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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자라듯 턱도 자란다, 아직도 키 크는 습관만 챙기세요?

나성률 기자

기사입력 2011-07-29 11:05 | 최종수정 2011-07-29 11:06


방학은 아이보다 부모가 더 바쁘다. 학업뿐만 아니라 학기 중에 미뤄둔 자녀의 건강 챙기기에 분주하기 때문. 최근에는 키가 작은 아이의 외모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성장판 검사를 하는 부모들도 늘었다. 하지만 성장기 자녀들의 키만큼 중요한 게 '턱의 성장'이다. 위턱은 10살쯤 성장이 멈추는 반면 아래턱은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 동안 성장을 계속해 성장판이 닫히는 18세쯤에 성장을 멈춘다. 즉, 성장판이 열려있는 동안 키가 자라듯, 아래턱도 자란다.

아래턱의 성장은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왕성한 영유아기와 청소년기에 최대 성장하며, 아동기에는 성장이 더디다. 하지만 아동기가 아이의 턱 모양과 기능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가 될 수 있다. 턱의 모양이 확연히 드러나지 않아 부모의 관심이 소홀해져 턱의 변형을 부르는 잘못된 사소한 습관이 방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턱의 변형은 부정교합, 턱관절장애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자녀에게 올바른 턱의 성장을 방해하는 습관은 없는지 부모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턱의 성장, 과하거나 부족하지 않게

잘못된 습관에 의해 턱이 비정상적으로 발달하는 대표적인 증상은 주걱턱, 안면비대칭, 무턱이 있다. 이 중 주걱턱(하악전돌증)과 안면비대칭은 턱이 과잉 성장해 발생하는 턱의 변형이다.

주걱턱은 아래턱이 주걱처럼 바깥으로 길게 자란 모양을 말한다. 넓은 범위로 하관(아래턱)이 긴 얼굴도 주걱턱에 포함된다. 아이들이 게임을 하거나 TV를 볼 때, 고개를 들고 턱을 내미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무심코 지나친 아이의 턱 내미는 습관은 턱의 성장방향이 아래가 아닌 앞으로 진행하게 해 턱 끝이 돌출되는 가성 주걱턱이 될 수 있다. 이것이 지속되면 턱뿐 아니라 치아도 함께 돌출되는 진성 주걱턱으로 이어진다. 무언가에 몰두한 아동기 아이는 의식적으로 턱을 바로 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아이가 비염, 축농증 등으로 인해 입으로 숨을 쉬는 구호흡을 하면 이비인후과적 질환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 구호흡 시에는 혀가 입천장에 닿는 정상적인 위치를 벗어나 아래쪽으로 붙기 때문에 주변 근육에 영향을 미쳐 턱이 길게 자라는 주걱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안면비대칭은 정면에서 봤을 때 얼굴의 좌우 대칭이 맞지 않는 것을 말한다. 한 방향으로만 반복적으로 턱을 괴거나 옆으로 누워 자는 습관은 눌리는 쪽의 턱 성장을 방해하고 한 쪽으로만 음식을 씹는 습관은 한쪽 턱에만 자극을 줘 안면비대칭을 유발한다. 다리를 꼬는 습관 역시 신체의 축인 골반 및 척추가 흐트러지면서 몸 전체가 틀어지고 얼굴도 삐뚤게 자란다. 따라서 아동기에는 가능한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음식은 양쪽으로 골고루 씹는 습관을 갖도록 도와주는 게 중요하다. 아이가 공부를 할 때 턱을 괴는 습관이 있다면 책상과 의자의 거리를 가깝게 해주거나 독서대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성장기에 넘어지거나 불의의 사고를 당해도 안면비대칭이 될 수 있다. 양 쪽 귀밑의 턱관절 부위에는 턱의 성장을 돕는 성장점이 있다. 이 성장점이 손상되면 다치지 않은 부위의 턱 성장은 정상적으로 이뤄지나 성장점이 손상된 부위는 성장이 멈추거나 더뎌진다.


반면 턱의 성장이 부족해 발생하는 턱의 변형은 무턱(하악왜소증)이다. 무턱은 동양인보다 서양인에게 많이 나타나지만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해 무턱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햄버거나 피자 같은 무른 음식은 턱의 운동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이와 당근 등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나 멸치, 견과류, 두껍게 썬 고기 등의 음식을 씹게 하는 것이 턱의 성장에 도움이 줘 무턱을 예방할 수 있다.

아이디병원 박상훈 병원장은 "사소하지만 잘못된 습관이 장기적으로 반복되면 턱뼈와 근육에 작용해 모양을 변형시킨다. 한쪽 어깨로만 가방을 메는 습관이 있는 사람의 어깨가 수평을 이루지 않는 것과 같다"라며 "성장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성장판 검사를 하듯, 영구치가 나오는 만 6세부터 1년에 한번 꼴로 정기적인 구강내부 x-ray촬영을 통해 자녀의 턱 성장 모습을 관찰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관리 및 예방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턱의 변형은 턱관절장애까지 유발

턱의 성장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어느 한 쪽이 많이 성장하거나 덜 성장하면 그에 따른 부정교합이 나타날 수 있다. 부정교합은 위, 아래 턱의 치아가 서로 맞물리지 않는 상태로 음식을 베어 물거나 꼭꼭 씹을 수 없어 만성소화불량으로 이어진다. 또 발음이 부정확해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부정교합은 턱을 움직이는 근육인 저작근에 무리를 줘 턱관절장애로 이어지기도 한다. 턱관절장애가 생기면 입을 벌리고 다무는 것이 힘들어 하품을 하거나 음식을 씹고 삼키는 것, 말하는 것과 같은 기본적인 움직임에도 통증을 느끼게 된다. 또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딱' 하는 소리가 나기도 하고 턱이 걸리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스트레스는 턱관절장애를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턱 근육에 분포돼 있는 신경이 수축되고 이에 따라 관절의 주위 조직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가 턱의 변형에 의해 지나친 스트레스를 받고 있진 않은지 살펴보고 적절한 치료를 해주는 게 좋다.

턱의 변형을 교정할 때는 무엇보다 치료시기가 중요하다. 어릴수록 비수술적 치료가 가능하고 교정효과도 크기 때문이다. 턱의 성장이 활발한 10살 미만의 아이는 간단한 교합안정장치인 '스프린트'로 교정효과를 볼 수 있다. 스프린트는 치아의 교합을 유도해 턱의 위치와 모양을 바로 잡아주는 장치로 투명하며 두께는 약 2mm정도다. 주로 잘 때 착용하기 때문에 자면서 이를 갈거나 악무는 아이의 습관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성장이 어느 정도 진행된 청소년은 뼈가 단단해졌기 때문에 교정장치로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 치열로 인한 경미한 턱의 변형이라면 교정으로도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으나, 턱 뼈 자체의 변형은 성인이 되길 기다렸다가 양악수술이나 안면윤곽술 등의 수술적 치료를 통해 정상적인 턱의 교합을 잡아 주는 것이 최선이다.

박병원장은 "턱 교정술 같은 얼굴뼈수술은 얼굴뼈성장이 멈춘 후 만 18세 이후에 해야 턱의 변형이 재발하지 않는다"며 "성장기 때 바른 습관과 부모의 관심만으로도 건강하고 바른 턱 모양을 만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도움말 : 얼굴뼈전문 아이디병원 박상훈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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