, 손상된 혈관에 레이저를 쬐어 정맥을 수축시키는 레이저치료를 해야 한다.

하지정맥류는 평소에 작은 생활 습관을 통해서 예방할 수 있다. 김승한 과장은 "발목 돌리기, 까치발 들기, 다리 구부렸다 펴기, 앉았다 일어나기 등의 운동은 정맥혈의 순환을 돕고, 혈관의 주변 근육이 튼튼해져 하지정맥류를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오래 앉아 있거나 서있는 직업은 평소 압박스타킹을 신고 근무하는 것도 도움이 되며, 다리에 찬물을 뿌려 마사지를 한다던가, 잘 때 다리를 베개 위에 올려놓아 심장 위치보다 높게 해 피가 몰리지 않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