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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홍의 브라보 4050] 발기부전과 아내의 의부증

임정식 기자

기사입력 2011-11-23 14:36




10년 전 해리슨 포드 주연의 <도망자>라는 영화가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아내의 살인범으로 누명을 쓴 주인공이 수많은 고비와 역경을 견디다가, 진범이 자신의 친구임을 입증하고 자신의 무죄를 밝혀낸다는 이야기다.

세상을 살다보면 아무 잘못이 없는데 오해를 받을 때가 간혹 있다. 부부의 성생활에서도 그렇다. 간혹 남편이 억울한 누명을 쓰는 경우가 있다.

47세 L씨는 10년 전에 8살 연하의 아내와 결혼해 알콩달콩 재미있게 살았다. 그런데 지난해 가을부터 만성피로와 무기력증이 찾아왔다. 성욕과 발기력 저하가 동반돼 성 관계가 뜸해지다가 올부터는 거의 관계를 갖지 않았다. L씨는 성격도 신경질적으로 변해갔다. L씨의 아내는 다른 사람이 되어가는 남편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그녀는 친구들로부터 이구동성으로 '외도 중'이라는 조언(?)을 듣게 되었다.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고 판단한 아내는 격분하였고, 남편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L씨는 몸이 피곤하여 생긴 일이라고 수차례 결백을 주장했다. 그러나 아내는 믿지 않았고, 갈수록 신뢰가 깨지자 감정이 폭발하였다. 결국 갈등의 골은 깊어졌고 불화가 끊이지 않아 이혼까지 거론되었다.

본원을 방문한 L씨는 남성 호르몬이 감소되는'후천성 성선기능저하증'이 의심되었다. 검사 결과 정상보다 훨씬 성호르몬이 감소된 상태였다.

'후천성 성선기능저하증'은 남성 고환의 기능이 약화되어 테스토스테론이 감소되어 나타나는 증상이다. 근육량과 근력 감소로 인해 무력감이 동반되어 피로감을 느낄 뿐만 아니라 성욕 감소, 발기력 감소, 사정량 감소, 사정시 쾌감 감소 등 성기능 장애가 먼저 나타나게 된다. 게다가 음경 크기도 작아진다.

L씨는 필자의 설명을 듣고 "그동안 억울한 누명으로 인하여 본의 아니게 가정불화를 겪으며 답답했었다"며 "이제야 의문이 풀렸다"고 말했다.


L씨에게 항산화제를 복합 처방하여 정맥주사했다. 남성호르몬을 투여하자 무기력한 증상이 사라졌다. 덤으로 작아진 음경에 필러를 주입하는 쁘띠성기확대수술을 하여 과거의 크기로 복원시켰다. 시술 후 과거의 정력을 되찾은 그는 예전처럼 부부 사이가 원만해졌다.

이처럼 '후천성 성선기능저하증'이 자칫 외도로 오해받아 부부의 성 트러블이 발생할 수 있다. 아내들은 남편이 성관계를 회피한다고 무조건 의심해서는 안된다.

과거의 영화(?)를 되찾은 L씨는 아내에게 복수를 하였다. 자신에게 외도라는 억울한 누명을 씌운 아내의 친구들과 만나지 못하도록 무기한 금족령을 내렸다. <홍성재 웅선클리닉 원장, 정리=임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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