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혹서기엔 추입이 대세

나성률 기자

기사입력 2011-07-29 09:20 | 최종수정 2011-07-29 09:20


본격적인 휴가철이다. 그러나 경륜선수들에겐 휴가란 게 없다.

휴가도 반납한 채 폭염과 전쟁하며 최상의 몸을 유지하기 위해 도로에서 구슬땀을 흘린다. 때로는 장대비까지 맞으면서 훈련에 집중한다.

이렇다보니 선수들이 혹서기에는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힘들다. 더위와 훈련에 지친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면서 종종 이변의 빌미를 제공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혹서기 선수들의 성적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경륜왕 분석팀이 2008년부터 2010년까지 혹서기인 6,7,8월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선행과 젖히기 입상 현황은 21%와 20%로 비슷한 수준이였다. 하지만 추입 입상 현황은 34%로 높게 나타났다.

올해 6월부터 7월 4주까지 기록을 보면 과거 데이터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변화가 있다. 선행은 동일하지만 젖히기 입상은 18%로, 과거와 비교해 2%가량 감소했다.

반면 추입 입상은 34%에서 36%로 높아졌다.

배당판에도 변화가 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6~7월 평균배당은 18.6배로 형성됐지만, 올해는 25.6배로 대폭 상승했다.


이런 변화에는 선수들이 사용하는 기어가 주원인으로 꼽힌다. 힘이 좋은 젊은 선수들이 무거운 기어를 사용하면서 스피드가 빨라졌다.

2009년까지만 해도 입상시 선수들의 평균 기어 배수가 3.58이었지만, 작년 3.67에서 올해는 3.77까지 높아졌다. 선행선수들은 무거운 기어 사용으로 끝까지 종속이 유지가 되는 반면 젖히기를 구사한 선수들은 선행선수의 시속을 넘지 못하면서 고전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추입형들의 회전력이 살아나고 있고 무거운 기어까지 소화하는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추입형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또 친분 선수들이 협공하거나 또래 모임을 하고 있는 선수들이 뭉치면서 기존 강자들을 괴롭혔다. 과거 강자 중심으로 후착 찾기 위주의 경주였다면 올해는 유독 강자 없는 혼전 편성이 많아지면서 배당판도 술렁였다.

50배당 이상 배당을 만든 기록을 살펴보면 쌍승은 6-5 경주권이 7회로 가장 많고, 1-7, 2-3, 4-7, 7-5 경주권이 뒤를 이었다. 삼복승에서는 1-2-5, 2-4-7, 4-5-7 경주권이 가장 많은 대박을 만들었다.

경륜왕 권승철 전문위원은 "전반적인 편성이나 흐름에 따라 다르겠지만 비슷한 기량의 선수들 경쟁이라면 기어를 무겁게 사용하는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며 "혼전 편성일 경우 너무 과신하지만 않는다면 통계적인 데이터를 공략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연도별 기어배수

연도=평균 기어 배수=입상시 기어 배수

2009=3.57=3.58

2010=3.64=3.67

2011=3.75=3.77

◇7~8월 혹서기엔 선행과 젖히기형 보다 추입형의 입상이 높게 나타났다. 비슷한 기량이라면 기어배수가 높은 선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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