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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 후-수해 뒤 건강관리

나성률 기자

기사입력 2011-07-29 11:17 | 최종수정 2011-07-29 11:17


안전지대라고 장담했던 서울 강남권이 수해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당장 경황이 없어 비 피해를 복구하는 것이 급선무이지만 중요성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이 시기 자칫 잘못하다가는 우리 건강까지 위협당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이번 비 피해는 휴가철과 맞물려 있어 유동인구가 많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각종 전염병이 전파될 경우 확산 가능성이 더욱 높아 같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비가 이렇게 많이 와서 차와 사람 모두 물에 잠길 때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최민규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수해 당시 : 안전사고와 피부염

수해를 당하고 대피하는 과정에서 또는 가재도구를 옮기고 사람을 구하는 도중에 몸을 다치고 손상하는 경우가 많다. 홍수 때의 물은 각종 오염물질이나 세균이 많기 때문에 오염된 물에서 오랫동안 작업을 하면 접촉성 피부염이 발생한다. 피부가 가렵고 따가우며 발갛게 반점이 생기고 부풀어 오르는 증상이 많이 발생한다. 다친 피부에는 세균이 침범해 곪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물에 노출된 피부나 다친 부분은 즉시 빗물이든 수돗물이든, 흐르는 깨끗한 물에 열심히 씻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친 부분은 즉시 소독을 해 주어야 한다. 가급적 물에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방수복이나 긴 장화를 착용하는 게 좋다.

수해 2~3일 뒤 : 수인성 전염병

수해지역에서는 집단발병의 위험성이 높은 수인성 전염병의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수인성 전염병이란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상한 음식물을 먹어서 생기는 이질을 비롯한 여러 가지 식중독을 포함해 장티푸스와 콜레라 등과 같이 열, 복통, 구토, 몸살증상과 함께 생기는 설사병을 말한다. 수해지역에서는 온갖 오염물질과 대소변 등이 섞인 더러운 물에 잠겨있고, 음식이나 음료수가 이러한 오염된 물과 쉽게 섞일 수 있어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런 수인성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마시고 먹는 물이나 음식을 반드시 끓여 먹는 게 제일 중요하다. 식기나 도마, 수저도 평소보다 더 철저하게 끓인 물로 소독을 해야 된다. 아무리 부족한 음료수와 음식이라도 함부로 물에 젖은 음식을 섭취하자 않도록 철저히 주의해야 한다.

수해 일주일 뒤 : 호흡기 질환


보온이 잘 되지 않고 습기가 많은 곳에서 물에 젖은 몸으로 오래 지내다보면 체온변화가 많아지면서 감기나 폐렴 같은 호흡기 질병이 많이 생긴다. 저녁이후에는 가급적 보온을 충분히 하고 따뜻한 보리차를 많이 섭취하면서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젖은 옷은 즉시 벗어서 말리도록 하고 수시로 손발을 깨끗이 씻는 게 좋다. 또 습도가 높으면 각종 곰팡이 균이 많아져서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도 많이 발생할 수 있다. 물론 젖은 피부를 그대로 방치하면서 말리지 못하면 피부 곰팡이 병인 무좀도 기승을 부리게 된다.

농촌 수해지역 : 랩토스피라증

랩토스피라증은 오염된 물에 야생동물의 배설물에 섞여있던 균이 섞여있던 균이 섞여 있다가 논일을 하는 분들이 피부를 긁히거나 다치면 그 상처를 통해 들어와서 일으키는 병이다. 이 병에 걸리면 고열과 오한 근육통이 심하고 간이나 폐에 합병증이 새겨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따라서 수해가 지나간 후에 쓰러진 벼를 일으키는 작업을 할 때, 장화나 장갑을 끼지 않고 일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수해 뒤 안정기 : 주변 환경 소독 중요

홍수가 지나가고 안정기에 접어들어도 안심하지 못하는 이유는, 수해지역에는 더러운 물웅덩이가 곳곳에 생기면서 파리와 모기가 들끓기 때문에, 이들 해충에 의한 전염병의 위협도 높다. 최근 들어 점차 늘어나는 말라리아가 모기 때문에 많이 발생할 수 있고, 파리에 의해 식품이 오염되어 식중독의 위험도 계속된다. 수해 뒤에는 그만큼 주변 환경 소독과 방충망 설치, 음식 주의를 계속해야 한다.

신경질환, 만성질환자

급격한 환경변화, 수해에 따른 충격과 스트레스로 신경성 질환의 가능성도 있다. 평소 스트레스에 대처능력이 약한 사람들, 주부, 노인들의 경우 가슴이 답답하거나 두근거리고 불면, 두통, 소화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이때에는 주위사람들의 관심과 노력으로 함께 극복할 수 있다는 의지를 심어주어야 한다. 잠자리, 식사관리 역시 규칙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평소에 지병을 앓고 있는 만성질환자들은 약의 복용이 소홀해지고, 음식섭취가 불규칙해지거나 수면부족, 스트레스, 감기 등의 건강악화 요인들이 많아져 특히 주의해야 한다. 만성질환자들은 수해지역을 벗어난 곳에서 건강을 체크해 봐야 한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 수해지역 건강관리 요령

① 물과 음식을 반드시 끓이고 익혀서 먹어야 한다.

② 홍수물에 젖은 물이나 음식은 아무리 깨끗해 보여도 먹지 말고 미련 없이 버리는 것이 좋다.

③ 정전이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냉장고 보관 음식도 반드시 냉장보관이 잘 되었는지 확인하고, 냉장보관된 음식도 끓여 먹는 것이 안전하다.

④ 식사 전이나 외출 나갔다 온 후에는 흐르는 수돗물에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는다.

⑤ 수해복구 작업이나 물에 잠긴 상태로 일을 할 때에는 가급적 피부가 오염된 물에 닿지 않도록 장화나 보호장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만약 피부가 물에 많이 접촉되었다면 작업 후 반드시 수돗물 같은 깨끗한 물에 몸을 씻고 빨리 말린다.

⑥ 작업도중에 상처를 입은 경우에는 흐르는 깨끗한 물에 씻고 소독약을 발라야 한다.

⑦ 물이 많은 곳에서 작업할 경우에는 주변의 전선 누전에 의한 전기감전 사고의 위험이 있으므로 반드시 전기를 차단한 후에 작업한다.

⑧ 도마와 행주 등 주방도구는 수시로 수돗물에 씻고, 소독기나 수해가 끝난 뒤에는 햇볕을 이용해 말리도록 한다.

⑨ 수해지역에는 파리, 모기, 바퀴벌레 등의 해충의 번식과 활동이 많아지므로 쉬거나 잠을 자는 곳에는 반드시 방충망을 치도록 한다.

⑩ 열, 복통, 설사, 구토 등의 식중독이나 전염병 증상이 있으면 즉시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진료받도록 하고, 작은 상처에도 평소보다 더 철저한 상처소독이나 청결을 유지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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