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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최종 4라운드 마지막 홀을 앞두고 선두와 2타차. 우승을 하려면 요행이나 기적을 바랄 수 밖에 없는 상황. 18번 홀(파5)에서 투온을 노린 샷은 그린을 한참 벗어나 러프에 떨어졌다. 잘 붙여 버디라도 하면 다행인 상황에서 거짓말같은 칩인 이글이 나왔다. 승부는 연장. 그리고 한참 잘 나가던 20대 때 그렇게 원해도 갖지 못했던 '메이저 퀸' 타이틀을 30세에 품었다.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넬리 코르다(미국), 브룩 헨더슨(캐나다)과 함께 공동 선두로 연장전을 치렀다.
18번 홀에서 열린 1차 연장에서 이미림은 버디를 잡아 우승 상금 46만5000달러(약 5억5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고진영(25)에 이어 이 대회 우승은 2년 연속 한국 선수 몫이 됐다.
이미림은 이날 칩샷으로 버디-버디-이글을 낚았다. 6번 홀(파4)에서 그린 주위에서 오르막 칩샷으로 버디, 16번 홀(파4)에서도 긴 거리의 칩인 버디를 성공시켰다.
18번 홀은 아무도 예상못한 칩인 이글로 선두그룹에 합류했다. 챔피언조에서 경기한 코르다는 18번 홀에선 파로 타수를 줄이지 못했고, 코르다에게 1타 뒤져 있던 헨더슨은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3명의 플레이오프가 성사됐다.
이 대회는 전통적인 우승 세리머니가 있다. 우승자는 18번홀 그린 옆에 있는 '포피스 폰드(Poppies Pond)'에 뛰어든다. 이미림은 캐디와 함께 나란히 물에 풍덩, 몸을 던지며 활짝 웃었다.
양희영(31)과 이미향(27)이 나란히 7언더파 281타로 공동 15위에 올랐고, 박인비(32)는 1언더파 287타로 공동 37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LPGA 투어에 출전한 박성현(27)은 이븐파 288타로 공동 40위를 기록했다.
경기후 이미림은 "잘 모르겠다. 믿기지 않는다"며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2008년 국가대표, 2009년 2부투어를 거쳐 2010년 KLPGA 1부 투어 합류. 2014년 미국무대 도전까지. 쉼없이 달려온 여정이었다.
LPGA 데뷔 시즌에 2승을 따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만 이후 손목 부상으로 고전했다. 메이저 대회에선 선두권에서 고비마다 눈물을 삼키며 때려 기다려 왔다. 최근 국내에서 7kg 정도를 감량하며 절치부심한 끝에 마침내 여자골프 무대, 가장 높은 곳에 우뚝 섰다.
.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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