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산 브랜드도 아닌데 카페베네의 커피 값이 그렇게 비쌀 이유가 있나요?"
이씨는 "대학입학 후 친구들과 우연히 학교 인근의 카페베네에 들렀다. 그런데 메뉴판을 보는 순간 높은 가격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후 가급적 카페베네는 찾지않고 국산 브랜드이면서도 가격이 카페베네보다 훨씬 저렴한 E커피숍을 이용한다고 했다.
스타벅스보다 비싼 케페베네
레귤러 사이즈(390㎖) 기준으로 카페베네의 아메리카노는 3800원. 3000원대 메뉴는 아메리카노이외에 에스프레소(3500원), 2가지 밖에 없었다.
바닐라라떼는 4800원이고 녹차라떼 5200원, 바닐라 프라페노 5500원 등으로 직장인들도 지갑을 열기가 쉽지않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미국계 커피브랜드 스타벅스의 가격은 어떨까?
카페베네 인근의 스타벅스에 들러봤다. 스타벅스에서 가장 싼 메뉴는 매주 원산지별 기획상품으로 내놓는 '오늘의 커피'. 레귤러 사이즈(355㎖) 기준으로 '오늘의 커피' 한 잔 가격은 3300원이다.
레귤러 사이즈의 용량이 카베베네보다 약간 적지만 이는 무시해도 좋은 수준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아메리카노의 가격은 3600원으로 카페베네보다의 동일 메뉴보다 200원 저렴한 상태.
또 스타벅스의 바닐라라떼 가격은 4600원으로 카페베네보다 200원이 저렴했다. 카페라떼 역시 스타벅스에선 4100원에 팔아 카페베네보다 200원이 쌌다. 카페베네보다 전반적으로 스타벅스의 가격이 저렴한 편이었다.
이번에는 호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대학생들이 자주 찾는다는 서울 중구 정동의 국산 커피브랜드인 E커피숍을 찾았다. 이곳에서 아메리카노의 가격은 2500원. 카페베네의 동일한 메뉴보다 34% 저렴한 가격이다. E커피숍의 홍차는 2500원, 카페라떼는 2800원, 녹차라떼는 2900원, 다만 E커피숍의 매장은 손님용 좌석이 10여개 밖에 비치돼 있지 않았고 주로 테이크아웃 형태의 판매방식을 취하고 있었다.
카페베네 측은 커피가격이 전반적으로 높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 매장에서는 커피만을 파는 게 아니다. 매장의 최소평수를 40평으로 하면서 고객들에게 문화적 공간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단순히 커피값만을 잣대로 가격 비교를 해서는 곤란하다는 주장. 매장에서 노트북도 대여해주고 북카페도 운영한다고 강조했다.
또 로열티를 지불하는 스타벅스보다도 커피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것에 대해 "질 좋은 생두를 확보하기 위해 커피원산지의 생산단계에서부터 품질을 관리하고 로스팅도 서울에서 하는 등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여름철 메뉴에도 불만고조
카페베네의 여름철 메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 목소리도 높다.
직장인 김상경씨(34)는 "웬만한 식당의 점심 메뉴 가격보다 비싼 카페베네의 과일빙수 가격은 좀처럼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직장 동료가 점심을 산 뒤 카페베네에서 후식을 사겠다고 나섰다가 오히려 점심값 보다 더 많은 돈을 지불하기 십상이라는 것. 실제로 카페베네의 딸기빙수는 1인용 레귤러 사이즈 기준으로 7800원이다. 팥빙수는 6900원. 특히 과일빙수의 라지 사이즈는 1만2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일부 햄버거나 제과점 프랜차이즈 등에서 팥빙수를 3500원에 판매하고 있는 것에 비해 높은 가격이 아닐 수 없다.
올해 카페베네가 선보인 '수박 그라니따'에도 따가운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수박을 갈아만든 수박주스에 얼음을 섞은 '수박 그라니따'의 레귤러 사이즈 가격은 6300원. E커피숍에선 비슷한 메뉴인 '수박 주스'를 3500원에 팔고 있다.
카페베네 측은 여름철 메뉴가 전반적으로 비싸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연구개발비용이 많이 들어갔다. 매일 매일 생과일을 쓰는 것은 물론이고 수박을 원재료로 쓰는 것도 업계에선 처음"이라고 밝혔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