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기기만을 팔았다가는 가게 망합니다."
서울시 양천구에서 통신 판매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42)는 SK텔레콤의 상생경영 관련 뉴스가 매스컴에 보도될 때마다 쓴 웃음을 짓고 있다. SK텔레콤의 마진이 너무 적어 매장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판매점엔 짜게, 가입자에게는 비싸게
익명을 요청한 A사장에 따르면 갤럭시S2를 판매할 경우 SK텔레콤은 3만~7만원의 수수료를 보장하고 있다. 이에 비해 KT와 LG유플러스의 수수료는 모두 10만~15만원이다.
A사장은 "스마트폰을 판매하면서 관례적으로 고객에게 각종 액세서리 등을 자체 비용으로 지급하고 나면 마진이 없거나 1만원 정도 떨어진다. 이런 마진으로는 가게를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A사장은 "SK텔레콤의 정책에 따라 스마트폰의 경우 고객에게 월 3만5000원 이상의 정액제 요금을 강요하다고 있다"고도 고백했다. 정액제 상품을 판매하지 않으면 수수료가 최저인 3만원으로 떨어진다는 것. 때문에 정액제가 필요없을 것으로 보이는 노인들이 정액제를 원하지 않는데도 상담과정에서 정액제 요금을 유도하고 있다고 A사장은 전했다.
A사장은 SK텔레콤이 스마트폰 가입비를 비싸게 받는 것도 지적했다. 스마트폰 판매시 SK텔레콤은 3만9600원을 가입비로 받아 이통통신 3사 중(LG유플러스 3만원, KT 2만4000원) 가장 비싸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의 일부 대리점과 통신판매점에서 스마트폰 기기변경 시 별도의 수수료를 요구하는 것도 수수료가 적기 때문이다. 가령 SK텔레콤 스마트폰 가입자로서 갤럭시S를 사용하다가 아이폰4로 기기변경을 할 경우 81만4151원의 기기값 이외에 별도의 5만원을 요구하고 있다.
경기도 이천의 한 통신판매점 사장은 "기기변경을 할 경우 SK텔레콤에서 1만원의 수수료를 보장한다. 개인사업자로서 세금을 내야하는 것을 감안하면 마진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5만원의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휴대폰을 판매하면서 매월 2건 이상의 SK브로드밴드 초고속 인터넷 상품을 판매하지 못하면 수입에서 50만원을 차감당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대리점이나 판매점에 이윤을 많이 보장하는 KT와 LG유플러스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우리는 마케팅 비용을 과다하게 쓰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스마트폰 가입비가 3사 중 가장 고액인 것과 관련, SK텔레콤은 "어느 제품이든 명품이 있다. 가입비는 우리회사 고유의 정책"이라고 했다. 스마트폰의 요금제 별로 대리점에 차등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에 대해서는 "매출기여도가 높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차등 지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객 유혹에는 아낌없이 쏜다!
SK텔레콤의 현금 경품지급에도 판매점 사장들은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자신들에겐 적은 이윤을 보장하면서 고객유치용 마케팅 비용은 아낌없이 쓰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상당수 SK텔레콤 대리점과 판매점에선 상품을 판매하면서 현금 경품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령 고객이 스마트폰을 가입하면서 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 전화, 유선 TV까지 모두 자사 계열 제품으로 바꾸면 SK텔레콤은 40만원의 현금을 경품으로 지급한다. 초고속 인터넷만 추가로 가입하면 15만원을 지급하는 식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방송통신위원회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정당한 경품지급"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현금을 뿌리는 것 자체가 방통위의 지침을 어기는 것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현금경품 지급에는 문제가 있다고 보지만 법적으로 강제할 수단이 없다. 그래서 현재는 현금을 뿌리지 말라고 통신사들에게 권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품한도는 어기자 않았다는 설명. 하지만 현금 경품은 굳이 제공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이처럼 현금경품을 살포하면서도 올해 1분기에만 598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