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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동성 부하직원의 귓불과 엉덩이 등을 상습적으로 만져 기소된 전 KPGA(한국프로골프협회) 임원이 실형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추행 피해가 발생한 방식, 추행 당시의 말과 행동 등이 서로 상당히 유사하고 고소한 피해자들 외에 다수의 참고인들도 유사한 피해 내용을 진술했다"며 "피고인 주장대로 노조 설립 이후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피해자들은 하급자로서 피고인과 계속 같은 회사에서 근무해야 하는 사정 등을 규합해보면, 추행 상황 당시에는 자신들이 입은 피해를 사건화 하는 것에 망설였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지적했다. 또 피고인의 행위가 추행에 해당하는 지 여부에 관하여서도 "엉덩이 및 귀를 만지는 행동은 상대방이 동성이라 하더라도 서로 대단히 친밀한 관계이거나 상호 동의 하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면 수치감과 혐오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하고 추행이 이루어진 상황, 피고인과 피해자들의 직무 관계,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접촉하면서 했던 말과 행동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행위는 추행 행위에 해당한다"고 적시했다. 다만 A씨가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 선고가 이뤄졌다.
피해자들은 판결에 안도하면서도 우려를 드러냈다. A씨로부터 피해를 입었던 KPGA 직원 B씨는 "피해를 입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2차 가해도 빈번해 큰 고통을 겪었다. 하지만 재판부 선고로 진실이 증명됐다"고 했다. C씨는 "추행이 공론화되자 오히려 가해자를 비호하고 피해 직원을 비난하는 일도 많았다"며 "가해자는 퇴사했지만 여전히 업계에 남아 있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허 준 KPGA 노조위원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내 프로스포츠 단체의 조직문화가 더욱 성숙해지기를 바라며, 협회 사무국 직원들의 인권이 신장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