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욕설 안 쓰는 청소년 20명 중 1명 뿐

김형우 기자

기사입력 2011-06-05 12:13


우리나라 초중고교생 가운데 욕설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학생은 20명 중 1명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5일 한국교육개발원이 공개한 '학교생활에서의 욕설사용실태 및 순화대책' 연구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10월 한달간 서울-전남-충남 초중고교생 1260명을 설문한 결과 '욕설을 전혀 쓰지 않는다'는 응답은 전체의 5.4%(68명)에 불과했다.

반면 매일 한 번 이상 욕설을 한다는 응답은 73.4%(925명)에 달했다. 욕설을 하기는 하지만 '거의 쓰지 않는다'는 응답은 21.2%(267명)였다. 욕설을 배우는 경로는 주로 '친구'(47.7%), '인터넷'(26.4%), '영화'(10.2%) 등이었고, 배우는 시기는 '초교 고학년'(58.2%), '초교 저학년'(22.1), '중1'(7.9%) 등 순이었다. 또 욕설을 하는 대상은 '친구'(70.3%)가 대부분이었지만, '아무한테나 욕설을 한다'고 응답한 학생도 일부(5.2%) 있었다. 욕설을 하는 이유로는 '습관'(25.7%), '남들이 쓰니까'(18.2%), '스트레스 해소'(17.0%), '친구간 친근감 표현'(16.7%) 등 순으로 많았다. 또 '남들이 만만하게 볼까 봐', '편해서'란 응답도 각각 8.2%, 5.4%씩이었고 '누군가를 무시하거나 비웃기 위해' 욕설을 한다는 응답자는 4.6%였다.

학생들이 주로 쓰는 욕설은 복수응답 조사 결과 '○발'(20.0%)이 가장 많았고, 이어 '병○'(15.8%), '개○○'(12.2%), '미친○'(9.9%), '○나'(8.6%), '지○'(5.1%) 등이 뒤를 따랐다.

교사와 학생간 언어폭력 문제도 심각했다.응답자의 절반 가량(40.7%)은 '자주 또는 가끔' 교사에게 욕설을 들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중 40.4%는 교사의 욕설을 들으면 '겉으로 표시는 안해도 속으로 욕을 한다'고 했다. 친구들과 교사 흉을 볼 때 해당 교사를 어떻게 지칭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름이나 과목명을 부른다'는 응답이 27.7%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는 '별명'(15.0%),'그○/그○식/그○끼'(13.1%), '걔'(12.2%) 등 순이었다.

교사를 '선생님'이라고 부른다는 비율은 18.6%였지만 그나마 초교 46.1%, 중학교 8.8%, 고교 6.1% 등 상급학교로 갈수록 급격히 감소했다.

연구책임자인 동덕여대 국어국문과 양명희 교수는 "욕설은 이미 학생들의 일상적 언어이자 문화로 자리잡고 말았다"며 "욕설을 하지 않는 학생은 소수로 전락해 바보 취급을 받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껏 학교 언어교육은 통신어 등 한글파괴에 초점을 맞춰졌지만 앞으로는 욕설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초교 때 욕설을 시작하는 경우가 대다수인 만큼 초교의 바른언어 교육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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