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진 불도 다시 보자.'
최근 경륜에 젊은 피들이 수혈되면서 스피드하게 경주가 진행되고, 기어배수까지 높아지면서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세대교체가 빠르게 진행이 되면서 높아진 기어와 빠른 시속에 적응하지 못한 노장들은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50을 바라보는 65년생 원종배와 박종석, 경륜 초창기부터 활약한 68년생 강정순, 71년생 정덕이와 70년 윤진철이 최근 맹활약을 하면서 노장의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지난 회차에 펼쳐진 선발급 대상 경주에 출전해 건재를 보여준 원종배와 박종석의 투혼이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젊은 선수들의 힘에 밀려 힘겨운 경주를 펼칠 것으로 예상됐던 이들은 순간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했다. 젖히기 타이밍을 잡은 박종석이 젊은 선수들을 넘어섰고, 이를 마크해 나간 원종배가 직선 추입력을 발휘하면서 쌍승 106.6배를 합작해 냈다
경륜 원년 맴버인 강정순도 젊고 힘이 좋은 선수들에 밀리면서 퇴출 위기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 하지만 위기의식을 느낀 강정순은 끝임 없이 노력을 기울였고, 결국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달 14일 선발급 1경주에 출전했던 강정순은 강자로 나섰던 김덕찬을 상대로 젖히기 승부를 펼치면서 106.4배라는 대박을 안겼다.
불혹을 넘긴 윤진철도 노장 투혼을 발휘하면서 젊은 선수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달 27일 윤진철은 노련한 경주 운영으로 공민우 견제에 성공하면서 직선 추입력까지 발휘해 90.6배라는 고배당의 주인공이 되었다. 이들에 비해 나이는 어리지만 77년생 최용진(7기)도 지난달 28~29일 연속 393.0배와 47.8배의 만들어내며 고배당 팬들을 기쁘게 했다.
최근 경륜 흐름은 힘에 의해서 성적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파워 경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선수들은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웨이트 비중을 높이고 있다.
선수들의 파워는 많이 향상됐지만, 상대적으로 자전거 훈련에 집중하지 못하면서 경주 운영에 미숙함을 보이고 있다. 이런 점을 경주 경험이 풍부한 노장선수들이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고, 노장들도 체력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체련 훈련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경륜왕 설경석 해설위원은 "체력이 뒷받침이 된 노장 선수들이 무거운 기어까지 소화하면서 노련함에다 파워까지 갖추고, 틈새 공략에 나서면서 이변을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원종배 ◇강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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